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최근 수입 급증… "배추보다 더 문제… 초민감 품목 포함해야" 여론

식탁에 빠짐없이 오르는 김치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중국산 김치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중 FTA 협상 때 김치도 초민감 품목에 넣어 수입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고추 마늘 양파 배추 등 주요 농수산식품은 모두 양허 제외하고 향후 수입도 최대한 자제한다는 입장이지만 FTA 체결로 김치관세가 낮아질 경우 이 같은 조치는 소용이 없게 된다. 농가에서는 "중국산 배추보다 김치가 더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산 김치 수입 늘면 도루묵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23만톤으로 전년 대비 3만8,000톤이나 늘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고추 값 등이 올라 국내 업자들이 중국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 국내로 수출한 규모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중 FTA로 김치 수입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산 김치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20%. 관세를 감안해도 중국산 김치가 국내산보다 싸다.

10㎏ 기준으로 인터넷 쇼핑몰인 G마켓에서 국내산 김치는 1만7,000원~2만원 안팎이지만 중국산은 1만3,000원 전후면 살 수 있다. FTA에 따라 김치 관세율이 낮아지면 식당을 중심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중국산 김치 수입증가는 국내 농가에 직격탄이다. 김치 수입이 늘면 일차적으로 배추농가가 피해를 입는다. 중국에서 만든 김치여서 현지 배추를 쓰기 때문이다. 파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치를 만들 때 필요한 고추ㆍ마늘 등 양념류도 같은 방식으로 국내 농가가 손해를 보게 된다. 중국과의 FTA 협상시 김치도 초민감 품목에 넣지 않으면 농산물에 대한 양허 제외를 받아도 별다른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식당의 원산지 표시단속을 강화하면 중국산 김치소비량이 줄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가공식품도 들여다봐야

농식품부는 오는 2015년까지 배추ㆍ무 등 채소류에 대해 농협이 50%를 계약재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배추 등은 수입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따라서 한중 FTA시 가공식품인 김치 등에 대한 관세인하 정도에 따라 중국산 농산물 수입은 감소하는데 김치 수입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김치소비량은 123만8,000톤으로 금액으로는 무려 2조3,321억원에 달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치에 대한 별다른 조치 없이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협상 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