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으로 치닫는 MBC파업방문진과 대화 사실상 결렬김재철 사장 카드의혹 추적재력의 재일 女무용가관련일본서 행적도 샅샅이 조사

MBC 노조 파업 이후 처음으로 여의도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김재철 사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에서 나와 사장실로 향하고 있다.
MBC 노동조합 총파업이 53일째를 맞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최근 방문진 이사장과의 대화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김재철 MBC 사장을 공격하기 위해 추가 폭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지난 22일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방문진은 MBC 대주주로 관리, 감독 권한을 갖고 있어 면담 직전까지만 해도 노조는 이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노조는 면담 후 "방문진은 사태 해결 의지는커녕 MBC 파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MB정권, 김재철 사장과 전혀 다르지 않음이 재확인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오늘 면담에서 김재우 이사장은 그동안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이뤄진 불공정 보도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면서 MBC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조합이 조속히 복귀할 것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노조 초강경책 모색 중

김 사장의 강공에 맞서온 노조는 방문진과의 대화까지 풀리지 않자 "더 강한 대응카드를 꺼내 들 때"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대화로 갈등을 풀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판단에서다.

방송가에서는 노조가 조만간 또 다른 폭탄을 꺼내 들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노조는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한 데 이어 김 사장이 이동관(55)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자주 만났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퇴진하지 않고 버티면서 노조원을 고소고발하고 재산을 가압류하는 등 끊임없이 노조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가 더 센 폭탄을 꺼내들 조짐"이라며 "노조는 최근 김 사장의 사생활 폭로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우리도 노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집중 추적하면서 사용처 중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MBC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파일에 따르면 노조는 김 사장의 일본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사장의 일본 행적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여러 소문들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김 사장 사생활 어디까지?

노조는 김사장 사생활에 대해 추적한 내용을 조만간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MBC 도쿄지국 설립과 관련해 예산 등 자금 흐름을 노조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김 사장이 이 일 때문에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다녔는데, 지국 설립 과정에서 노조가 의혹을 제기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노조가 김 사장의 일본 행적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조가 유독 김 사장의 일본 행적을 캐는 이유가 뭘까? 노조는 일단 일본에서 김 사장의 활동을 돕는 한 여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여성은 50대 중반의 J씨로, 일본에서 상당한 재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가 일본에서 쓴 김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뽑아 동선을 추적했더니, J씨의 동선과 일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도대체 J씨가 어떤 인물이기에, 노조가 그렇게 매달릴까? J씨는 유명한 재일무용가라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과 J씨는 알고 지낸 지가 10여 년 전부터 라고 한다. MBC 내부 행사 때에도 김 사장이 J씨를 불러 공연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J씨가 MBC 도쿄지국 설립에 관여했다는 소문이다. 일본 내에서 J씨와 연결된 친인척이 MBC 도쿄지국 설립에 자본을 투자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친인척은 일본에서 빠징코를 운영해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국에 투자하기는 부적절한 돈인 셈이다.

노조는 김 사장이 일본에서 J씨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도쿄지국 설립에 J씨의 친인척이 어떻게 투자를 하게 됐는지 등을 캐내 '제대로 뉴스'를 통해 폭로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앞서 김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법인카드를 7억 원 가량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명품과 귀금속 구입에 1,300만 원 사용하고, 국내 호텔 188건에 1억5,000만 원, 법인카드 2억2,000만 원 중 휴일에 사용한 5,300만원, 해외출장 때 면세품 구입비 1,700만 원 등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정당한 법인카드 사용이었다며 노조를 상대로 명예훼손등의 혐의 고발 조치했다. MBC 한 관계자는 "노조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 조심했던 김 사장도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판단해 강경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인격 훼손" 노조 간부 4명 고소
MBC는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김재철 사장 명의로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이모 국장, 김모 국장, 김모 보도국 기자 등 노조 간부 4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사장은 총파업 특보와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김 사장의 사회적 명성과 인격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지난 2월 21일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는 보도에서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김 사장의 모습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또 김 사장이 일본 한 호텔의 피부 관리샵에서 법인카드로 고가의 마사지를 받았다고도 폭로하기도 했다.



윤지환 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