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주머니 터는 신종 꽃뱀 '바(bar)알바'나이트클럽서 남성 부킹 소속된 술집으로 유인안주 스테이크 16만원·낙지 소면 11만원 등 매상 올리고 40% 챙겨

김명민(30ㆍ가명)씨는 과거 약 6개월간 한 바(Bar)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다. 처음엔 평범한 바인 것으로만 생각했다. 김씨가 해당 바의 '정체'를 알게 된 건 일을 시작한지 2주 정도가 지난 시점, 회식을 할 때였다.

당시 회식자리엔 30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석했다. 그가 평소 마주치는 직원은 3~4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리 만치 많은 인원이었다.

후에야 김씨는 이들은 이른바 '바알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알바는 나이트클럽에서 남성을 유인, 바에서 거액의 돈을 쓰게 한 뒤 그 중 일부를 챙기는 식으로 영업(?)을 벌이는 일종의 '꽃뱀'이다.

터무니없는 가격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던 것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문제의 바의 안주는 낚지 소면 11만원, 스테이크 16만원 등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술도 양주 한잔에 15만원, 한 병은 최소 30만원부터였다. 맥주 한 캔의 가격도 2만5,000원이나 됐다.

더구나 술도 가짜였다. 이곳 업주는 1.8L 패트병에 가짜양주를 몇 병씩 가져왔다. 색이 진한 갈색인데다 실내조명이 어려워 육안으론 분간이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 이미 취한 상태에서 이곳에 오기 때문에 사실상 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체 문제의 바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5일 김씨와 서울 모처에 자리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당시의 시간은 오후 8시30분, 나이트클럽에 출입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때가 바알바들의 출근시간이라는 김씨의 설명에 망설임 없이 나이트클럽 내부로 입장했다.

나이트클럽은 개장준비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오후 9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입장하기 시작했고 10시에는 클럽 내부가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바알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씨에 따르면 바알바들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각은 대개 11시쯤. '먹잇감'이 어느 정도 취해 있어야 쉽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던 10시30분, 김씨가 신호를 보내왔다. 바에서 일할 당시 얼굴을 마주친 적 있는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 것. 김씨는 웨이터를 통해 그녀와의 합석을 주선했다. 이 여성은 김씨를 알아보지 못하는 눈치였다.

자신을 '26세의 유치원 선생님'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당초 생각한 것과 다르게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뒤 담소를 나눴다. 그렇게 20여분 남짓이 흐르자 이 여성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 여성은 '키가 크시네요' '제 스타일이에요' 등 칭찬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성관계를 암시하는 등의 농도 짙은 농담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김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여성은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냈다. 자신 집 주변에 있는 바로 술을 마시러 가자는 것. 다른 곳을 제안해 봤지만 그녀는 한사코 한 곳만을 고집했다.

이쯤에서 기자는 취재임을 밝혔다. 여성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를 요청하자 이 여성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씨가 구면임을 강조하며 회유하자 이 여성은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고 신분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입을 열었다.

그녀에 따르면 바알바들은 남성들을 자신이 소속된 술집으로 데려간다. 주문은 알바들이 해야 한다. 남성에게 값비싼 메뉴를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다. 일단 주문을 하면 반 이상은 성공한 셈이다. 이제 남은 일은 매상을 올리는 것뿐. 상대 남성이 일찍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기 위한 코멘트는 필수다.

술을 빠르게 소비해서 매상을 올려야 하지만 정작 알바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을 입에 넣고 삼키기 전에 미리 준비해둔 빈 캔에 술을 뱉어내는 식으로 잔을 비워낸다. 많이 취한 남성의 경우 화장실에 간 사이 아예 술병의 술을 따라 버리기도 한다.

그녀에 따르면 업주는 자신의 밑에 여러 명의 '실장'을 데리고 있다. 나이트클럽 웨이터, 단란주점 관리자 등 풍부한 '밤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실장은 알바들을 고용, 관리한다. 알바들의 나이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수익은 업주 30%, 실장 30%, 알바 40%로 분배하는 게 보통이다.

이들의 소득은 개인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능력에 따라 일주일에 수백만 원을 받아가기도, 빈손으로 돌아가기도 한다는 얘기다. 알바들이 한 명에게 '뽑아내는' 돈은 5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 행여 발생할 물의를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이 뜯어내지 않는 게 요령이다.

그녀는 또 경찰 단속을 피하는 법도 털어놨다. 방법은 간단하다. 모른다고 잡아떼면 그만인 것. 사실상 증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업주나 실장과의 관계가 밝혀질 경우에도 "이왕이면 아는 사람 집에서 팔아주기 위해 왔다"고 둘러대면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업에 경찰은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내내, 입안에 쓴맛이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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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형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