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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김학인 '각별한 관계 vs 아니다'…진실은?

●'최시중 양아들'정용욱 전보좌관 금품수수 의혹
  •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김 이사장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측근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인(49·구속)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용욱(48) 전 방송통신위원회 정책보좌관이 이르면 이달 중 검찰에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까지 불리는 측근인 정씨의 행적과 관련해 시중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주간한국은 정씨가 외국에서 국제전화로 자신의 지인 A씨와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확보했다. A씨는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인사로, 정씨와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 A씨는 정씨가 일부에 알려진 내용과 사실이 다르다며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A씨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사업차 태국에 머물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정씨는 지난해 10월 20일 갑자기 사표를 내고 해외로 출국한 바 있다.

정씨는 특히 “내가 김학인 이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김 이사장과 나는 돈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도 않고 김 이사장이 나에게 돈을 줄 이유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정씨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 추측일 뿐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며 “사업 때문에 바쁘지만 파장이 더 커지기 전에 일정을 미루고 입국해 조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 출석, "위원회에 적을 뒀던 정책보좌역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깊은 유감 말씀을 드린다"며 "위원장으로서 부덕의 소치로, 진위 여부를 떠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왼쪽 사진의 건물은 방송통신위원회.
주간한국은 정씨와 통화하기 위해 여러 번 접촉을 시도했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인들에 따르면 정씨는 언론사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 매우 가까운 지인의 전화번호가 아니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정씨-정치권 말 엇갈려

정씨는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돈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도 않고’라고 정리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실제로 어떠했을까?

검찰 주변에선 김 이사장과 정씨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말이 돌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김 이사장과 정씨는 매우 각별한 관계였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정씨의 부인이 자녀 2명을 데리고 미국에 유학갈 때 김 이사장이 비행기표를 끊어주고 약간의 유학경비까지 챙겨줬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정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수천 만 원씩 거액을 받은 적도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정씨의 귀국 여부와 상관없이 조만간 정씨와 김 이사장의 비리 커넥션이 수면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 이사장은 단순히 친분 때문에 정씨에게 돈을 건넨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이사장과 정씨를 모두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의 전언에 따르면 정씨는 최 위원장을 배경으로 내세우며 김 이사장에 돈을 요구했고 김 이사장은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넨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자발적으로 정씨에게 돈을 줄 이유는 없지 않나”라며 “정씨는 정치권 호사가들의 입담에 자주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하지만 정씨는 매번 관련 소문들을 부정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정씨 정․재계 로비스트 행각?

정씨가 종합편성 만들기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야권의 한 인사는 “정씨가 김 이사장에게 A종편에 투자해 줄 것을 집요하게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씨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김 이사장이 A종편에 투자하였고 그에 대한 리베이트를 A 측으로부터 챙겼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정씨는 대기업 통신사와 은행들이 A종편에 투자하는데 관여하고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정씨는 최근 SKT가 9,950억 원에 황금주파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주고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KT가 주파수 입찰을 포기하는데 정씨가 깊이 관여해 SKT측으로부터 거액의 현금을 리베이트로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측은 “관련 문제에 대해 따로 언급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SKT측은 “정씨에게 리베이트를 줬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라며 “해당 사업은 정씨의 로비로 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 사람이 사업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우리 쪽에서 전혀 알 수가 없는데 리베이트를 줄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승용 정책위원장은 1월초 고위정책회의에서 “정씨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최시중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여론조사를 실제 담당했던 인물”이라며 “그러한 정씨가 이동통신형 황금주파수 낙찰과 관련해 SK로부터 3억 원을 수수했고, 한예진의 김 이사장으로부터 EBS이사로 뽑히게 해달라는 청탁으로 2억 원을 받은 사실이 진흥원 실장 최모씨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정씨는 제4이동통신에도 관여하여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씩 받아 챙기는 등 비리의 온상”이라며 “최시중의 양아들 정용욱의 비호세력을 밝혀야 한다”고 정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비리 비호 의혹 증폭

야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비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2010년 정씨의 부친상 당시, 업체로부터 받은 부의금이 억대가 넘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뇌물성 여부를 조사한 사실이 있다. 또 작년에 정씨가 재혼을 앞두고 사전에 축의금을 걷는다는 첩보를 입수해 탐문조사를 민정수석실에서 진행한 바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민정수석실 조사는 불분명한 이유로 중단됐다.

정씨의 아내로 알려진 신모씨에 대해서도 여러 말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정씨는 2010년 전처와 이혼하고 신모씨와 재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확실치 않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신씨와 정식으로 재혼을 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최시중의 개인비서였던 신씨는 MB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주택공사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 다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가 2년간 근무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씨는 청와대로 들어간 뒤 여러 구설에 시달렸다고 한다. 청와대로 들어온 경로가 불투명한 데다 유부남인 정씨와 사귄다는 소문이 퍼져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사실이 외부로 나갈 경우 청와대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신씨와 정씨와의 관계가 외부에 새 나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때마침 신씨가 사직서를 내서 직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며 “정씨와의 관계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았다. 신씨 개인을 둘러싼 소문들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리 좋지 않은 소문이 자주 직원들의 입담에 오르내렸다”고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김 이사장의 비리가 얼마나 엄청났으면 경리를 담당했던 관계자가 김학인을 협박해서 파주에 있는 16억짜리 호화식당을 명의 변경해 받았겠나”라며 “다른 여러 비리 의혹들을 살펴보더라도 정권실세 비호가 없이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지환 기자 j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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