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동 본사
10대그룹의 임원들은 지난해 평균적으로 11억4,8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한국이 공민기업을 제외한 자산순위 상위 10대그룹 소속의 82개 상장계열사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그룹의 임원 연봉은 2010년의 8억4,000만원보다 36.7%나 올랐다.

10대그룹의 82개 상장계열사는 지난해 임원 총 267명(복수인원 포함)에게 총 3,063억9,8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2010년 275명의 임원에게 2,310억3,900만원을 지급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지급대상은 줄었지만 전체 연봉은 크게 늘어난 셈이다. 본 기사에서는 공시자료에 게재된 등기임원 중 사내이사만을 임원으로 상정했다.

1위 삼성, GS가 최하

10대그룹 중 임원 연봉이 가장 높았던 곳은 삼성이었다. 삼성 임원들은 평균적으로 지난해 19억4,400만원을 지급받았다. 삼성의 임원 연봉이 가장 높았던 데는 삼성전자가 기여한 바가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9억원의 연봉을 지급하며 10대그룹의 82개 상장계열사 중 유일한 100억대 임원 연봉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14개 삼성 계열사 중 3개사가 20억원 이상을, 5개사가 10억원 이상의 임원 연봉을 지급하며 평균을 끌어올렸다.

임원 연봉 2위는 한화가 차지했다. 한화는 지난해 17억7,4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하며 삼성을 1억7,000만원 차이로 바싹 추격했다. 한화는 총 3개의 계열사 중 2개사의 임원 연봉이 2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1년 11억9,200만원씩을 임원 연봉으로 지급한 SK가 한화의 뒤를 따랐다. SK는 총 15개 계열사 중 4개사가 30억원 이상의 임원 연봉을 기록했다. 삼성, 한화, SK를 비롯해 두산(10억4,000만원), 현대자동차(10억100만원) 등 총 5개 그룹이 2011년 임원 연봉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임원들 중 지난해 가장 적은 연봉을 받은 이들은 GS에 속한 임원들이었다. GS는 지난해 임원들에게 평균적으로 6억4,800만원의 연봉을 줬다. 1위인 삼성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7억6,400만원, 8억1,300만원을 임원 연봉으로 책정한 LG, 현대중공업이 뒤를 이었다.

2010년과 비교한 임원 연봉 인상률의 경우 일괄적으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2011년의 경우 82개 상장계열사 모두 사내ㆍ외이사의 평균 연봉을 따로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함께 평균을 낸 탓에 실제보다 임원 연봉이 크게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보통 1억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터라 일괄적으로 평균을 내면 임원 연봉을 거의 절반가량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사업보고서에 사내ㆍ외이사의 연봉을 총평균으로 기록한 곳은 82개 상장사 중 17개사다. SK와 삼성이 7개사, 4개사로 많고 현대자동차, GS, 두산이 각각 2개사씩이다.

17개 계열사의 2010년 사내ㆍ외이사의 총평균을 감안하고 임원 연봉의 인상률을 살펴보면 SK의 인상폭이 158.6%로 가장 크다. 총평균으로 계산된 계열사가 가장 많았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해석된다. SK 다음으로 임원 연봉 인상률이 높았던 곳은 두산이다. 두산 임원들은 지난해 2010년보다 84.4%나 오른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연봉 인상폭이 컸던 그룹은 롯데다. 특히 롯데는 총평균으로 계산된 계열사가 한 곳도 없음에도 불구, 44.8%의 임원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삼성(44.8%), 한진(21.8%) 등이 뒤를 이었다. 임원 연봉이 떨어진 그룹도 3곳이나 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3개 상장계열사의 임원 연봉이 모두 떨어지며 전체적으로 29.2%나 하락했다. 한화(-9.7%)와 LG(-8.4%)의 임원들도 2010년과 비교해 연봉이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억원 이상이 11개사

10대그룹의 82개 상장계열사 임원들 중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이들은 삼성전자 소속의 임원들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무려 109억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했다. 대표이사인 최지성 부회장을 포함, 3명의 임원 연봉으로만 326억9,000만원을 쓴 셈이다.

30억원 이상의 임원 연봉을 지급한 곳은 총 5개사다. 그중 35억3,800만원을 지급한 삼성SDI를 제외하면 4개사 모두가 SK 소속이다. SK이노베이션(46억4,700만원), SK텔레콤(34억7,800만원), (주)SK(33억1,200만원), SK C&C(32억8,200만원) 순이다.

10대그룹 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20억원이 넘는 곳도 5개사다. 삼성에 2개사(삼성물산 23억2,100만원, 삼성테크윈 23억3,000만원), 현대자동차에 1개사(현대자동차 21억원), 한화에 2개사(한화케미칼 28억4,900만원, (주)한화(21억2,800만원)가 속해 있다.

흥미로운 것은 1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그룹 내 1, 2위를 차지한 곳이 대부분 주력계열사이거나 지주회사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롯데쇼핑 등은 각 그룹 내에서 매출 수위를 다투는 계열사들이다. SK C&C, (주)LG, (주)GS, (주)한화, (주)두산 등은 그룹의 지주회사이거나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반면, 임원 연봉이 3억원 미만인 계열도 상당수다. 총 13개사 중 절반가량이 SK에 몰려있다. SK브로드밴드(1억4,900만원), 코원에너지서비스(1억5,300만원), 부산도시가스(2억6,200만원), SK커뮤니케이션즈(8천300만원), SKC솔믹스(2억2,700만원), 유비케어(1억2,200만원) 등이다. SK는 각각 30억원 이상과 3억원 미만의 임원 연봉을 지급하는 계열사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SK 다음으로 3억원 미만의 계열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롯데였다. 롯데칠성음료(2억4,300만원)와 롯데삼강(2억6,500만원)의 임원 연봉이 3억원 미만이다. 그룹의 평균 임원 연봉이 가장 높았던 삼성과 한화에서는 크레듀(1억2,000만원)와 한화타임월드(2억2,600만원)가 유일하게 3억원 미만의 계열사로 꼽혔다. 그밖에 현대자동차(현대글로비스 2억100만원)와 LG(지투알 2억7,800만원), GS(코스모신소재 2억1,100만원)도 각각 1개사씩 보유했다.

증감율 최고ㆍ최저 SK 계열사

2010년 사업보고서에 사내ㆍ외이사의 연봉을 총평균으로 기록한 17개사를 제외하고 100% 이상의 임원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총 8개사다. SK와 두산에 각각 두 곳씩 몰려있고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가 각각 하나씩 보유했다.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SK텔레콤이다. 2010년 10억5,800만원을 임원 연봉으로 지급했던 SK텔레콤은 지난해 34억7,8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인상률도 무려 228.7%나 된다. 임원 연봉 인상률 2위도 SK 계열사인 SK네트웍스가 차지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4억1,000만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 4억4,900만원을 지급했던 2010년 대비 212%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SK 계열사들을 제외하고 임원 연봉 인상폭이 가장 컸던 곳은 (주)두산이다. (주)두산의 임원들은 지난해 16억5,100만원을 지급받았다. 6억2,600만원을 받았던 2010년보다 163.7%나 오른 금액이다. LG상사(161.7%), 현대건설(136.5%)이 뒤를 이었다.

82개 상장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아예 깎인 곳도 21개사나 됐다. 그 중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그룹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상장계열사 세 곳(현대중공업 -46.7%, 현대종합상사 -19.2%, 현대미포조선 -7.6%)의 임원 연봉이 모두 하락했다.

10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 연봉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SK커뮤니케이션즈였다. 2010년 2억9,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SK커뮤니케이션즈 임원들은 지난해 72.1%가 깎인 8,300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다음은 LG디스플레이가 차지했다. 2010년 10억3,000만원을 임원들에게 지급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억1,500만원으로 크게 줄였다.

연봉 톱 총수 최태원 회장

10대그룹 총수들의 연봉은 그룹 내에서 아예 공개 자체를 꺼리는 '극비' 사항이다. 등기임원 명단에 올라 있는 총수들만 평균 임원 연봉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금액만 산출할 수 있다. 임원 연봉의 '평균치'이니만큼 그룹 총수에게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짐작할 수 있다.

주간한국이 상장계열사 및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비상장계열사를 포함해 추산해본 결과 10대그룹 총수 중 등기임원에 올라있지 않은 2명을 제외한 8명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은 대략 50억9,9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 회장이다. 최 회장은 (주)SK(33억1,200만원), SK C&C(32억8,200만원), SK이노베이션(46억4,700만원)에서 총 112억4,100만원을 지급받았다. 2위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차지했다. 김 회장은 상장계열사 2개사(한화 21억2,800만원, 한화케미칼 28억4,900만원)와 비상장계열사 3개사(한화건설 7억8,500만원 한화엘앤씨 14억1,500만원, 한화갤러리아 14억700만원)에서 총 85억8,4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54억3,000만원)과 신동빈 롯데 회장(41억7,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아예 등기임원에 올라 있지 않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10대그룹 총수는 구본무 LG 회장이다. 구 회장은 (주)LG와 서브원에서 각각 16억8,200만원, 8억9,600만원씩 총 25억7,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1위인 최 회장의 1/4이 채 되지 않는 액수다.

직원 연봉킹은 8900만원의 현대차

8400만원 기아차·8300만원 현대모비스 순… 2957만원 SKC 솔믹스 '꼴찌'

1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임원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이 삼성전자였다면 직원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10대그룹의 상장계열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1, 2,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4, 5위는 삼성그룹이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직원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8,900만원을 받는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2010년과 비교해 11.2% 증가한 수치다. 이어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8,400만원, 8,300만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원 연봉 순위 1, 2, 3위를 독식한 셈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직원 연봉이 8,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전자는 2010년보다 10.2% 감소한 7,760만원으로 나타났다. 삼성 계열사 중 가장 연봉이 적은 계열사는 호텔신라였다. 호텔신라의 직원 연봉은 전년대비 13.9% 감소한 3,8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이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곳은 현대중공업(7,830만원), 호남석유화학(7,339만원), LG전자(7,100만원) 등이었다. 반면, 10대그룹 중 직원 연봉이 가장 적은 곳은 SK그룹 소속인 SKC 솔믹스로 2,957만원이었다.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유비케어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각각 3,060만원, 3,072만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1년 간 직원 연봉 인상률이 가장 높은 회사는 GS리테일로 2010년에 비해 무려 40.8%나 증가한 4,200만원을 기록했다. 다음은 35.7%의 인상률을 보인 두산건설이 차지했으며 SKC솔믹스(33.9%), 롯데제과(33.6%), 한진해운홀딩스(33.2%), 삼성테크윈(28%) 등이 뒤따랐다.

한편, 현대자동차가 가장 높은 직원연봉을 받았다는 내용이 공개되자 현대자동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회사 측 왜 이러시나?'라는 내용의 반박글이 올라왔다. 회사 측이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조원들의 임금을 부풀려 외부에 알리는 바람에 '귀족노동자'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내용이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반박글을 통해 공개한 2011년 기준 평균 연령 43.8세, 평균 근속 18.8년 조합원의 월 기본급은 180만원이었고 잔업과 특근수당이 포함된 통상임금 221만원과 정기 상여금 155만원을 포함한 376만원이 월 평균임금이었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4,500여만원에 불과하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