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른바 고시 3관왕 출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그런 것들은 과거에 이룬 작은 성과일 뿐"이라며"경륜은 부족하지만 발이 닳도록 뛰면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윤관식기자
김관영(43ㆍ전북 군산) 민주통합당 의원의 이름 석자 앞에는 늘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고시 3관왕'.

김 의원은 성균관대 2학년 때 제23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제36회 행정고시 재경직,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할 때는 제41회 사법시험에 붙었다. 김 의원은 그러나 "과거에 이뤘던 작은 성과일 뿐"이라며 몸을 낮춘다.

"많은 분들에게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되돌려드리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는 김 의원은 4ㆍ11 총선 전 당내 예선에서 '강호' 강봉균 전 의원을 누르고 본선티켓을 거머쥐었다.

김 의원은 "강 전 의원만큼 경륜은 없지만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다면 그만한 성과는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여의도에 입성하자마자 비상대책위원, 원내부대표,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 기획위원 등 막중한 감투를 쓴 김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정치인으로서 포부와 비전을 들어봤다.

-유명 로펌(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사실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시골에서 어렵게 자라면서 자수성가한 케이스라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늘 빚진 자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시골에 가면 지인들한테 '공익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그런 충고가 정치 참여의 계기가 됐다."

-4ㆍ11 총선 선거운동 기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거가 처음이다 보니 관리가 미숙했다. 그러나 어쨌든 법조인으로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매우 죄송스러운 일이다. 일이 잘 마무리돼서 의정을 활동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총선을 앞두고 선거 구민에게 자신의 저서 23권을 유권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김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국회에 입성했다. 그리고 입성과 동시에 비상대책위원,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 기획위원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당에서 내게 기대하는 부분은 크게 2가지일 것이다. 첫째, 40대 전문가로서 재경부에서 7년, 로펌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이라 균형감각과 문제 해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둘째,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에서 내가 최연소다. 정권 교체를 위해 20~40세대의 애환을 듣고, 그들의 마음을 얻어 우리 당 경선에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내 역할인 것 같다."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기획단을 꾸린 것은 본선 승리를 위한 것 아니겠나. 이기기 위해서는 가장 경쟁력 있고, 국민에게 사랑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 그런 후보를 뽑기 위해서는 공정한 제도와 룰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선 룰이 초미의 관심사이자 승부의 관건이다. 룰과 관련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나.

"세대별, 연령별 분포도를 고려한 선거인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총 100만명을 선거인단으로 구성한다면 20대, 30대, 40대, 50대 등 세대별로, 꼭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총선을 통해 전북지역 중진의원들이 많이 탈락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 의원이 앞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간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 기대를 받는다면 대단한 영광이다. 전북은 총선을 통해 총 11명의 의원 중 7명이 신인으로 바뀌었다. 그렇다 보니 연륜 부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부분들을 잘 극복해서 안정감을 줘야 한다. 안정감이라는 것은 결국 소통과 대안 마련이다. 강봉균 전 의원은 예산 확보에 많은 공을 세웠다. 강 전 의원만큼 연륜은 없지만 발이 닳도록 뛴다면 그만한 성과는 낼 것이다."

-공인회계사, 재경부 사무관, 로펌 변호사 등의 경제 관련 경력이 돋보인다. 국회에서는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지.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청년실업 해소와 경제민주화다. 로펌 변호사라는 게 기업의 자문 일을 하는 자리다. 기업 자문이라고 하면 대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 고객 중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다. 그분들에게 조언해주다 보면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대기업들의 횡포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요즘에는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시대의 화두인 것 같다. 김 의원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무엇인가.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러려면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고,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시키는 금산분리법의 강화, 대기업 업종 제한, 담합에 대한 엄격한 처벌 등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군산에도 숙원사업이 많다. 꼭 해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군산의 현안은 크게 세 가지인 것 같다. 첫째 일자리, 둘째 의료, 셋째 교육이다. 전북대병원의 분원을 유치하고, 특성화 교육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군산에서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안에 기업이 유치돼서 고용이 창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금귀월래(金歸月來)라는 말처럼 금요일 오후에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오전에 서울에 올라오고 있다. 군산에 내려가면 늘 현장을 돌아다닌다."

-여야 유력 주자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어떤 후보가 선출돼야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나.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그분과 각을 세울 수 있는, 다시 말해 캐릭터가 확연히 대비되는 인물이 좋을 것 같다. 그런 식으로 1대1 구도가 확립돼야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 우리 당 후보들은 대체로 박 전 위원장과 대비되는 색깔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정치를 시작했다. 유권자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정치를 시작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고, 대안과 비전은 많이 제시하되, 부정부패에는 연루되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소통을 위해 많이 만날 것이고, 거기서 들은 애로사항을 대안과 정책으로 만들어나가겠다. 깨끗한 정치는 기본이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