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허동준 "판세는 변하는 것"
● 서울 동작 을

서울 강남과 강서를 잇는 동작 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잠룡(潛龍)'인 (62) 의원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다. 정 의원은 18대 때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가볍게 제압하고 6선에 성공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9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동작 을에서 연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측근들의 잇단 비리 연루와 정권의 레임덕 가속화, 새누리당의 추락과 그에 따른 민주통합당의 반사이익이 맞물려 판세가 묘하게 변하고 있다. '천하의' 의원이라 할지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지역 민심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통합당에서는 예비주자들로 북적댄다. 4선의 (58) 의원,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61) 전 의원,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동준(44) 지역위원장이 의원을 둘러싸고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상진(44) 전 민주당 동작 을 청년위원장은 거물들 틈바구니에서 참신성을 앞세워 '티켓'을 노린다.

진보신당에서는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종철(42) 당 부대표가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기성 정당에서 강자들이 대거 몰려든 터라 무소속 후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계안
"거물과 붙겠다"며 경기 안산 단원 갑에서 동작으로 단숨에 날아온 천 의원은 차치하더라도, 이 전 의원과 허 위원장은 나름대로 출마 명분이 충분하다. 이 전 의원은 17대 때 이곳에서 배지를 달았고, 허 위원장은 '모교 주변에서' 오랫동안 밭갈이에 전념했다.

최근 4차례 동작 을의 총선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2승2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15대 때는 유용태 전 의원이 신한국당 간판으로 승리했고, 16대 때는 유 전 의원이 민주당 옷을 입고 깃발을 흔들었다. 17대 때는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18대 때는 의원이 승전가를 불렀다.

안방마님 과 도전자 "리턴매치"
● 일산서구

성남 분당과 함께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역인 고양 일산서구. 젊은 층이 많이 살지만 표심(票心)은 대체로 보수적이다. 최근 3차례 선거 모두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15대 때는 신한국당 이택석 의원, 17대와 18대 때는 (52) 새누리당 현 의원이 '집권'에 성공했다. 16대 때는 선거구 조정 관계로 일산서구에서 별도의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

천정배
4선의 중진인 김 의원은 이번 총선을 통해 5선에 도전한다. 장기집권(?)이 이어지다 보니 당 안팎에서 도전자가 줄을 잇는다. 새누리당에서는 (57) 전 경기도의회 의장, 김찬경(66) 전 한국농촌공사 지사장이 김 의원과의 '예선전'을 벼르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18대 때 의원에게 패했던 전 의원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의원과 전 의원은 18대 때 여성 현역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김 전 의원은 17대 때 비례대표를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비서관을 역임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현대백화점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형근(53) 고양노동포럼대표가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 신인답게 신선하다는 평을 듣는다.

'왕차관님' '장관님' 도전장
● 대구 중ㆍ남구

15대 총선 이후 대구 중ㆍ남구는 매번 새 얼굴을 배출했다. 중구와 남구가 분리됐던 15대 때는 박준규 이정무(이상 자유민주연합) 의원이, 16대 때는 백승홍 현승일 의원(이상 한나라당)이 배지를 달았다.

두 구가 통합돼 치러진 17대 때는 곽성문 의원, 18대 때는 배영식 의원(이상 한나라당)이 승자가 됐다. 이렇듯 총선 때마다 주인이 바뀌다 보니 현역인 배 의원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배 의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요인은 더 있다. 현정부에서 '왕차관'으로 통했던 (52)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지난달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신발끈을 단단히 조였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시달리고 있어 앞길이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병직(54) 한국경제인연합회 이사장, 전석홍(55) 세계로 선박금융 감사, 도건우(41)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만만치 않은 인사들이 새누리당 공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58) 전 환경부 장관은 무소속이지만 파괴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에서는 "이라면 누구와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경북고-서울대 치대를 나온 이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이 전 장관은 민주통합당의 입당 권유를 받고 있지만, 지역 정서상 무소속으로 나가는 게 승산이 더 높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장관은 남구에서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두 차례나 당선됐다.

김영선
그동안 총선을 준비했던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지난 9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돌았던 이주호(51)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정부의 '교통정리'에 따라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현미
진종설
박영준
이재용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