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세우면 지구 8.4바퀴… 수년내 1억대시발차 이후 56년만에 연평균 27.4% 고속성장고용 수출 비중 10% 넘고 세계시장 점유율 5위 껑충

1950년대 시발차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았던 1955년 8월. 자동차 정비업자 최무성씨는 미군의 지프 차량을 개조해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자동차 '시발(始發)차'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56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가 만들어낸 자동차가 7,000만대에 넘어서며 전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누적 생산량이 9월 말에 7,015만2,984대를 기록했다. 2009년 5월 6,000만대를 돌파한 지 2년4개월 만에 7,00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가 84.5%로 가장 많고 트럭과 버스가 각각 9.7%, 5.8%에 달했다. 이를 한 줄로 세울 경우 지구를 8.4바퀴나 돌 수 있는 33만8,123㎞에 이른다.

1955년 첫 생산 이후 1992년에 1,000만대를 돌파하기까지는 37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2,000만대와 3,000만대는 각각 4년, 4,000만대와 5,000만대, 6,000만대 돌파 역시 3년의 시간이 걸린 점을 볼 때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수년 내에 누적 생산 1억대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 56년간 연평균 27.4%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며 제조업 생산액의 10.1%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과 수출에서도 10.2%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1960년대 블루버드
1970년대 현대자동차가 독자모델인 '포니'를 개발해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한 후 지난달에만 27만4,978대를 해외에 내다팔았다. 올해 들어 366억달러어치를 수출해 주력 수출품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했다.

한국산 자동차의 전세계 판매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8%에 달했다. 중국ㆍ일본ㆍ미국ㆍ독일에 이어 5위다. 생산량의 60%는 수출용이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맞춘 생산전략을 펼쳐온 탓에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김준규 자동차공업협회 산업조사팀 부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이 7,000만대를 돌파했다는 것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품목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개별 시장에 맞춘 세심한 제품전략과 그린카 등 차세대 전략차에 대한 기술개발에 힘써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포니
1980년대 엑셀
1990년대 쏘나타
2000년대 에쿠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