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연료전지 대체에너지 헬스 바이오산업 등에 올인

SK케미컬 울산공장은 팜유와 대두를 촉매제와 섞어 화학처리한 바이오디젤을 하루 340만톤씩 생산한다. 바이오디젤은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환경개선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전 세계 실물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대 그룹의 시가 총액은 지난해(683조2,195억원)에 비해 7% 가까이 줄어들었고(636조2,335억원), 이들 그룹의 평균 주가도 8.84% 내렸다. 또 전체 시가 총액에서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55.10%에서 올해 54.79%로 0.32%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시가 총액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자동차 그룹(117조1,090억원→145조2,223억원)이 유일하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들의 고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주력 업종을 선정해 전력함으로써 악화되는 경제 환경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올해 30대 기업의 투자 계획을 보면 신성장 동력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26조3,000억원으로, 20조8,000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26.6%가 늘었다.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매년 R&D 투자를 20% 이상 확대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5대 신수종 산업으로 승부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 삼성은 2018년부터는 신약 개발을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 도약하기로 했다.
삼성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사업 등 5대 신수종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조직개편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5대 신수정 산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던 태양전지 사업을 지난 5월 삼성SDI로 이관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세계적 바이오제약 개발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퀸타일즈와 손잡고 2013년부터 해외 제약회사들의 주문을 받아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서울병원에 지원총괄 사장 자리를 신설하고 이 자리에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임명한 것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등 신수종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9일 미래형 자동차용 배터리를 미국,유럽에 이어 인도에도 공급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조직개편도 단행하고 있는데 이건희 삼성 회장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집중 발굴 ▲글로벌 인재 확보 ▲유연하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구축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삼성은 또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를 꾀하고 있다. 2009년 말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한 삼성은 '떠오르는 시장'인 아프리카 공략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현대ㆍ기아차,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주력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LG전자 구미 1공장에서 현장 직원이 모듈 외관을 검사하고 있다.
세계 4위를 목표로 글로벌 생산능력 증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는 향후 3년간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2013년까지 협력사들과 함께 친환경 경차 개발에만 2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애플 등과 손잡고 스마트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원격 고장 진단, 사고 발생 시 자동 구호 신호 송출 등 30여 개의 기능을 갖춘 서비스를 개발하고, 2013년부터는 모든 차량에 태블릿PC를 내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소매를 걷고 나섰다. 2002년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연산(年産) 40만 대 규모의 베이징 현대3공장을 착공했고, 70만 대 이상을 판매해 해외 단일시장 최다 판매 기록도 세웠다.

SK,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 투입… 中 시장 개척

SK는 ▲신에너지 자원 ▲스마트 환경 구축 ▲산업혁신 기술개발을 3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큰 목표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블루스퀘어
SK 역시 투자가 활발하다. 글로벌 전략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최태원 회장의 지론이다. SK는 2조원 규모의 울산 제2차 중질유 분해시설(RFCC), 1억 달러가 넘는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투자, 5,000억원에 이르는 페루 LNG 공장 투자 등으로 마케팅 거점을 마련했다.

LG, 그린 2020년까지 20조 투입

LG는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 프로그램인 '그린 2020' 전략을 세우고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ED 조명 ▲바이오 시밀러 ▲자동차용 2차 전지 ▲태양전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4세대 이동통신 등이 그 대상이다.

주력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LG는 ▲디스플레이 ▲휴대폰과 디지털 가전 ▲석유화학 ▲IT 소재 및 부품 등의 수익창출 극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 태양광 산업이 미래의 힘

한화의 신성장 동력은 태양광 산업이다. 이미 전분야에 걸쳐 수직 계열화를 이룬 한화는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4월 11일 연간 1만 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여수에 건설했으며, 2014년부터는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화솔라원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 기술 개발 벤처업체들의 지분도 인수한 한화는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CJ, 위기 극복은 아시아 벨트로

CJ의 주력 계열사들은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했고, 물류기업인 CJ GLS는 유럽 미주 등으로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중국 인도에 이어 올해는 일본 베트남 시장에까지 진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아시아 벨트'를 형성했다. CJ오쇼핑은 지난 1월에는 일본의 프라임쇼핑을 인수해 CJ프라임쇼핑으로 출범하기도 했다.

포스코, 첨단종합소재 기업으로 발돋움

포스코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전기강판 개발 등 철강 분야 기술 혁신에 나선다. 포스코는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한 종합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프로젝트가 신기술 개발의 대표적인 사례다. 포스코는 니켈 망간 티타늄 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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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의 2012년 주력 사업

기업 내용

삼성 5대 신수종 산업에 23조원 투자 태양광 사업 수직 계열화 2013년 완결

현대차 친환경 차세대 자동차 개발 등에 4조원 투입 스마트카 개발에 주력

SK 신에너지 등 3대 핵심사업에 17조5,000억원 투자

LG 그린 2020 사업에 20조원 투입

한화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산업에 올인

CJ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벨트 구축

포스코 전기강판 개발 등 철강 분야 기술 혁신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