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액으로는 9,565억원 늘어난 정의선이 1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올해 주식자산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재벌닷컴은 상장사 주식 부자 상위 500명의 보유주식 가치를 지난달 30일과 올해 1월 3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497.4%를 기록한 안 원장이 상승률 1위에 올랐다고 1일 밝혔다.

현재 연구소의 지분 37.1%(372만주)를 갖고 있는 안 원장의 보유 주식가치는 올해 초 718억원에서 이날 현재 4,289억원으로 3,571억원이 증가했다. 연구소의 주가는 연 초 1만9,300원에서 11만5,3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6배 가량 급등했다.

주식자산의 급등으로 안 원장이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연구소 지분 절반(18.6%)의 주식가치도 2,145억원으로 약 600억원이 늘어났다. 안 원장이 지난달 중순 기부 의사를 밝혔던 시점에서 주식 가치는 1,500억원 정도였다.

연구소의 주가 급등으로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개인투자자 원종호씨(보유주식 108만4,994주)의 보유 주식가치도 209억원에서 1,251억원으로 6배 가까이 뛰었다.

정몽준
3분기 이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유럽발(發)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에도, 안 원장뿐 아니라 주식자산이 엄청나게 늘어난 재계 인사들은 많았다.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등 보유지분이 많은 계열사의 주가가 급등한 덕에 주식자산이 2조1,688억원에서 3조1,253억원으로 9,565억원이나 불어나 증가액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SK그룹 회장은 8,080억원(1조9,587억원→2조7,667억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5,298억원(1조1,191억원→1조6,489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3,004억원(8,083억원→1조1,087억원)이 불어났다. 절삭공구 수출업체인 와이지-원의 대주주인 송호근 대표는 401억원에서 1,731억원으로 331.8%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상장 14년 만에 1,000억원대 주식부자에 올랐다. 게임 업계 인사들도 웃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이사가 520억원에서 1,362억원으로 161.7%,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1,396억원에서 3,615억원으로 159%의 상승률을 보였다. K-POP 열풍을 타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의 주식가치가 723억원에서 1,790억원으로 147.5%가 상승했다. 한때 이 회장의 주식자산은 2,000억원을 넘은 적도 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아들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은 회사 신규 상장의 덕을 본 경우다. 지난 3월 회사를 상장한 허 사장의 주식가치는 4,678억원이 됐고, 최근 유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은 3,051억원을 기록했다. '스크린골프의 강자'인 골프존 대주주인 김영찬 회장과 아들 김원일 대표도 주식가치가 각각 1,048억원과 2,901억원이 됐고, 지난달 23일 주식을 상장한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1,321억원을 찍었다.

그런 반면 음지도 적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전 한나라당 대표는 3조5,714억원이던 보유 주식가치가 2조761억원으로 무려 41.9%나 폭락하면서 1조4,953억원이 증발해 버렸다. 정 전 대표는 감소액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정의선
상장사 주식부자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9조2,769억원에서 8조6,133억원으로 6,636억원을 잃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구몬무 LG그룹 회장도 4,000억원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이수영 OCI그룹 회장, 이정훈 서울반도체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등이 주가하락으로 지분가치가 연초 대비 30% 이상 감소했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20% 이상 자산을 손해 봤다.

OCI그룹 '임직원 이익창출'1위

2위는 영풍그럽 차지, 부영그룹은 최하위

종합화학회사인 OCI그룹 임직원의 이익창출기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임직원 1인당 매출 및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연간 10억6,000만원의 매출과 8,2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9년에 비해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32.9%가 증가한 수치다.

최태원
30대 기업 중 영업이익 1위는 OCI그룹이었다. 이 회사 임직원(5,990명)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0억5,900만원의 매출과 1억7,6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인당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6.6%를 기록했다.

2위는 영풍그룹(1인당 영업이익 1억5,100만원), 3위는 SK그룹(1인당 영업이익 1억3,200만원), 4위는 현대중공업(1인당 영업이익 1억3,100만원), 5위는 삼성그룹(1인당 1억2,800만원)이었다.

또 현대그룹 GS그룹이 '1억원 클럽'에 가입했으며, 현대백화점그룹(9,200만원) 두산그룹(8,500만원) 현대자동차그룹(8,000만원)도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반면 부영그룹은 지난해 임직원 1인이 평균 9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쳐 30대 그룹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동양그룹(2,000만원) 동부그룹(2,300만원)도 실적이 상당히 저조했다.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은 임직원 1인당 매출이 2009년과 같은 8억8,000만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7,200만원(2009년)에서 4,000만원(2010년)으로 크게 줄었다.

이수영 OCI 회장
그런가 하면 효성그룹은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6억5,500만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18.8%가 감소한 3,200만원에 머물렀고, 웅진그룹의 영업이익도 19.3%가 감소한 3,500만원에 그쳤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