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격해 기선 잡자… 삼성 갤럭시노트2 이어모토로라·노키아 등 신제품 잇따라 발표LG·팬택도 이달말 출시

"애플 아이폰5(가칭) 나와라"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은 노키아 등 반(反)애플 연합군이 애플 '아이폰5'출시를 앞두고 신제품을 일제히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치열한 특허 소송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 애플 진영의 선제 공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다.

4일 IT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모토로라와 노키아는 5일 각각 구글 안드로이드와 MS 윈도 운영체제(0S)를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5.5인치 '갤럭시 노트2'를 공개한 데 이어 반 애플 진영이 줄줄이 신제품 발표에 나서는 것.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공동의 적인 애플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경쟁사들의) 신제품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오는 12일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모토로라는 뉴욕에서 행사를 열고 '드로이드 레이저 HD'를 공개한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S4'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됐으며 모토로라의 장기인 얇은 제품 두께는 물론 테두리(베젤)폭을 거의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용량 배터리로 사용 시간도 대폭 늘렸다.

노키아도 MS의 최신 모바일 OS인 '윈도8'이 탑재된 신형 윈도폰을 선보인다. 전작의 브랜드 네임인 '루미아'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 제품에 대해 "노키아와 MS 모두의 운명이 걸린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노키아와 MS는 신제품을 통해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대안 세력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마이클 워클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가 공개되기 전에 (시장의) 관심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노키아의 경우 신제품 출시는 아이폰5 보다 늦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는 앞서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아이폰5가 공개된 후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인다. LG전자와 팬택은 신제품의 언론 발표 일정을 추석 직전인 이달 마지막 주로 맞췄다. LG전자가 공개할 제품은 일명 회장님 폰으로 불리는 '옵티머스 G'. 이 제품은 LG그룹 계열사들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총 집결된 제품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하는데 선봉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G라는 제품의 이름도 위대한(Great), 글로벌(Global) 등의 뜻을 담고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한국에서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를 시작으로 연내 글로벌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한다.

팬택도 9월 말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팬택 관계자는 "제품 출시 시점 직전에 이벤트를 통해 판세 몰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5.3인치라는 디스플레이 크기 외에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가운데 박병엽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은 이전에 공개했던 제품에서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기능으로 주목 받았다. 베가 LTE에는 '동작 인식', 베가 레이서2는 '음성 인식' 기능을 담았다. 지난달 출시한 베가 S5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제로 베젤 기술로 한 손에 들어오는 5인치 대 화면을 실현했다.

반 애플 진영이 애플을 압도할지 여부는 신제품 경쟁력 못지 않게 아이폰5가 어떤 사양으로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는 대형 화면에다 LTE 통신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추세"라며 "애플 신제품이 4인치 미만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LTE 마저 지원하지 않을 경우 의외로 승부가 쉽게 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 LTE특허 1위 "기다려라 애플"


표준특허 819건 보유 세계 최다… 애플보다 2.5배 많아

황정원기자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세계 롱텀에볼루션(LTE) 표준특허를 2.5배나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특허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표준특허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술특허로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로열티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실제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특허관리회사(NPE)들은 표준특허를 전략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많은 로열티를 받고 있다.

특허청은 3일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의 올 상반기 신고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전년 누적 대비 20.6%(140건) 증가한 총 819건(12.7%)으로 LTE 표준특허 보유 세계 1위인 반면 애플은 318건(4.9%)으로 1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은 지난해까지 LTE 표준특허 선언이 한 건도 없다가 특허 매입 등을 통해 이번에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 특허 획득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385건(6.0%)로 7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팬택이 각각 60건(0.9%), 51건(0.8%)으로 18위와 19위를 차지했다. 2위인 특허관리회사 인터디지털은 780건(12.1%)을 보유, 언제든지 국내 기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됐다. 3위와 4위는 각각 퀄컴(687건, 10.6%)과 에릭슨(412건, 6.4%)이 차지했으며 화웨이는 전년 누적 대비 32.5%(98건) 증가한 402건(6.2%)을 기록, 5위로 상승했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애플, 중국 기업과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LTE 표준특허 318건은 ▲자사 보유 특허 44건 ▲2011년 노텔로부터 매입한 무선통신 분야 특허 중 214건 ▲프리스케일로부터 매입한 특허 중 56건 ▲기타 4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애플이 최대주주로 있는 NPE인 록스타비드코가 LTE 표준특허 116건을 소유하고 있어 실제 애플이 보유한 LTE 표준특허는 42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애플은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지적재산권 확보에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록스타비드코를 내세워 LTE뿐만 아니라 자사의 제품과 관련이 있는 다양한 특허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에 신규 LTE 표준특허 건수가 전년 누적 대비 21.4%(1,139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LTE어드밴스드가 4G 이동통신 규격으로 승인된 후 관련 기업에서 LTE 관련 특허를 ETSI에 대거 선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특허청은 18일 표준특허의 정책 방향 수립과 우리 기업들 간의 표준특허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국내 산학연을 중심으로 '표준특허 전략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