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사조 '순창 브랜드' 논란사조, 순창궁 브랜드 내놓자대상 "명칭·디자인 모방"사조해표에 법적 대응 검토

사조해표가 '순창궁'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순창고추장'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상 청정원과고추장 브랜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통적으로 CJ제일제당 해찬들과 대상 청정원 양강 구도였던 고추장 시장에 사조해표가 새로 뛰어들면서 대상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자 대상이 발끈하고 나선 것.

고추장 시장은 지난 2010년만 해도 해찬들이 47.6%, 청정원이 44.5%였고 사조해표는 '사조마을'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사조해표가 지난해 2월 사조마을을 대신하는 새 브랜드로 '순창궁'을 출시한 이후 해찬들은 오히려 50.3%로 점유율이 높아진데 비해 청정원은 39.6%로 급락했고 사조해표가 2.6%를 차지했다.

이 같은 시장 판도변화에 대해 대상은 사조해표가 순창이라는 브랜드로 따라하기 전략을 펴면서 대상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순창이라는 이름과 유사하고 용기마저 흡사한 '순창궁'과 '순창고추장'을 혼동한 결과라는 것. 이에 따라 대상은 사조해표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대상 관계자는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의 지명을 사용한 청정원의 순창을 사조해표가 순창궁이라는 유사한 명칭으로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조해표 관계자는 "순창은 지역 고유명사로 사조해표는 순창 지명 사용에 대해 순창군의 허가를 받고 상표권을 출원했다. 사조해표도 순창 지역에 고추장 생산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순창궁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용기 디자인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해 8월 대상은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사진)'을 출시하며 용기 뚜껑을 황금색으로 교체했다. 그러자 3개월 후 사조해표는 '발아현미 고추장(사진)'을 내놓으면서 공교롭게도 대상 제품의 용기와 동일한 색깔을 사용했다. 그러자 대상 관계자는 "사조해표의 '카피'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사조해표 관계자는 "발아현미 고추장의 용기 제작업체와 용기 색상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시기는 2011년 4월이고 대상의 제품이 출시된 시기는 2011년 8월"이라며 "제품 출시 계획은 미리 정해져 있었는데 출시가 늦어지다 보니 모방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조해표의 고추장 시장점유율은 월별 기준으로 한때 5%선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대상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식품업계의 '1등 상품 따라하기'는 어제 오늘의 현상은 아니다. 최근 팔도의 꼬꼬면이 인기를 끌자 농심, 삼양 등 다른 업체들이 앞다퉈 하얀국물 라면을 출시했다. 2005년에는 남양유업의 요구르트 '불가리스'가 인기를 끌자 매일유업이 '불가리아'를 출시했다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