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손학규 안철수는 불출마, 문재인 정세균 정동영은 출마

'불출마' 유력 인물 박근혜
잠룡(潛龍)들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출전만이 꼭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 출전해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게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오히려 내상(內傷)만 입을 수도 있다.

오는 4월 11일에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는 12월 대선의 승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이다. 대권이 최종 목표인 잠룡들이라 할지라도 총선을 단순히 금배지 하나 다는 정도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노릇이다.

여야는 각각 쇄신과 통합을 화두로 삼고 활로를 모색 중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구원 등판한'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두나라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과 친노 그룹이 손을 잡은 민주통합당도 총선에서 진다면 좀처럼 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혜성처럼 등장했던 것처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길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선 예비주자들의 행보는 크게 둘로 나뉜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원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총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정동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이다.

'불출마' 유력 인물 손학규
감독 역할에만 전념

한나라당의 쇄신을 지휘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며 사실상 대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이번 선언으로 비례대표 불출마에도 무게가 실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이 당의 상징인 비례대표 1번을 달고 총선을 지휘하는, 감독 겸 선수로 뛰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감독 역할에만 전념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지난해 4ㆍ27 분당 을 재보선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누르고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이번 총선에는 나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측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출마는 어려울 거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손 전 대표는 박 위원장과 '감독 맞대결'을 통해 답보 상태에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불출마' 유력 인물 안철수
링 밖에서 관망으로 일관하고 있는 안철수 원장은 지난해 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위원장과 1대1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 원장으로서는 총선 결과를 차분히 지켜본 뒤 움직여도 늦지 않다.

15~17대 대선에서 잇달아 석패했던 이회창 전 총재도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결정하고, '마지막 올인'에 들어갔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쇄신작업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중도신당 창당을 표명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 재단 이사장의 행보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총선은 대선의 전초전

문재인 이사장은 부산 사상구에 출격한다. 문 이사장은 야권의 절대열세 지역인 부산에서 '깃발'을 꽂음으로써 대선가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문 이사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주자 중 상위권에 오를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지역 현역인 장제원 의원이 얼마 전 불출마 의사를 천명한 터라 문 이사장의 적수로는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거론된다.

'불출마' 유력 인물 이회창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결심한 정세균 전 대표도 문 이사장과 셈법이 비슷하다. 정 전 대표는 명색이 민주당 대표까지 지냈지만 '전북의 맹주'라는 이미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정치 1번지'에서 승리를 통해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18대 총선에서 울산을 떠나 서울 동작 을에 둥지를 틀었던 정몽준 전 대표는 일단 같은 지역구 출마가 예상된다. 18대 총선에서 정 전 대표와 맞대결을 펼쳐 패했던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고향'인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야권 승리를 위해 보다 큰 그림을 그려달라"며 정 전 최고위원의 수도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잠룡들 떠난 지역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은 벌써부터 입지자들로 크게 붐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종진 전 달성군수, 기업인 박경호 박상희씨, 야권에서는 김진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민주통합당), 정우달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인사비서관, 무소속으로는 구성재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기업인 박경호 박상희씨 등이 나선다.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분당 을에는 분당 영남향우회 부회장인 김병욱 지역위원장이 출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가 공천을 희망한다. 분당이 '제2의 강남'인 만큼 여야 모두 거물들을 출격시켜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

'출마' 유력 인물 문재인
정세균 전 대표가 떠난 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에는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로 넘쳐난다. 채수찬 전 의원을 비롯해 박민수 안호영 최성칠 변호사, 이명노 전 서울국토청장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덕진도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황인택씨(치과의사) 이재규씨(정치인) 김성주씨(도의원) 등이, 한나라당에서는 최안식 전주대 교수, 전희재 전 전북부지사 등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 지역구인 충남 홍성ㆍ예산은 한나라당 홍문표 전 의원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정보영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 서상목 전 의원(자유선진당)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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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유력 인물 정몽준
'출마' 유력 인물 정세균
'출마' 유력 인물 정동영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