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아투자자문 대표 잠적… '제 2의 다복회 사건' 조짐'파생상품 달인' 최모씨 고객 투자금 가로챈뒤 잠적… 중국으로 피신 소문도피해자들에 "보전" 전화 고소고발 아직 소수지만 단체행동은 시간문제

'파생상품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투자자문사 대표가 투자금을 가로챈 뒤 잠적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주인공은 최모(43) 신아투자자문(주) 대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9월 최 대표가 고객의 투자금 수천만 원을 가로채 잠적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식시장 주변에서는 최 대표를 믿고 투자한 이들의 총 손실 규모가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천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 대표의 잠적이 장기화 되면서 그를 둘러싼 여러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라진 최 대표 중국 체류설

경찰에 따르면 최 대표를 고소한 A(35)씨는 "6개월~1년 만기의 채권에 투자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3~5월 8,600만원을 투자했는데 최 대표가 지난 9월 9일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대표는 IMF 위기 직후 선물옵션 투자로 2년 만에 원금의 200배를 벌면서 '파생상품 투자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명성을 믿고 투자한 최 대표의 고객들 중에는 판검사, 의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 등 60여명의 '알짜 투자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의 행방은 일단 묘연하지만, 주변에서는 중국으로 피신, 잠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당국도 피해자들을 불러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수사 중이지만 최 대표의 행방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 대표가 중국으로 피신했을 것이란 소문은 그와 가까운, 일명 '압구정 미꾸라지' 윤모씨가 중국에 체류한 적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업계에 선물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인물로, 종자돈 8,000만 원으로 1,300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잠적한 최 대표 등과 함께 '수퍼개미'의 원조로 통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인 최 대표는 선물옵션 투자 1세대로 꼽힌다. 사법시험에 여러 차례 도전했으나 실패한 뒤 시중은행에 입사, 은행원으로 금융가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IMF 위기 직후인 1998년 초 은행을 그만두고 은행 내 파생상품팀과 함께 사설투자회사를 세웠다. 최대표는 IMF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어온 금융시장 회복 바람을 타고 파생상품에 투자해 1년 7개월 만에 원금의 200배를 벌어들여 일약 '금융권 스타'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은 최대표가 운영해온 신아투자자문(주)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하지만 최 대표의 행방이 묘연해 금융당국의 조사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문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손실 내용을 파악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고객들에게 정확히 얼마나 손실을 입혔는지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에 따라 일단 8,000만 원 정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소장에 나와 있는 8,600만원이 피해액의 전부"라며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인 피해 금액이 나오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어림잡아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한 업계 종사자는 "최 대표가 투자 받은 금액이 대략 2,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 동안 최 대표의 실적을 감안하면 그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손실액은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들 쉬쉬 피해규모 파악 불가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고액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을 잃더라도 쉬쉬하는 상황이어서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아직 적극적으로 최대표에 대해 고소 고발을 하지 않는 것은 잠적 중인 최 대표가 고액 피해자들에게 따로 연락을 취해 보전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변동폭이 큰 시장에서 피해자들이 언제까지 최 대표의 말을 믿고 기다려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8,000만원 상당의 피해에 대한 고소고발건이 경찰에 접수됐고, 경찰과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선 이상 소액투자자들이 서로 연락을 취해 단체 행동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최대표를 믿고 투자한 고액 투자자들이 누구인가라는 궁금증도 업계에서는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한 사람들은 현직 판사와 검사, 의사, 변호사, 증권사 간부 등 사회고위층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내부적으로 최 대표를 믿고 투자한 법조인에 대한 조사를 지난 10월께 마무리했다고 한다. 특히 이모 검사와 또 다른 이모 검사 등은 총 12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대검찰청은 사건이 불거지자 이들 검사에 대한 감찰 조사를 벌여 이들이 개인 돈으로 정상적인 투자를 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소위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검찰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검찰측도 긴장하고 있다. 자칫 이 문제가 '벤츠 여검사' 사건과 비슷한 방식으로 여론의 질타를 맞을 경우 검찰의 권위가 땅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에 의해 이 문제가 더 확대되기 전에 법조인 거액 투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 대표의 손실액 규모와 투자자 신원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정상적인 투자마저 법조인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신아투자자문(주)는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경찰측은 최대표의 잠적으로 자문회사도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무실로 접촉을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도 관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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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 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