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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대행' 건전 서비스가 성매매 변질

●'애인을 빌려 드립니다' 정체는…
커플 모임 함께 갈 파트너, 결혼식 하객 가짜 애인 공급
사전에 각본 짜고 말 맞춰 계약금 30%는 회사 몫
'건전' 표방하는 곳 많지만 노골적 성매매 온라인 성업
'역할대행 서비스'가 최근 성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애인 대행'. 외로운 솔로들에게 연기 아닌 연기를 하며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런 역할 대행 서비스업이 성매매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애인대행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 대행업체 한 곳에 전화를 걸어봤다. "지인과의 모임에 함께 가 줄 애인을 구한다"고 하자 직원은 원하는 여성의 스타일을 물어왔다.

"날씬하고 청순한 스타일을 원한다"는 요구에 이 직원은 "조건에 맞는 사람을 뽑아 프로필을 보내주겠다"며 "계약금 30%를 먼저 입금해주면 (선별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직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돈은 환불이 가능하다"며 결정을 '독려'했다.

불과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손쉽게 하루짜리 애인이 구해졌다. 약속장소에 나가 10여분을 기다리자 '임시 애인'에게 전화가 왔다. 기자가 있는 위치를 확인한 이 여성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애인대행 2년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민정은(가명‧31)씨는 늘씬한 몸매와 예쁘장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몇 마디 의례적인 인사말이 오간 뒤 기자임을 밝히고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당초 예상과 달리 민씨는 순순히 취재에 응해줬다. 애인대행을 해오면서 산전수전을 겪었는데 이 정도는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애인 대행의 역할은 무척 다양하다.

"순수하게 외로운 솔로들의 하루 애인이 돼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요,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 애인 신분으로 끼어서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해요. 노총각들에게는 결혼 상대자 배역을 의뢰 받고 고향에 함께 내려가 부모님을 뵙기도 했어요. 한 번은 여자친구와 헤어질 구실을 만들기 위해 새 여자친구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 받았다 의뢰인의 여자친구에게 뺨을 맞은 적도 있었어요."

민씨가 꼭 애인 대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싱글 파더(Father)의 부탁을 받고 아이의 생일에 의뢰인의 부인이자 엄마가 된 적도 있었고 친구의 하객으로 결혼식장에 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의뢰인을 만나 처음 하는 일은 각본을 짜는 것이다. 통상 '거사'를 치르기 한 시간 전에 만나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고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입을 맞춘다. 애인 대행의 정체가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애교형' '순종형' '까칠형' 등 다양한 캐릭터도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각본을 제대로 안 짜면 들통 나는 수가 있어요. 예전에 한 번은 입을 안 맞추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의뢰인의 지인들로부터 의심을 산 적이 있어요. 수습하려고 하면 할수록 상황은 악화됐고 결국 잔금은커녕 욕만 잔뜩 먹었죠."

그러나 이는 '초보'일 때의 해프닝일 뿐, 업무에 숙달이 된 지금은 이런 실수를 하는 일이 없다. 항상 서로가 만족하는 선에서 임무를 충실이 완수한다고 한다.

서비스 종료 후엔 살갑던 애인 관계는 종료된다. 계약금을 제외한 비용 70%를 챙긴 뒤 서로의 인생으로 돌아간다. 계약금 30%는 회사가 잔금 70%는 민씨가 챙기게 된다.

민씨에 따르면 역할 대행에도 나름의 룰이 있다. 연락처 교환이나 개인적 만남 등의 요구는 하지도 받지도 않는 게 바로 그것이다. 말 그대로 계약 조건에만 충실하면 된다.

"애인 대행을 하면서 붙어 다니다 보면 그새 정이 들었는지 사적인 만남을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여기에 일일이 응하다 보면 이 일 못해요. 사실 애인 대행을 의뢰하는 사람들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이 없기도 하고요."

민씨가 소속된 회사는 일단 '건전'을 표방하고 있다. 여기서 '건전' '비건전'이란 일반적인 대행 업무 외에 스킨십과 성관계 등을 포함하는 '은밀한 대행' 유무를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실제론 어떨까? 민씨에 따르면 애인 대행을 하면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단 저는 성매매는 하지 않아요. 그런데 동료들 중 십중팔구는 잠자리 대행까지 해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성매매하고 받는 돈은 수수료도 안 떼니까 쏠쏠하죠. 둘 사이에서 은밀하게 거래되는 거니까 단속 걱정할 일도 없고요. 회사에선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 같아요. 성매매를 금지시켜버리면 매출이 줄어버리니까. 저도 성매매 제안은 숱하게 받고 있어요. 평균적으로 두 사람 중 하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제안을 해올 정도죠. 한 번은 눈앞에 돈다발을 들고 흔들어대는데 순간 혹하더라고요."

이처럼 일반적인 역할 대행 서비스는 성매매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심지어 애인 대행을 가장해 성매매를 벌이는 곳도 다수 생겨났다. 이들 업체들은 '애인 대행,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등의 문구와 여성들의 사진을 내걸고 온라인상에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씨는 이런 불건전 업체들 때문에 역할 대행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역할 대행이라는 게 말 그대로 상대방이 원하는 역할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거든요. 그런데 성매매와 연관 지어지면서 인식이 굉장히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러잖아도 인식이 안 좋았는데 이젠 아예 성매매 여성 취급 받을 정도에요. 이젠 정말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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