콘돔, 약 복용 등 넘어 임플라논 시술 등 유행

20대들의 성문화는 갈수록 개방적이다. 이들에겐 '혼전순결'도 이미 옛말, 비교적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긴다.

이 같은 성 의식의 변화에 맞물려 여성들의 피임법도 달라지고 있다. 콘돔 사용이나 체외 사정과 같은 남성위주의 피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피임법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피임법은 역시 콘돔이다. 정확하게 사용한다면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피임 실패율이 15% 정도 된다. 성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남성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방법도 많이 이용된다. 먹는 피임약은 매일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면 90% 이상의 피임 성공률을 보인다. 다만 매일 시간에 맞춰 먹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데다 일부 여성들의 경우 구토, 복통 등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연생리주기 조절법도 있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사실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유롭게 성생활을 즐기려는 여성들은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임플라논
이소정(가명ㆍ25)씨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그녀는 1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다. 둘은 일주일에 1~2회 정도 관계를 갖는다. 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관계가 늘 즐겁지만은 않다. 임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고민 끝에 이씨는 시술을 받았다. 은 작은 성냥개비 크기의 이식형 피임제제로 상박부 중앙 안쪽 부위, 피부 바로 밑에 이식해 3년간 피임효과가 유지되는 제제다. 이씨는 "임신을 하게 되면 손해 보는 건 대부분 여자"라며 "결국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질 내 삽입형 제제도 있다. 유연하고 부드럽고 투명한 플라스틱 링을 질 안에 넣는 방법이다. 링에서 호르몬이 나와 배란을 억제하는 원리다. 3주간 넣고 있으면 4주 동안 피임이 된다는 점에서 효과는 먹는 약과 비슷하지만 매일 복용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이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박인혜(27‧가명)씨는 "남자친구의 콘돔 거부가 심한 데다 경구 피임약을 챙겨 먹기 어려워 이 방법을 택했다"며 "한 달에 한번 처방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심지어 출산한 기혼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루프를 시술 받는 여성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루프는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를 여성의 자궁 안에 넣어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막는 피임법이다.

한 차례 중절수술을 경험한 뒤 루프 시술을 받았다는 길연정(26ㆍ가명)씨는 "나름대로 피임을 한다고 했는데도 임신을 하게 됐다"며 "좀 더 확실한 피임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루프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길씨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나중에 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루프 피임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복통과 생리량의 불순은 물론이고, 루프는 금속 물질이기 때문에 자칫 체내에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루프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자궁 근육층으로 파고들거나 심지어 자궁을 뚫고 밖으로 사라지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자궁 내 상처가 나면 자궁유착의 원인이 되며, 자궁유착은 임신을 어렵게 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길씨는 "부작용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며 "덜컥 임신해 내 몸만 상하게 하는 어리석은 짓보다야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여성들은 과거 남성에게 의존하던 소극적 방법에서 보다 적극적인 피임법을 찾아내고 있다. 이는 최근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피임할 줄 아는 여성이 '똑똑한 여성'으로 대우받고 있으며,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복수의 산부인과 전문의는 "요즘 들어 이나 질 내 삽입용 제제, 루프 등 반영구적 피임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각각의 피임법이 사람에 따라 적지 않은 부작용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이, 질환, 예상 피임기간, 성관계 패턴, 가족계획 기간 등을 고려해 피임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 시술은 간이 안 좋거나 질 출혈이 있는 여성은 피하는 게 좋고, 루프는 불임의 위험 때문에 출산 경험이 전혀 없는 미혼여성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헉! 이런 모습까지… '性남性녀' 성생활 엿보기
▶ 은밀한 침실 속까지… 연예인들의 애정행각 엿보기
▶ 불륜·뒤끝·헐뜯기 행각도… 이혼결별 속사정은?
▶ [리빙&조이] 앗! 이런것도… 몰랐던 생활정보 가득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