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재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임원보수 개별 공시가 화제다. 상장사의 총수 등 개별 임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찬반 진영간의 논쟁이 뜨겁다.

상장사 측에서는 "위화감을 조성해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라고 나선 반면 법안을 찬성하는 이들은 "투명한 경영과 정확한 투자판단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의 '뜨거운 감자'

얼마 전 정치권과 금융 당국이 상장사 등기 임원들의 보수를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계는 발칵 뒤집혔다. 상장사 관계자들은 "고액 연봉자에 대한 마녀 사냥의 가능성이 있다"며 "보수가 공개되지 않는 비상장법인의 임원이나 다른 직종의 전문직 종사자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이정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임원별 개별 보수 기재에 대한 입법안을 제출했을 때, 상장사협의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회원사의 93.3%가 반대표를 던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임원보수 공시를 개별 기준으로 변경하려는 목적은 투명성 확보를 통해 지배주주가 임원의 보수를 충성심의 척도로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배주주가 임원의 보수를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임원들의 보수가 공개되면 주주들이 해당 임원의 경영성과 등 잘못된 판단이 있을 경우 책임을 묻고 감봉 등의 조치를 통해 견제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금융감독원 공시의 사업보고서 상으로는 임원들의 보수 총액만 공개돼 임원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얼마나 받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미등기임원의 경우 아예 그조차 파악할 수 없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라 등기임원인 사내이사, 사외이사의 수와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을 적시하면 규정상 문제가 없다. 그래서 미등기임원으로 등재하고 거액을 챙기거나 등기임원에 올라 있을 지라도 평균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막대한 연봉을 가져가는 대기업 총수들을 막을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적으로는 공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개별 보수 공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본 또한 지난해부터 연간 1억엔 이상의 보수를 받는 임원은 개별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개별 보수 공시를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부르는 이유다

재계의 불만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높아지자 금융위원회는 관련 사안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서둘러 발을 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차원에서 이정희 의원이 임원보수의 개별공시 방안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고 있는 터라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
회장님들 얼마나 받길래?

임원보수 개별 공시가 되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로도 확인할 수 없을 뿐더러 기업 측에서도 공개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기임원 명단에 올라가 있는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연봉 산출이 가능하다. 물론 임원보수 '평균'만 파악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재벌총수들이 '최소한' 어느 정도를 받고 있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다.

주간한국이 분석한 결과, 10대기업 총수 중 등기임원에 올라있지 않은 2명을 제외한 8명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지주회사 및 상장사 기준)은 최소 32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총수는 으로 한화그룹에서 22억1,000만원, 한화케미칼에서 28억1,000만원을 지급받았다. 현대자동차에서 20억1,0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14억4,000만원, 현대제철에서 15억6,000만원을 챙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근소한 차이(50억1,000만원)로 2위를 차지했고, (36억1,000만원), (28억4,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구본무 LG 회장
가장 적은 연봉을 받아든 총수는 12억7,000만원을 지급받은 이었다. 국민기업적 성격을 지닌 포스코인 탓에 여타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임기가 있는 정준양 회장의 입지가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주회사 및 상장사들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이니만큼 비상장사들까지 포함한다면 대기업 총수들의 등기임원 연봉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의 경우 지주회사 및 상장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있는 곳은 LG그룹뿐이지만(26억4,000만원 지급) 비상장사인 서브원에서도 등기임원 연봉을 지급받고 있다. 서브원에서 받는 연봉 9억2,000만원까지 포함한다면 구본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받는 연봉은 총 35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또한 비상장사인 한화건설에서 4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은 롯데정보통신(3억원), 롯데알미늄(1억9,000만원), 코리아세븐(1억1,000만원) 등 10개 비상장사에서 등기임원 연봉을 지급받았다.

물론 여러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등록,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해서 큰 문제될 것이 없다. 등기임원이 주주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회사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이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기업 총수들의 등기임원 등록은 오히려 더 많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좋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파악 불가능한 총수도…

신동빈 롯데 회장
연봉을 대략적이나마 살펴볼 수 있는 대기업 총수들이 있는 반면 아예 파악조차 불가능한 총수들도 있다. 과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의원이 그들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에 따르면 삼성그룹에는 71개 계열사에 327명의 등기임원이 있지만 이 회장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가족과 친지 가운데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사람은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명의 사내이사에게 평균 59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는 더 높아져 9월 말 기준 79억9,000만원을 지급받았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매달 9억원 내외를 받은 셈이다. 미등기임원에 올라 있는 이건희 회장의 연봉은 그 이상이라고 추측된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이지만(9월 말 기준 10.8% 소유) 정치적 공세와 각종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 때문에 아예 경영활동에서 손을 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명의 사내이사에게 각각 1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이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되기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 "경영 실패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등기임원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장단기 사업계획과 주요 투자, 임원 인사 등 회사의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지만 대기업 총수들은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소수의 지분으로 그룹을 장악, 이사회 밖에서 경영을 지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연봉과는 무관하게 보유주식의 시가총액만을 따졌을 경우 이 우리나라 주식부자 1위에 올라있다. 재벌닷컴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15일 기준 8조6,864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6조4,407억원), (2조5,010억원), 정몽준 의원(2조259억원)이 뒤를 이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특전 많지만 성과 시달리는 '임시직원'

● 대기업 임원되면

대기업총수들과 무관하게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올라간 이들의 삶은 어떨까? 대기업에서 임원 승진은 속칭 별을 달았다고 표현된다. 숱한 인재들이 모여 치열한 내부경쟁을 거친 끝에 1%도 안 되는 인원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총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대기업 임원까지 도달할 확률은 0.6%며, 기간은 23.6년이 걸린다. 하지만 되기 어려운 만큼 일단 임원이 되면 돌아오는 혜택도 어마어마하다.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그룹을 기준으로 할 때,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할 경우 일단 기존에 받던 연봉의 두 배 가까운 1억5,000만원을 초임 연봉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연봉의 최고 50%에 달하는 초과이익분배금과 생산성격려금까지 합치면 2억이 훌쩍 넘어간다. 상무가 되면 배기량 3,000cc 이하 차량(차량유지비, 보험료 포함)도 제공된다. 상무급은 그랜저HG와 K7, SM7 중에서 전무급은 제네시스나 체어맨 일부 기종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가격이 가장 비싼 그랜저HG를 가장 많이 선택한다는 후문이다.

기타 특전도 다양하다. 대외업무에 종사하는 상무에게는 골프회원권을 주고 해외 출장을 할 때에는 비즈니스석, 특급호텔을 제공한다. 직원 때는 삼성서울병원 별관에 위치한 건강검진센터에서 받던 건강검진도 임원이 되면 암센터 4층 VIP전용 건강검진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임원에서 퇴직하더라도 일정 급여와 차량, 사무실 등을 제공받는다. 삼성그룹은 상무 이상 부사장급 퇴직임원들에겐 2년 임기의 자문역을 맡기는데, 개인 사무실이 제공되며 현직 때의 70~80% 수준의 급여를 준다.

사장급 이상으로 퇴직하게 되면 3년 임기의 상담역이 맡겨진다. 현직 때와 똑같은 등급의 차량이 지원되고 비서와 사무실도 별도 제공된다. 급여 또한 현직 때의 80~90%가 주어지며 임기 후에는 재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LG그룹도 삼성그룹과 비슷한 수준의 특전을 제공한다.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연봉이 100% 인상되고 성과급 부여폭도 커진다.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이들만이 아닌 모든 임원에게 골프회원권을 준다는 점에서 삼성그룹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셈이다.

SK그룹도 삼성그룹, LG그룹과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지만 급여 상승 폭이 다른 기업보다 낮은 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급여와 항공권은 업그레이드되지만 승용차는 전무부터 지급되고 골프회원권도 임원이라고 무조건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인색하다.

엄청난 특전에도 임원 승진을 바라지 않는 이들은 많다. 성과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릴 뿐더러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임원은 1년 계약만 보장될 뿐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상무에서 6~7년 안에 전무로 승진하지 못하면 눈치 때문에라도 옷을 벗어야 한다. 그래서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의 전자계열사 임원들은 상무로 진급한 지 5년 내 절반가량이 짐을 싸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 회장
미국엔 1달러 CEO도 많은데…

국내 대기업총수들의 연봉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연봉 1달러를 받고 있는 미국 CEO들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물론 보너스와 스톡옵션에서 거액을 챙기는 경우가 많지만 1달러라는 상징적인 액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면 보너스와 스톡옵션도 챙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애플의 창업주이자 CEO인 고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1997년부터 최근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년 연봉 1달러를 받았고 재직 중 보너스도 전혀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렛패커드(HP)의 CEO 멕 휘트먼의 연봉도 1달러다. 퇴직금을 연봉의 1.5배로 계약한 탓에 퇴직금 또한 몇 달러 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경영 성과에 따라 현금 등 보너스로 6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회장으로 있는 에릭 슈미트도 2005년 이후 연봉은 1달러에 불과하다. 물론 에릭 슈미트는 경호를 위해 26만8,012달러, 항공료 4만3,421달러 등을 별도로 받는 데다가 상당한 배당금, 스톡옵션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호 한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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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