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야권 화제의 당선자들은 누구

김광진
손범규에 170표 최소표차 승리
이언주 여당 3선 거물의원 전재희 격파
남편 故김근태 대신 출마 승전보
이상규 이정희 대표 대신 출마 맹주 꺾어

지난 11일 막을 내린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권 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는 총 140개(민주통합당 127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알고 보면 당선자 140명 모두 크고 작은 사연이 없을 수 없다.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달 수 있는 게 금배지란 말도 있으니 말이다.

(30) 민주통합당 비례대표(10번)는 제19대 국회 최연소 당선자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 당선자는 19대 당선자 총 300명 중 최연소로, 최고령인 새누리당 강길부(69) 송광호(69) 의원의 막내아들뻘이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1954년 제3대 국회 때 김영삼 의원의 만 26세.

통합진보당 당선자는 최소 표차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경기 고향 덕양 갑에 출마한 심 당선자는 시종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를 단 170표 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심 당선자는 "덕양 갑은 전통적인 야당의 강세지역이 아니다. 또 진보와 그리 친숙하지도 않은 곳"이라며 감격을 이기지 못했다.

경기 광명 을에 출마한 이언주 민주통합당 후보는 여당의 거물인 전재희 3선 의원을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줄곧 앞섰지만 이 후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선거 기간 동안 이 후보는 남편의 헌신적인 외조로도 주목을 받았다.

심상정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의 서울 종로 당선도 화제다.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오른팔'인 홍사덕 의원의 거센 도전을 받았으나 예상외의 낙승을 거뒀다. 정 의원의 승리로 야권은 1998년 노무현 후보의 보궐선거 승리 이후 14년 만에 종로에서 승전가를 불렀다.

서울 도봉 갑에서 금배지를 단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눈물로 당선소감을 대신했다. 인 당선자는 민주화의 대부인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으로 남편 대신 출마해 승전고를 울렸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당선자도 감격이 두 배다. 서울 관악 을에서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 휘말렸던 이정희 당 공동대표를 대신해 출마한 이 당선자는 '맹주'인 김희철 무소속 후보(현역 의원),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를 어렵사리 따돌리고 승자가 됐다.

조경태 민주통합당 당선자도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 당선자는 17대 때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적지'인 부산 사하 을에서 배지를 달더니 이번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조 당선자의 부인은 지역구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통한다.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로 유명한 설훈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천 원미 을에서 새누리당 손숙미 의원(비례대표)을 꺾고 12년 만에 여의도에 복귀했다. 15, 16대 때 도봉 을에서 당선됐던 설 전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부천에 출마했고, 꿈에 그리던 배지를 거머쥐었다.

인재근
4년 전 경기 화성 을에 벼락 같이 출마했다 아깝게 낙선했던 민주통합당 후보는 5만7,004표를 얻어 차점자인 리출선 새누리당 후보(3만914표)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루탄 의원'으로 유명세를 탄 김선동 통합진보당 당선자는 전남 순천 곡성에서 시장 출신인 노관규 민주통합당 후보를 제압하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초 노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뚝심의 김 의원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민홍철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갑에서 한나라당 사무총장 출신인 김정권 새누리당 후보를 약 1,000표 차로 따돌렸다. 민 당선자는 경남 지역에서 민주통합당의 유일한 승자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성엽(전북 정읍)ㆍ박주선(광주 동구) 당선자도 화제다. 유 당선자는 전북 정읍에서만 무소속으로 두 번째 금배지를 달았다. 박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전직 동장의 투신 자살 사건으로 정계 은퇴 고비를 맞았으나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456표 차의 신승을 거뒀다.

'친노의 막후 실력자'인 이해찬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신설된 세종시에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누르고 원내에 복귀했다. 낙선한 심 대표는 지난 12일 "총선 패배의 책임을 느낀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원욱
차기 국회의장 새누리 ·· 3파전 예고

'젊은 피' 남경필·정병국 깜짝 발탁 가능성도

4ㆍ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차기 국회의장 후보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에서 배출되는 관례에 따라 새누리당은 제19대 국회 전ㆍ후반기 국회 수장을 맡게 됐다.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로는 당선자(대선 중구, 6선), 당선자(부산 중구 동구, 5선), 당선자(인천 연수구, 5선) 등이 있다.

강 당선자는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충청 출신인데다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의 후견인 임무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다. 다만, 대선주자, 당권에 이어 국회 권력까지 친박(친 박근혜)이 독점한다는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강창희
국회부의장 출신인 당선자와 원내대표로 활약했던 당선자도 국회의장 물망에 오른다. 정 당선자는 부의장 경험이, 황 당선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두루 원만한 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당의 '노쇠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젊은 국회의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럴 경우 5선이 되는 남경필 당선자(47ㆍ수원 병), 4선을 예약한 정병국(54ㆍ여주 양평 가평) 당선자 등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민주통합당에서는 이미경(은평 갑, 5선) 당선자, 문희상 당선자(의정부 갑, 5선), 정세균 당선자(종로, 5선) 등이 부의장에 오를 만하다. 문 당선자는 이미 부의장을 지냈고, 정 당선자는 대권 또는 당권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당선자가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정의화
황우여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