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정치적 심장인 호남은 이번 선거에서도 큰 '이변'은 없을 듯 하다. 광주를 포함한 전남과 전북의 총 선거구는 30개로 야권은 내심 '독식'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민주통합당 울타리를 벗어나 무소속으로 나선 몇몇 후보들과 "노란 땅에서 파란 새싹 하나 틔워달라"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등은 다크호스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광주 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세가 약한 전북에서는 일부 새누리당 후보들과 민주통합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을 넘어 '반란'까지 꿈꾸고 있다.

전직 동장의 투신자살 사건으로 얼룩진 광주 동구는 민주통합당의 무공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박주선 현 의원, 양형일 전 의원, 이병훈 무소속 후보, 김관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무원칙 공천'으로 얼룩졌던 광주 서 갑도 접전지역이다.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은 박혜자 후보를 비롯해 성용재 새누리당 후보, 조영택 송갑석 정용화 무소속 후보가 한치의 양보 없는 혈투를 거듭하고 있다.

최대 관심 지역은 광주 서 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올랐던 이정현 후보가 끝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를 단일 후보로 공천했다. 민주통합당은 서 을을 경합 지역으로 분석했다.

전주 완산 갑도 제법 흥미로운 곳이다. 김윤덕 민주통합당 후보를 둘러싸고 최범서 새누리당 후보, 신건 무소속 후보의 '협공'이 매섭다.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신 후보는 18대 때 이곳에서 당선됐으나 이번에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진보신당 소속의 염경석 후보와 전주지검 검사 출신인 김광삼 무소속 후보도 강자들 틈바구니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주 완산 을은 '전북의 광주 서 을'이다.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나온 정운천 후보(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가 민주통합당의 이상직 후보에 맞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이광철 전 의원은 통합진보당 명찰로 출마했다. 양당 모두 완산 을을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정읍시장을 지낸 유성엽 후보(현 의원)는 정읍에서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격했다. 유 후보는 18대 때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통합당 점퍼를 입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장기철 후보, 새누리당에서는 김항술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통합당은 이곳을 경합 열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익산 을도 흥미롭다. 민주통합당 내 예선에서 조배숙 3선 의원을 잡은 전정희 후보에 맞서 조 의원, 김주성 새누리당 후보, 무소속 최재승 후보(전 의원) 등이 선전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그러나 전 후보의 우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순천 곡성과 나주 화순에서 이변 가능성이 있다. 순천 곡성에서는 현역인 김선동 통합진보당 후보와 순천시장 출신인 노관규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닥뜨렸다.

김 후보는 지난해 4ㆍ27 재ㆍ보궐선거 때 야권 단일 후보로 금배지를 달았다. 두 후보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에서는 경합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나주 화순에서는 배기운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최인기 현 민주통합당 의원 간의 힘겨루기가 볼만하다. 공천이 배 전 의원에게 돌아가자 최 의원은 당을 뛰쳐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민주통합당은 이곳을 경합 열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제주, 민주당이 또 독식할까

지난 18대 때 민주통합당은 제주에서 만세를 불렀다. 민주통합당은 제주 갑과 을, 서귀포에서 모두 승리하며 제주를 노란색으로 물들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달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5선을 자랑하는 현경대 전 의원을 제주 갑에 투입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 현 후보는 이곳에서 강창일 민주통합당 후보(재선 의원)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양당 모두 제주 갑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채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제주 을은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곳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부상일 후보를 공천했으나, 부 후보의 부인이 금품 제공 혐의에 휘말리는 바람에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결국 당은 부 후보의 공천을 철회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이 3선을 선언한 가운데 강정희 자유선진당 후보와 전우홍 진보신당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강력한 도전자였던 부 후보가 낙마한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우세를 장담하고 있다.

서귀포에서는 김재윤 민주통합당 후보의 3선 등정이 관심사다. 당은 김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강지용 새누리당 후보와 문대림 무소속 후보의 도전이 워낙 거센 만큼,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