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사장과 LH가 2011년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1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사장이 사업 현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1년 정부 경영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점수를 받았다. 기관장 평가에서 A등급, 기관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음으로써 전년도에 비해 한 단계씩 상승했다.

특히 기관장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이지송 사장은 '뚝심 리더십'으로 LH 414개 신규 사업에 대한 합리적인 사업조정과 현장중심, 고객중심의 책임경영 체제 구축 등으로 LH 재무개선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아울러 LH는 통합 기관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융합을 이뤄냄으로써 과거 토공, 주공의 출신간 장벽을 허물고 노사화합을 이끌어 낸 점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LH는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 16%, 당기순이익 55%가 신장됐다. 아울러 금융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LH 별도과제인 재무건전성지표에서 사업계획조정 및 부채감소 노력이 고득점으로 이어졌다.

합리적 사업조정 단행

2009년 통합 전 양 공사에서는 물량 목표 위주의 정부정책사업을 수행하다 보니 사업성에 대한 경영마인드가 많이 부족했다. 이를 바꾸고 새로운 경영마인드로 환골탈태시키기 위해 내건 것이 이른바 '이지송식 개혁', 즉 '회사명만 빼고 다 바꾼다'였다.

이는 LH 경영정상화 방안의 핵심이다. 이사장은 재무, 사업, 인사, 조직, 기업문화, 청렴 등 기업경영의 모든 요소를 변화시키고 개혁했다. 특히 '선 재무-후 사업계획'의 기조 하에 LH의 414개 사업을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사업성 분석을 했다. 이것을 토대로 총 138개 신규사업지구 중 국민 피해와 갈등 최소화를 고려했다.

또 정부 정치권 지자체 협의 등 합리적 조정절차를 거쳐 54개 사업지구의 투자 취소, 84개 지구의 투자 이연 등 신규사업에 대한 사업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엄동설한에도 민원인과 함께 노숙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며, 한 달 넘게 매일 국회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이 사장은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정파간 이해를 초월한 대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이러한 노력 결과 2010년 16조원에 불과하던 판매 실적이 2011년에는 22조4,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11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6% 증가한 15조3,000억원, 당기순이익이 55% 신장된 7,905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지원 도출과 투명 경영

이 사장은 사업조정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사업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보금자리주택, 임대주택, 산업단지, 세종시, 혁신도시 등 5대 공익사업에 대한 정부손실보전의 법제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이 사장은 국민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과도한 정책사업 추진요구에 대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고, 대구세계육상선수권 개최 지원,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부지 조성, 평택미군기지 이전 1단계 사업 등 국가적 정책사업 추진을 적극 지원했다.

이 사장은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업추진체계 개편을 추진해 사업별 성과관리를 위한 구분회계시스템 도입 및 사업지구에 대한 책임자를 지정하는 사업실명제를 도입했다.

또한 고객감동을 위한 3S(Speed, Skill, Smile)운동 및 CS 전문가 양성, LH 콜센터 설치를 통한 고객중심의 경영을 실천하는 한편, 본사와 지역본부 내 지원부서 인력을 현장으로 배치하는 등 LH를 변화시켰다.

이 사장은 LH의 기업 문화도 바꿔 놓았다. 무신불립(無信不立ㆍ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의 원칙 아래 공사 관련 입찰 시 청렴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 결과 LH는 지난해 3년 연속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을 달성했으며, 출범 2년 만에 청렴도 최하위 기관에서 우수기관으로 발돋움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투명한 인사와 노사 화합

이 사장은 경영위기를 타개하고 생산성 높은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유사ㆍ중복 부서의 통폐합을 통해 6이사-3부문-45처실을 6이사-4부문-41처실로 개편해 4개 처와 실을 축소했다.

이와 함께 지역본부 내근 '부'단위 지원조직을 현행 152개 부에서 58개 부를 줄인 94개 부로 축소하는 대신, 현장중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현장 '개발사업단'을 현행 37개에서 62개 사업단으로 대폭 강화했다.

이렇게 확대된 현장 사업단에는 LH 전체인력의 57%인 3,750명을 고객서비스 제고와 현장의 생산성 강화를 위해 전진 배치시켰다. 또한, LH는 확대ㆍ재편ㆍ강화된 현장 사업단에 대폭적인 권한 이양과 함께 경영책임도 부여했다.

2009년 토공과 주공이 통합하여 LH로 새롭게 출범할 당시만 하더라도 상이한 기업문화로 인해 두 조직이 화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출범 3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이러한 우려는 점점 기우로 굳어가고 있다. 출범 당시 이 사장이 양 기관간의 벽 허물기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화합 행사와 워크숍을 개최하는 한편, 부서간 순환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본사와 지역본부, 사업본부간, 지역본부 내근과 현장간 순환 배치를 적극 시행했다.

또 이 사장 개인적으로는 현대엔지니어링 스톡옵션 130억원을 포기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영위기 타개에 동참하기 위해 노사의 구별 없이 LH 전임직원들이 SOC 공기업 최하위 수준의 임금에도 불구하고 임금 10%를 자진 반납했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