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책 기반 어디까지 왔나SK플래닛, 제작도구 '트레이드 올 북스' 공개… 블로그 글쓰는 것만큼 수월KT '올레펍' 이어 LG U+도 서비스 박차

두꺼운 원고 뭉치를 들고 출판사를 전전할 일이 없어진다. 두세 권짜리 장편소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PC 등에 담아 다니면서 언제든 볼 수 있다. 전자책으로 변신한 책 한 권의 용량은 몇 메가바이트(MB)에 불과하다. 전자책을 쉽게 만들고 읽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SK플래닛은 8일 쉽고 편리하게 전자책을 제작ㆍ판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전자책 제작도구 '트레이드 올 북스(Trade All Booksㆍwww.tradeallbooks.co.kr)'를 공개했다.

트레이드 올 북스를 통한 전자책 출간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쉽다. 회원가입 후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식으로 원고를 입력하고 카테고리ㆍ글꼴을 선택하면 된다. 웹사이트 기반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원고를 고칠 수 있으며, 표지디자인과 교정ㆍ교열은 참나무출판사ㆍ넥서스 등 국내6개 출판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완성된 전자책은 SK플래닛의 T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다. 작가는 저작권ㆍ출판권을 모두 갖게 되며, T스토어 매출액의 최대 70%를 인세로 지급받게 된다. 현재 출판시장에서는 책 출간을 원하는 작가의 95%가 종이책을 출간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서비스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게 SK플래닛 측의 설명이다. T스토어에 올려진 전자책들은 전자책 생태계를 키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책을 좀 더 쉽고 편하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의 '킨들' 같은 전자책 단말기가 독서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애플은 전자책 중에서도 전자교과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누구나 쉽게 전자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아이북스2'를 지난달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KT가 지난해 전자책 장터인 '올레e북', 직접 잡지를 만들어 공개할 수 있는 '올레펍'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LG유플러스도 'U+ 북마켓'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전자책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교보문고와 LG유플러스의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9억원 규모였던 국내 전자책 시장은 내년 1,198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기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ㆍ태블릿PC와 컴퓨터에서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교보문고ㆍ아이리버가 출시한 9만원대 전자책 단말기인 '스토리K'는 열흘 만에 '완판'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문제는 전자책 콘텐츠가 기대만큼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기작가의 신작이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동시 출간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자책을 사려고 해도 오래되거나 인기없는 콘텐츠들이 대부분인 것.

이에 대해 이하늬 로아컨설팅 선임연구원은 "출판사들 입장에서는 불법복제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며 "전자책 출판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