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10천간(天干) 중 검은색을 뜻하는 '임'자와 12지지(地支) 중 용을 의미하는 '진'자가 결합해 만들어진 임진년은 우리말로 '흑룡의 해'라고 불린다. 용기와 비상, 희망 등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 용에 임금을 뜻하는 흑이 합쳐진 흑룡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좋은 기운을 받아 나라의 재목으로 성장한다고 전한다. 이런 까닭에 신혼부부들은 흑룡띠의 아기를 낳기 위해 출산 날짜까지 조절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60년 전 흑룡의 해에는 어떤 인물들이 태어났고 현재 활약하고 있을까? 이에 주간한국에서는 신년특집으로 1952년생 흑룡띠 최고경영자(CEO)들을 살펴보고 2012년 임진년 어떤 활약을 할지 전망해 보려 한다.

김승연, 태양에너지 집중

흑룡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신뢰감이 두텁고 기존에 없던 것으로 승부하는 창조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용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처럼 강렬한 열정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천상 리더의 재목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임진년인 올해 환갑을 맞는 흑룡띠 CEO는 몇 명이나 될까? 기업분석기관 한국 CXO에 따르면 국내 1,000대 상장기업 대표이사 1,249명 중 용띠 CEO는 100명(8.0%)으로 그 중 흑룡띠인 1952년생은 74명(오너급은 36명)이었다.

최신원 SKC 회장
흑룡띠 CEO 중 30대 그룹에 속한 총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미래먹거리로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선정, 과감한 투자에 나선 상태다. 본래 태양광에너지 사업은 미래 대체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며 수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뛰어들었던 분야였다. 하지만 최대시장인 유럽이 재정위기에 휩쓸리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대부분 기업이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접거나 연기했다. 김 회장은 시장상황악화와 상관없이 한화케미칼을 통해 태양관 신규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라남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전지, 반도체 웨이퍼 등의 핵심소재) 공장을 건설, 2013년 하반기부터 상업가동에 나서는 등 태양광에너지 사업에 대한 김 회장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폴리실리콘 국제 판매단가가 1kg당 33달러까지 떨어지면서(2분기 62달러, 3분기 52달러) 김승연 회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자원고갈 시대에 대체에너지로써 태양광에너지 사업이 뜰 수밖에 없는 이상, 경기가 회복되면 기존의 선행투자가 시장선점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도 흑룡띠 CEO의 대표주자다. 최 회장은 내년에 폴리에스테르 필름 매출 확대 등을 통해 SKC 몸집을 더 키울 예정이다. 미국 듀폰이 수십 년간 독점 중인 태양전지용 불소필름 산업을 집중 공략하여 내년 중반 이후엔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야심 찬 계획도 갖고 있다. 그룹 내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까지 SK증권 주식을 처분하면서 SK네트웍스 주식을 대량 매입,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부친이자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선경직물이 SK네트웍스의 전신인 까닭에 장남인 최 회장의 SK네트웍스 주식 매집에 대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가 횡령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 지난해부터 준비하던 계열분리를 가속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은 2011년 나름대로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상위 제약회사들의 영업활동이 약화한 틈을 타 제네릭의 시장 경쟁 우위를 기반으로 매출액 기준 상위 5대 제약회사에 들어가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새해는 이 회장에게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종근당은 제네릭 비중이 특히 높고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도 있어 3월부터 시작될 약가 인하의 영향을 크게 받을 예정이다.

한미FTA 발효로 받을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불확실한 영업환경 하에서도 성장을 지속하는 등 제약업계 수위를 다투는 이 회장의 영업력이 최대로 발휘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
기타 , 최평규 S&T그룹 회장,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등도 대표적인 흑룡띠 그룹총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견그룹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등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이 이들에 대한 재계관계자들의 공통된 평이다.

김종열, 외환 인수 목전에

그룹의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흑룡띠가 많다. , , , 경청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 김성채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대유 STX 사장 등이 대표적인 흑룡띠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CEO는 이다. 지난해 초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연임에 성공한 김 사장은 외환은행 인수 선봉장으로 나서며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외환은행까지 더해져 명실공히 국내 4대 금융지주에 올라선 하나금융지주를 이끌어 2015년까지 '글로벌 톱 50'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견인한 대한항공은 올해 해외여행 부문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항공화물 부분도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지 사장이 야심 차게 준비한 A380 도입으로 장거리 노선의 운항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인천국제공항의 성장까지 감안한다면 올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대유 STX 사장 또한 흑룡띠 전문경영인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TX그룹의 경우 향후 10년의 성장동력을 플랜트•건설, 에너지 분야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의 주력사업이었던 조선, 해운 분야를 넘어서 각종 플랜트, 자원개발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미래에너지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김 사장은 그간 STX가 해왔던 단순 지분투자 중심의 자원개발에서 벗어나 해당 사업체를 직접 경영하는 운영권사업자로 나서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며 자원경영에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 흑룡띠 일제 약진

삼성그룹 CEO 중 흑룡띠는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수이지만 그 위상은 막대하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2011년 연말 인사는 흑룡띠 CEO들을 위한 잔치라 평하고 있다. 부품총괄 사장이었던 이 새롭게 승진했고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은 제일모직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사람이 속한 CTO(연구개발) 분야는 삼성그룹 내 가장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그룹에는 4대 그룹 중 흑룡띠 CEO들이 가장 많이 배치됐다. 1978년 현대차에 입사한 후 줄곧 품질 담당 업무를 하고 있는 신종운 부회장이나 2년 연속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 지은 윤여철 부회장이 그룹내 1952년생 대표주자다. 정몽구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품질경영이고, 전통적으로 강성노조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신 부회장, 윤 부회장은 그룹의 중추라고 볼 수 있다. 계열사 부회장들 중에도 흑룡띠가 압도적으로 많다. 홍보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부분을 총괄하고 있는 최한영 현대자동차 부회장, 기아차의 '브랜드 경영'과 '디자인 경영'을 맡고 있는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계열사를 맡아 정상화시키는데 탁월한 까닭에 그룹 내에서 '구원투수'로 불리는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그들이다. 그밖에 박성현 파워트레인센터 사장, 이상웅 생산 및 국내영업담당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흑룡띠 CEO들이다.

SK그룹에는 부회장단에 흑룡띠가 많다. 부회장단은 주로 현장에서 풍부한 사업 경험을 통해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던 이들로 구성된 최정예 싱크탱크 집단이다. 한때 OK캐쉬백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을 비롯하여 2006년 인천정유를 SK그룹 계열사로 편입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최상훈 부회장단 사장, 석유화학사업 마케팅•트레이딩 전문가인 김용흠 부회장단 사장이 흑룡띠다. 계열사 사장으로는 문덕규 SK E&S 사장이 흑룡띠 CEO에 포함된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
LG그룹에는 한 분야만 파고든 전문경영인들 중 흑룡띠가 상당수다. 은 1987년 LG상사에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도네시아지사장, 홍콩지사장, 일본법인장, 사원원자재 부문장 등 주로 해외 관련 사업을 주도했다. 2002년부터 10년 동안 LG이노텍을 책임지다가 이번 인사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허영호 LG이노텍 고문도 전자 관련 분야에만 30년 이상 종사했다. 허 고문은 1977년 LG전자에 입사해 20여 년을 근무한 후 2000년 LG마이크론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LG화학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석유화학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박진수 사장도 흑룡띠다. 박 사장은 석유화학 사업 전반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8년생 송삼석·강석두 회장 최고령… 64년생 최창원 부회장 최연소

흑룡띠 이외에 임진년 활약이 기대되는 용띠 재계 주요인물에는 누가 있을까? 최고령 용띠 CEO는 1928년생 송삼석 모나미 회장이다. 송 회장은 모나미의 전신인 광신화학공업을 설립, 1963년도에 한국 최초의 볼펜을 만들어 국내 문구업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강석두 대양금속 회장도 1928년생 동갑내기 CEO다. 내년에 84세가 되는 강 회장은 스테인리스 냉열강판을 만드는 대양금속의 최대주주다. 대양금속이 설립된 1973년부터 CEO를 역임, 올해로 재직기간만 40년이나 된다. 이어 1940년생 용띠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장홍선 근화제약 회장, 이재섭 조일알루미늄 회장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1964년생 용띠의 선두주자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다. 최 부회장도 형님인 과 마찬가지로 SK그룹에서 독립할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 SK케미칼 외에도 SK건설, SK가스 등을 실질적으로 거느리고 있는 최 부회장은 소그룹 형태로 독립경영을 강화, 계열분리를 주도하고 있는 상태다. 그밖에 1964년생 용띠 중에는 2세 경영자가 많은 편이다. 강정석 동아제약 부사장, 설영기 대한방직 사장, 어진 안국약품 사장,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 장세현 한국특수형강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2세 용띠 기업가다.

재계의 주요인물 중 가장 '젊은 용'은 1976년생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로 나타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차기 총수후보 1순위에 올라있는 조 전무는 핵심 포스트인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후계수업 및 경영실무를 맡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곧 실시될 한진그룹의 정기인사에서 조 전무의 승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터라 곧 경영일선에 서게 될 전망이다.

김병호 쌍용건설 사장
주식부호 1위는 김준일 회장

락앤락 시총 1조1411억원 달해

상장사 용띠 주식부호 1위는 누굴까? 재벌닷컴에 따르면 1천억원 이상의 '용띠 주식부자'는 총 17명이었다.

1위는 이었다. 김 회장은 26일 종가 기준 1조1,411억원으로 가장 주식자산이 많은 용띠로 꼽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이자 SK C&C의 2대주주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뒤를 이었다. 최기원 이사장의 주식자산은 6,720억원이었다.

3위는 5,872억원의 주식자산을 지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씨가 4위(4,784억원), 이준호 NHN 최고운영책임자(COO)가 5위(3,951억원),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6위(2,054억원)를 차지했다.

백우석 OCI 사장
한편, 용띠 전문경영인들의 주식자산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제일 많은 도 156억원의 주식자산을 보유하는데 그쳤다. 이 56억원으로 2위, 최한영 현대차 부회장이 54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40억원),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39억원),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21억원), (11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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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정만원 SK텔레콤 부회장
하영봉 LG상사 사장
송삼석 회장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