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Q 그룹 'BHC 상장 실패' 속사정은증권업계 "BBQ 해외 진출후 국내 일감 싹쓸이 편법" 실제BBQ 매출 제자리… BHC는 매년 100억대↑제너시스측 "사실무근"

제너시스BBQ그룹의 계열사이자 치킨브랜드 'BHC'를 운영하는 GNS BHC(이하 BHC)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표면적인 이유는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향후 성장지속성 등이다.

그런데, 증권계 일각에서 BBQ가 BHC에 일감을 몰아준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BBQ가 해외로 눈을 돌린 사이 BHC가 국내의 일감을 싹쓸이하는 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실제, 지난 몇 년간 BBQ의 실적은 머물러 있던 반면, BHC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몰아주기'를 통한 실적 부풀리기는 소규모 기업이 상장 전 관행적으로 이용하던 편법이라는 점에서 의혹에 무게가 실린다.

제너시스BBQ그룹은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수입성이 떨어진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해명에도 증권업계는 "해석하기에 따라 실적 몰아주기가 의심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 관심

제너시스BBQ그룹은 계열사인 BHC의 상장에 수년 전부터 적잖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2010년 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몇 차례에 걸친 합병 절차를 거쳐 지난해 4월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한 만큼 BHC의 상장을 적잖이 기대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거래소의 상장 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지난해 BHC는 그리고 GNS BHC는 지난해 매출액 813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하면서 외형상 요건을 갖췄다. 상장 규정상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외형조건은 매출액 5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넘어서면 된다.

윤형근 제너시스 회장도 상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윤 회장은 지난 9월 "심사를 통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0억원에서 300억원 정도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제너시스가 야심차게 추진한 상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팀은 지난 8일 코스닥 상장위원회를 열어 GNS BHC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상장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제너시스 관계자는 "탈락 원인은 일단 주관사에서 그룹 전체를 보지 않고 이번 심사대상인 자회사 BHC의 상장요건에만 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초의 프랜차이즈 기업의 직상장 사례인 만큼 타업체가 잇따라 상장에 나설 것이 우려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들쭉날쭉한 수익성 걸림돌

감독당국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성장성을 의심하는 가장 큰 이유로 치열한 경쟁을 꼽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총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약 100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는 2,4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점포수만 약 31만개에 달한다. 당연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프랜차이즈 업체는 수익이 들쭉날쭉해 이익의 계속성이라는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지분에 따라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대주주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단점이었다.

여기에 제너시스는 상장을 앞둔 BHC에 실적을 몰아줬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다른 법인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BBQ가 실적을 우회적으로 지원해 줬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이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증권업계 일각의 견해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회사가 상장하기 위해 IPO가 임박한 시점에 각 계열사 일감을 한 곳에 몰아줘 실적을 키우는 건 오래된 관행"이라며 "업종이 같은 BBQ가 BHC에 실적을 밀어줬다는 의혹이 심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BBQ는 2008년 1,7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2009년부터는 1,5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에도 1,5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반면, BHC의 경우 2008년 410억원에서 매년 100억 안팎으로 매출이 증가해 지난해 기준 81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런 의혹이 사실일 경우 문제가 적지 않다. 막상 상장에 성공해서 자금조달이 이뤄지면 실적 연속성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피해는 투자자들에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감독당국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상장 추진할 것"

제너시스BBQ그룹은 '실적 몰아주기'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BBQ는 세계 56개국에 3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해외진출을 추진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해명에도 증권계는 "해석에 따라 실적 몰아주기로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BBQ가 해외 진출을 한다는 명목으로 국내에서 눈을 돌린 사이 BHC가 국내 일감을 쓸어 담았다는 시각이다.

한편, 제너시스BBQ그룹은 BHC의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제너시스 관계자는 "국내 외식시장의 불황에도 꾸준히 성장해온 만큼 성장성 부분은 다시 소명할 여지가 많다"며 "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너시스BBQ그룹은 BHC 상장 이후 BBQ의 사업의 규모를 키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