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교육 기회가 부족한 전라남도 읍면도서 지역 저소득층 중학생 300명을 초청해‘드림클래스 여름캠프’를 진행했다. 사진=삼성제공
서울대 재학생, 변호사들로 이루어진 강사진에게 배우는 영어ㆍ수학 수업에 음악회, 발레 공연 및 축구 경기 관람까지….

어려운 형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며 별다른 과외교육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 주최로 지난달 29일부터 3주간 진행 중인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이하 여름캠프) 얘기다. 전라남도 읍면 도서 지역 출신 중학생 300명이 여름캠프에 참가해 배움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교육 나눔

드림클래스는 '교육'을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정한 삼성이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직접적인 교육지원사업이다. 삼성은 지난 3월부터 학습의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육기회가 적은 저소득층 중학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해왔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ㆍ경기지역 15개 중학교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해왔다. 그 결과 참여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높아지는 등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판단돼 전국에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삼성은 교육분야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영ㆍ유아 대상의 어린이집 사업,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희망네트워크 사업, 고등학생을 겨냥한 열린장학금 등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정작 학습능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학생 시기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없었던 까닭에 이번에 드림클래스를 기획하게 됐다. 드림클래스 사업이 시작되며 삼성은 영ㆍ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교육을 제공하고 대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교육 사회공헌사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저소득층 중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된 드림클래스는 영어ㆍ수학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도 교습비 명목으로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 등록금 부담을 낮추고 봉사정신과 리더십을 기를 기회가 된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영어ㆍ수학은 물론 중학생들이 삶의 롤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 진학에 성공한 저소득층 출신 대학생들을 강사로 우선 선발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드림클래스는 중학생 거주지에 따라 맞춤형 모델로 기획,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 및 읍면 도서 소재의 학생들에게도 그 혜택을 골고루 돌아가게 했다.

전국 주요 대도시와 중소도시에서는 각각 주중학습과 주말학습 형태로 진행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읍면 도서 지역 중학생들에게는 방학캠프를 통해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미 지난 4개월간 시행된 대도시 중학생 대상 주중학습의 경우 전국 21개 주요 도시에서 약 5,000명이 교육을 받았으며 평균 출석률이 80%를 넘기는 등 일선 학교의 방과 후 학습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반응 또한 좋았다. 중소도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학습은 다음 달부터 시범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여름캠프 호응 좋아

지난달 29일부터 3주간 일정으로 진행 중인 여름캠프는 삼성이 야심차게 시작한 드림클래스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전라남도 읍면 도서 지역 출신 중학생 3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섬에 사는 중학생 31명을 포함해 고흥군 25명, 완도군 20명, 진도군 12명 등 총 160개 중학교에서 참가했다. 전남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도내 각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여름캠프에 선발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중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여름캠프의 장소가 서울대이고 재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름캠프 기간 동안 서울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60명의 멘토단이 중학생들의 생활 및 학습을 도왔다. 중학생 10명당 서울대 재학생 2명이 한 반이 되어 총 155시간의 영어ㆍ수학 수업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 참가한 멘토단 대부분이 중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서울대에 입학한 이들이라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중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의지가 가득했다고 전한다. 수업 내용은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가서 배울 2학기 과정에 대한 예습이 주를 이뤘다.

강사진에 대학생들만 포함된 것은 아니다. 삼성의 외국인 변호사 21명이 수업 사이사이에 포함된 원어민 영어회화 특강을 책임진 것이다. 사전에 중학교 영어 교사 등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은 변호사들은 짧은 특강시간 동안 학생들이 최대한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3명이 한 조를 이뤄 영어 골든벨 퀴즈를 진행한다거나 영어노래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중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준비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준비된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중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악가 박인수 서울대 명예교수 및 제자들의 음악회가 재능기부 형태로 이뤄졌고 국립발레단을 초청, 발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연을 관람했다. 프로축구 수원 블루윙스와 상주 상무의 K리그 경기를 보며 힘차게 응원에 참여한 것도 큰 호응을 받았다.

사교육 열풍이 강해지며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교육으로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사회적 약자층에 속한 학생들의 체념을 희망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