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울산시 북구 상안동 쌍용 아진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열린 새누리당 합동 유세에서 운동원들이 박대동후보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은 역대 총선에서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여야 거대 정당과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당까지 더해져 대체로 '삼국지' 양상을 보인 곳이 충청이다.

오는 11일에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이 같은 혼전 양상이 더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는 세종특별자치시 선거구까지 신설됨에 따라 여야 모두 충청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 당의 판세 분석을 종합해 보면 충청권 총 25개 의석 중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10석 정도, 자유선진당이 5, 6석(이상 경합 우세 지역 포함)을 챙길 가능성이 있다. 18대 총선에서 대전 충남ㆍ북을 통틀어 단 1석에 그쳤던 새누리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6개 선거구가 있는 대전에서는 동구와 중구가 격전지로 꼽힌다. 동구에서는 이장우 새누리당 후보, 강래구 민주통합당 후보, 임영호 자유선진당 후보가 격돌했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은 경합 우세를, 민주통합당에서는 경합을 주장하고 있다.

중구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강창희 전 의원(5선)이, 민주통합당에서는 이서령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자유선진당에서는 권선택 현 의원이 출격했다. 새누리당은 우세를, 민주통합당과 자유선진당은 경합 열세 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청주 상당, 청주 흥덕 갑, 보은 옥천 영동이 대표적인 격전지다. 상당에는 전직 각료 출신인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와 홍재형 민주통합당 의원, 전직 언론인인 김종천 자유선진당 후보가 출마했다. 정 후보가 줄곧 리드하는 가운데 홍 후보와 김 후보의 추격이 거세다.

흥덕에서는 윤경식 새누리당 후보(전 의원), 오제세 민주통합당 의원, 최현호 자유선진당 후보가 맞붙었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에서는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오히려 낙승을 장담한다.

보은 옥천 영동도 아주 재미있는 곳이다. 박덕흠 새누리당 후보와 새누리당 출신의 심규철 무소속 후보(전 의원),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이재한 민주통합당 후보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근령씨까지 출마했다.

근령씨는 당초 자유선진당 간판을 원했으나 뜻대로 안 되자 무소속으로 나왔다. 자유선진당은 총선 후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이곳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전용학 새누리당 후보(전 의원)와 양승조 민주통합당 후보(현 의원)의 세번째 대결이 펼쳐진 천안 갑도 흥미진진하다. 새누리당에서는 경합 지역, 민주통합당에서는 경합 열세 지역으로 이곳을 분류했다. 강동복 후보를 낸 자유선진당은 근소한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

3당 모두 천안 을은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김호연 후보가 경합 속에서도 조금씩 앞서나간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완주 후보를 등판시킨 민주통합당과 박상돈 후보를 내보낸 자유선진당에서는 역전을 자신한다.

공주에서는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수현 민주통합당 후보의 각축전 속에 윤완중 자유선진당 후보의 추격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우열 판단을 유보하고 있고, 자유선진당은 경합 열세로 분석하고 있다.

논산 계룡 금산은 '맹주'인 이인제 자유선진당 후보가 텃밭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김종민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창원 새누리당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민주통합당과 자유선진당은 서로 우세를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열세이지만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여야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는 세종시에서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가 조금 앞서는 가운데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 신진 새누리당 후보는 역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세종시는 전체 246개 지역구 중 1곳에 불과하지만, 특별자치시라는 타이틀에다 첫 선거라는 상징성이 강한 곳이다.

강원, 전체가 접전지역

강원이 여당의 텃밭이란 말은 옛날이야기다. 민주통합당이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후보를 당선시킨 데 이어 지난해 4ㆍ27 보궐선거에서 최문순 후보에게 승리를 안김으로써 영역을 크게 넓혔다.

9개 선거구를 보유한 강원은 전체가 접전지역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강릉, 동해 삼척, 철원 화천 3곳을 우세 지역으로, 민주통합당에서는 원주 을과 속초 고성 양양 2곳만을 우세 지역으로 분석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곳은 춘천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검사 출신의 김진태 후보, 민주통합당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의 모임 회원인 안봉진 후보를 냈고,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허천 의원(재선)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양당 모두 세 후보의 힘겨루기가 팽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역과 전직 의원이 맞붙어 화제인 홍천 횡성은 박빙 지역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반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민주통합당 조일현 전 의원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선거를 며칠 앞두고는 경합 내지 역전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희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한 원주 갑도 한치 앞이 안 보인다. 김기선 후보는 강원도 정무부지사 출신이고, 김진희 후보는 강원도의원을 지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분석은 '경합'으로 일치한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