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관련된 연예 기획사들의 몸값은 연일 상한가다. K-POP의 '대표주자'인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지난해 이후 10배 가량 뛰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한류 산업의 미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들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한류 열풍을 IMF 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인 2000년대 초반, 벤처 열풍과 비교하고 있다. 이들은 K-POP의 열풍이 세계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세 가지 벽을 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한류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시아 위주인 게 사실이다. K-POP으로 한류 열기를 주도하고 있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도 일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앨범 20만 장을 파는 동안 경쟁 아이돌 그룹인 일본의 AKB48은 120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둘째, 장르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원조 한류'는 드라마였다. '대장금' '겨울연가' 등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배용준 이영애 등이 '아시아 스타'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K-POP이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J-POP이 주도하던 아시아 음악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미지근하기만 하다.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는 이따금 일본 내에서 관심을 끌지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콘텐츠 싸움에서 일본에 많이 밀린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드라마나 노래는 불특정 다수에게 자연스럽게 전파되지만 돈을 지불하고 봐야 하는 영화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용이 충실하지 않으면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셋째, '단순 조립'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K-POP의 매력으로 ▲쉬운 멜로디 ▲절도 있는 군무(群舞) ▲화려한 외모 등을 꼽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금처럼 '단순 조립' 수준에만 머문다면 K-POP의 인기는 금세 시들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는 "K-POP은 갤럭시S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지만 아이폰처럼 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가수는 한국인지만 노래는 외국에서는 사오는 시스템이 지금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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