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올림픽 모바일 마케팅 열전제조-서비스 경쟁 치열… 포털 일찌감치 TF팀 꾸려삼성전자 효과 극대화 위해 갤럭시 S3 출시 늦춰LG도 간접마케팅 준비

런던올림픽 마케팅 열전

제30회 런던올림픽 개막이 세 달 앞으로 다가왔다. 런던올림픽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된이후 처음 열리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올림픽과 만나면 길거리에서 올림픽 경기를 보고 SNS로 선수진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풍경도 연출된다.

태극전사를 비롯한 각국 국가대표들이 금메달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칠 때 스마트폰 제작자와 통신사도 마케팅 경쟁을 펼친다. 포춘코리아 최근호는 런던올림픽이 '모바일 제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내외 주요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특집 기사를 마련했다.

모바일 올림픽 성화

올림픽은 세계 인구 3분의 2를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세계 최대 스포츠 제전. 2008년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경기는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튜브 계정에 오른 올림픽 경기 동영상은 조회 수가 무려 1,650만 건이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김승윤 연구원은 "올림픽이 LTE를 알리는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4세대 통신(LTE)은 3세대 통신보다 약 5배 빠르다. 동영상을 볼 때 진가가 나타나는 만큼 런던올림픽은 모바일 동영상 시대를 활짝 열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원은 "이동통신 1세대가 음성통화, 2세대가 문자서비스, 3세대가 인터넷 시대를 의미한다면 4세대 LTE는 대용량 동영상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는 LTE 가입자를 모으느라 바쁘다.

스마트폰 스포츠 중계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부터 시작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은 남아공 월드컵을 모바일 생중계했었다. 당시 월드컵 생중계 누적 접속자는 340만명. 이 가운데 46%인 157만명이 스마트폰으로 월드컵을 시청했다. 다음 올림픽 마케팅팀 강현구씨는 "월드컵 인터넷 생중계는 모바일이 PC의 보완적 역할을 벗어나 웹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은 한국에 스마트폰이 보급된 해. 당시 스마트폰 보급률은 5%에 그쳤지만 지금은 44.5%(2,257만명)까지 급증했다. 경제활동 인구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일찌감치 2월부터 런던올림픽 마케팅TF팀을 꾸렸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프로야구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퇴근이 늦은 스마트폰 사용자는 귀갓길에 프로야구를 시청했다.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는 이는 2만명 이상이었고, 프로야구 한 경기를 보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약 700Mb였다. 시청자가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리자 네이버는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한했다.

네트워크 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은 세계 최초의 모바일 디지털 올림픽이 될 것이다." 런던올림픽 공식 네트워크 파트너 시스코 한국지사 이영미 이사는 "시스코가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는 취재진과 관중 80만명 이상이 모일 걸로 예상된다. 이들이 사용할 스마트폰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 이사는 "진정한 모바일 올림픽이 되기 위해서는 경기장의 희로애락을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통해서든 동시다발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던올림픽에서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트래픽 관리와 콘텐츠 전송 기술이 필요하다. 시스코는 관중이 경기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중계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관중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치킨과 맥주를 주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시스코는 보안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해킹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시스코는 단순한 트래픽 부하 문제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가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가속화를 돕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업체 아카마이는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아니지만 영국 BBC 등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동영상 전송에 강점이 있는 아카마이는 온라인 동영상을 웹과 모바일 기기에 맞게 최적화시켜 끊김 없이 영상이 전송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카마이코리아 김선아 마케팅 부장은 "기존 방송사와 미디어, 포털, 모바일 업계를 비롯해 스마트폰과 TV제조업체 모두 다가오는 런던 올림픽을 통해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올림픽

그동안 올림픽은 TV 산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릇을 해왔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더 크고 선명한 TV는 날개가 돋친 듯 팔렸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브라운관부터 평면TV, PDP TV, LCD TV, HD TV, 3D TV 등 신제품이 쏟아졌다. 런던올림픽에선 TV와 더불어 LTE용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보급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황성수 상무는 "올림픽 무선통신기술 분야 공식 후원사로서 삼성전자는 올림픽 마케팅 활동을 통해 스포츠 팬들에게 삼성의 첨단 무선 기술력을 널리 알리겠다"면서 "삼성전자의 기술을 통해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9,400만대를 제작했다. 시장 점유율은 19.1%로 애플, 노키아, 림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휴대전화 시장 1위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포춘코리아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삼성전자가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2007년 말 점유율 11.5%였으나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21.2%까지 끌어올렸다. 황성수 전무는 "런던올림픽 역시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삼성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제고하고 판매 증진에도 기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 S3 출시가 5월로 늦춰진 것도 런던올림픽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있다. 올림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출시하는 게 낫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갤럭시 S3를 마음껏 홍보해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스마트폰 시장 후발주자인 LG전자도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LG전자는 간접 마케팅을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린다. LG전자 정도현 부사장은 "올해 스마트폰을 최대 3,500만 대까지 판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가 판매한 스마트폰 2,200만대보다 60% 가량 많은 수치. LTE용 스마트폰을 발 빠르게 개발한 LG전자는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부사장은 "지난 1년간 수익성이 낮은 피처폰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스마트폰, 특히 고가인 LTE폰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바꾼 결과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개발이 늦어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에서 밀려난 LG전자는 LTE용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명가 재건을 꿈꾼다. LG전자는 외국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포춘코리아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80 만대를 판매하며 HTC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전 분기 12.5%였던 점유율은 20%로 늘어나며 주요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LG전자의 수익성은 2분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7월 런던올림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스마트TV 같은 프리미엄급 모델 판매의 급증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울었던 LG전자가 스마트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셈이다. 이제 올림픽은 더 이상 TV만의 시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경쟁 무대다.

마케팅 올림픽

제일기획은 해마다 국내 광고시장 규모를 조사한다. 올해부터는 모바일 광고를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제일기획 황학익 미디어디자인 팀장은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릅니다. 2010년 5억 원에 불과했던 모바일 광고비가 지난해 6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에 대한 각종 기사와 사진, 동영상을 접할 테니 모바일 광고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올림픽 특수 때문에 올해 광고 시장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포춘코리아는 모바일 광고의 최대 시장은 미국이고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도 미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모바일 광고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미국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가 2010년7억6,95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억5,000만 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성장율이 100%에 가깝다. 이마케터는 올해 모바일 광고시장이 이보다 80% 성장한 26억 1,000만 달러에 이를 걸로 예상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강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최근 마케팅 대행사인 '레이저피시'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 광고 사업을 준비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말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 사업에 착수할 거라고 예측했다.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람은 4억명 이상. 이마케터는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 사업을 시작하면 지금보다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광고 시장 최강자는 누가 뭐래도 구글이다. 모바일 검색광고 시장에서 구글은 95%를 장악하고 있고,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에서도 1위(24.8%)다. 시장조사업체 코웬은 지난해 구글 모바일 광고 매출이 25억 달러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구글의 모바일 광고 매출이 58억 달러로 급증할 걸로 보인다. 구글 전체 매출 가운데 10%가 넘는 돈을 모바일 광고에서 벌어들이게 된다는 얘기다.

국내에선 다음와 NHN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NHN은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 그러나 다음은 모바일에서만큼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다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아담'은 지난 2월 기준 월간 페이지뷰 150억 건을 돌파하며 국내 1위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NHN은 다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NHN 관계자는 올해 모바일 광고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제일기획이 전망한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로 볼 때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음과 NHN이 양분하는 모바일 광고시장에 최근 구글코리아가 도전장을 던졌다. 페이스북은 아직까진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그들이 움직이면 국내 광고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여러 나라에서 생활상을 바꾸고 있는 만큼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새롭고 다양한 모바일 마케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NHN도 인터넷과 모바일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포출코리아가 인터넷 포털과 통신사에 올림픽 마케팅에 대해 물었지만 스마트폰 관련 업체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대부분 올림픽 개막이 아직 멀었다거나 예전 올림픽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만 대답했다.

런던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업체 사이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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