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지도 공유 채팅플러스 등 기존 포털 서비스 끌어안아내년 PC용 카카오톡 공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모바일 포털 변신 선언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신규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고 모바일 포털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카카오톡은 전 세계 6,600만명 가입자를 발판으로 검색 서비스를 제외한 기존 포털업체의 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는 계획이어서 네이버, 다음이 주도하는 국내 포털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내년 1∙4분기 출시 예정인 신규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모바일 게임 서비스에서 얻은 자신감과 대규모 가입자를 앞세워 글로벌 모바일 포털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은 대표적인 서비스로 누구나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를 내걸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든 모든 콘텐츠는 제작자 본인이 가격을 매긴 뒤 카카오톡 내의 지인들과 공유가 가능하다. 카카오측은 해당 플랫폼에서 유해 콘텐츠 및 저작권 침해 콘텐츠가 생성될 경우 모니터링 요원을 통해 이를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채팅 서비스도 한층 보강

기존 카카오톡 채팅 서비스를 한층 보강한 '채팅플러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카오톡 이용자는 지도, 게임, 음악 등의 콘텐츠를 지인들과 대화 도중 바로 공유하거나 전송할 수 있다. 채팅을 통해 약속장소를 정하면 곧바로 해당 지도 앱으로 위치를 표시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스토리플러스'의 경우 사진저장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 소상공인들이 사진 및 홍보문구를 올릴 수 있게 해 마케팅 도구로 활용 가능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내년에는 기존 모바일용에 이어 PC용 카카오톡도 공개할 예정이다. PC 사용이 잦은 직장인 가입자를 공략해 더욱 가입자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PC용 카카오톡이 시장에 안착하면 현재 국내 PC용 메신저를 주도하는 SK컴즈의 '네이트온'과의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카카오는 각 부문별 사업 성과도 공개했다. 모바일 전자 상거래 서비스인 '선물하기'의 경우 20개월 만에 상품 수가 93개로 성장했고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는 '플러스 친구' 서비스는 입점도 21개에서 260여개로 늘었다. 특히 지난 9월 첫 흑자를 기록한 게임 사업 매출액이 지난달까지 누적 585억원에 이르면서 올해 처음으로 전체 실적에서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 "카카오는 지금까지 개방 기조를 유지하며 다양한 협력업체, 이용자와 함께 하는 상생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며 "3년 내에 100만개의 파트너 기업을 확보해 기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ITC 예비판정 전면 재심의… 한숨 돌린 삼성, 반전 기회 잡아


ITC, 보호무역주의 논란에 부담 느낀 듯… 최종 판정까진 시일 걸려 결과 예측 못해

이지성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의 손을 들어줬던 기존 예비 판결을 뒤집고 재심의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을 상당 부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일단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내년 1월 최종 판결까지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이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판결까지는 시일이 남아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ITC는 미국 대통령 직속 준사법 독립기관으로 주로 특허 침해와 반덤핑 규제 등 국제적인 통상분쟁을 다룬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제품의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 최종 재가를 맡기 때문에 특허침해 여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비해 영향력과 파급력이 훨씬 크다.

ITC가 이번에 재심의를 내리지 않았다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4일로 예정된 최종 판결에서도 애플에 패소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허 침해뿐만 아니라 무역 협상까지 다루는 ITC의 특성상 통상 예비 판결이 최종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ITC가 재심의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6월 ITC에 각각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ITC는 9월 내놓은 예비 판결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반면 10월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밝혀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유럽과 한국, 일본 등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지만 유독 미국에서만 애플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일단 유리한 고지를 잡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이번 사안 외에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예비 판결에 대해서도 양사 모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사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ITC는 이 사안에 대해서도 재심사 여부를 검토한 뒤 조만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정부가 다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부담이다. 잇따른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조업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중점을 뒀던 특허권 및 지적재산권 법률 개정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ITC의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동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장조사실장은 "최근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로 미국 내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오바마 2기 출범 후 미국의 통상정책이 보호무역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