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 잇따라 전자랜드 매수로 선회"하이마트 가격 염두 고도의 전략적 포석" 관측전자랜드 가격 부담 없어 동시 인수 가능성도

하이마트 본사
대표이사 배임ㆍ횡령으로 중단됐던 하이마트 매각작업이 다시 시작됐지만 전자랜드 변수가 돌출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최근 잇따라 전자랜드 인수 쪽으로 선회했다. 롯데쇼핑은 이날 "전자랜드 인수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인수의사도 밝힌 바 있다.

신세계에서 지난해 5월 인적분할된 이마트 역시 "전자랜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와 이마트가 하이마트 인수의향서(LOI) 제출(14일)을 앞두고 전자랜드 인수 추진 사실을 밝힌 것은 전략적 목적으로 풀이된다. 전자랜드 카드를 내세움으로써 하이마트 가격 산정 때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에 하나 하이마트 인수전에 실패하더라도 전자랜드를 손에 넣으면 되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전을 앞두고 롯데와 이마트가 전자랜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나 이마트가 하이마트ㆍ전자랜드를 동시에 인수하는 데는 부담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두 개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롯데나 이마트가 전자랜드 인수전에 손을 담갔다가 괜찮다는 판단이 서면 하이마트와 함께 인수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유통망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며 "전자랜드가 하이마트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저조한데 경영 측면만 보강하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망 확보 차원에서 두 개 매물을 동시에 인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에 비해 전자랜드 인수가격이 현격히 낮아 부담이 없는데다 두 회사의 점포가 겹치는 곳도 많지 않아 둘 다 인수해도 시너지효과가 반감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14일로 예정된 하이마트 인수의향서 제출 결과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인수를 공식화했고 이마트는 전자랜드 인수의사만 밝혔을 뿐 하이마트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않고 있다.

이마트가 롯데쇼핑과 함께 뛰어들 경우 하이마트 매각은 롯데와 신세계(이마트)간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가 될 수 있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마트가 전자랜드 인수에 올인할 경우 하이마트 인수전은 흥행이 다소 부진할 수 있다. 지난 2월 하이마트 매각 시 거론됐던 홈플러스와 GS가 인수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이마트마저 물러설 경우 롯데쇼핑과 2, 3개 사모펀드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IB관계자는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마트는 전자랜드를 싸게 인수해 볼륨을 키워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유통업체의 경우 각종 규제에 따른 성장정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 인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롯데·GS리테일 등 5파전
교원과 사모펀드 MBK·칼라일도 가세
경쟁 심하면 매각대금 1조3천억 갈수도


김홍길기자


웅진코웨이 인수 경쟁이 롯데와 GS리테일ㆍ교원 등 국내 기업과 MBKㆍ칼라일 등 국내외 사모펀드 등의 5파전으로 압축됐다. 지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예비입찰제안서(LOI) 제출마감 결과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ㆍGS리테일ㆍ교원 등 3곳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웅진코웨이의 방문판매 조직을 흡수할 경우 롯데카드 등 금융 부문과 유통 부문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며 GS리테일도 유통사업을 하고 있어 방판조직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웅진코웨이 인수에 소극적이던 교원은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막판 인수전에 합류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모펀드들도 대거 뛰어들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이 크다 보니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국내외의 대표적 사모펀드들이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MBK가 뛰어들었고 미국계인 칼라일도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적극적이던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막판에 발을 뺐다. 한앤컴퍼니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규모는 8,000억원에 불과해 매각 예상금액에 훨씬 못 미치자 일찌감치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ㆍ중국계 가전업체들도 아시아시장 진출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이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해 웅진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게 IB 업계의 분석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8,244억원, 영업이익 2,332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9일 종가 기준 2조8,960억원이다. 매각지분은 웅진홀딩스와 윤석금 회장 자녀 지분 등을 포함해 30.9%로 시가기준 8,7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업계 통상수준인 20%로 감안해도 매각대금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인수경쟁이 격해질 경우 매각대금이 1조3,000억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웅진코웨이 매각자문사인 골드만삭스는 조만간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를 가리고 이달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