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보호무역 패러다임4G LTE 특허 부족하자 자회사 록스타 끌어들여안드로이드 진영 압박 제3 특허괴물 만들어경쟁사 괴롭힐 가능성… 삼성 LG 등 대응 서둘러야

4G LTE 관련 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애플이 영국 신문에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 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영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 같은 사과문을 11월 2일자 데일리메일과 가디언에 각각 게재했다. 런던=연합뉴스
신흥 특허괴물 가운데 부상하고 있는 GBT(Golden Bridge Technology)는 최근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을 상대로 '3G'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의 소송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스마트폰을 둘러싼 특허소송은 3G 관련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4G LTE' 기술을 놓고 특허괴물과 기업, 그리고 기업과 기업 간 특허대전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플은 이런 가운데 자신의 숨은 특허괴물인 록스타비드코와 협력하며 예사롭지 않은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의 약점 4G LTE 특허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특허소송전을 확대하는 애플의 최대 약점은 차세대 통신인 4G LTE 특허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ㆍ모토로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같은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특허를 계속 매입했고 현재 꽤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4G LTE 특허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애플이 보유한 LTE 특허는 약 318여개로 알려져 있다. 800개 이상의 LTE 관련 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에 해당된다.

12일 미국 특허청 및 국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자사가 최대주주인 록스타비드코로부터 특허를 대거 넘겨 받아 자사의 특허로 확보했다. 록스타비드코는 애플 등이 노텔 특허를 매입하면서 설립한 지적재산(IP) 전문회사다. 애플이 5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애플의 숨은 특허괴물'로 불린다.

록스타비드코는 노텔의 특허를 인수하면서 적지 않은 규모의 LTE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노텔은 과거 휴대폰의 명가로 오래 전부터 차세대 모바일 기술을 개발해 특허로 확보해놓은 상태다. 결국 애플이 이번에 록스타비드코로부터 넘겨받은 특허는 LTE 관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애플이 록스타비드코로부터 양도 받았다고 신고한 건수는 총 74건이다. 하지만 이는 대표 특허로 이에 관련된 유사ㆍ연관 특허 등을 감안할 때 최소 수백 건 이상이 애플로 넘어갔을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록스타비드코는 6,000여건의 노텔 특허를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핵심 특허가 이번에 애플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관계자는 "특허 건수만 알 수 있을 뿐, 세부적으로 어떤 특허가 몇 건 넘어갔는지는 파악하기 힘들다"며 "애플의 이번 특허인수가 예사롭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특허소송 준비

애플이 이번에 록스타비드코 측으로부터 LTE 관련 특허를 넘겨받았을 경우 'LTE 특허규모'가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국내 한 전문가는 "LTE 특허분쟁이 이르면 내년부터 하나 둘 나타날 것"이라며 "아마도 그 첫 출발은 애플에서 시작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LTE 특허 확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가운데 숨은 특허괴물인 록스타비드코 역시 이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록스타비드코는 개인 발명가로부터 4G 특허를 사들이는 등 특허 매입활동에 나서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모 법무사는 "애플이 록스타비드코에 자금을 대고 록스타가 애플이 원하는 특허를 매입하는 등 양측 간 상호협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마디로 애플은 자사 외에도 록스타를 활용해 경쟁기업에 특허소송을 걸 수 있는 루트를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급성장하는 반면 애플이 다소 쇠퇴하면서 결국 애플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4G LTE 특허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4G LTE 소송 대비

일부에서는 애플과 록스타비드코가 제3의 특허괴물을 만들어 경쟁기업을 괴롭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4G LTE 특허소송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G 특허소송에서 우리 기업들은 인터디지털ㆍ아카시아리서치 등 특허괴물에 수십조원의 로열티를 갖다 바쳤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괴롭히듯 기업 간 분쟁에서도 우리 기업은 적잖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곧 벌어질 4G LTE 특허분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