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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한국차, 눈물 머금고 값 ↓

창사 이래 처음 '소비 살리기' 부응
차업계 맏형 역할 톡톡… 사회적 역할 수행 의지
업계 전반 확산 가능성
3일 현대자동차가 5개 차종의 가격을 한꺼번에 인하한 것은 파격적인 조치다. 창사 이래 복수의 차종에 대한 가격인하를 해본 일이 없었던 현대차가 이같은 파격을 선택한 것은 내수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동차 가격의 자발적 인하를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힘을 보탬으로써 자동차업계 선두업체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새 정부 최대 과제인 '민생 안정'과 '내수 살리기'에 힘을 보태는 데 현대차가 먼저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쏘나타 22만원 싸졌다

이번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5개 차종의 10개 상위 세부모델(트림)에 한정되지만 대상 차종에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차 '쏘나타'와 역시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가 포함된 데서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

쏘나타의 경우 전체 쏘나타 고객 중 25%가 선택하는 '2.0 모던' 모델을 대상으로 기존 2,650만원에서 2,628만원으로 22만원 내렸다. 싼타페는 '2.0 익스클루시브'와 '2.2 익스클루시브'가 각각 90만원, 94만원 인하됐다. 두 모델은 싼타페 전체 판매 중 22%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밖에 대형 세단 '제네시스'는 전체 중 12%가 팔린 '프리미엄 스페셜'을 5,524만원에서 5,424만원으로 100만원 낮췄고 대형 SUV '베라크루즈'는 전체의 43% 비중인 '3.0 VXL'을 해당 트림으로 정해 90만원을 깎았다. 각각 30만원과 80만원 내린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의 '2.0 터보S'와 '3.8 GT-R' 트림은 전체 판매의 76%에 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위 트림에 대해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보다 많은 고객들이 고급 사양의 가치를 경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에 보내는 협력 제스처

이번 인하 조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행복과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로 다음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민생정부'를 타이틀로 잡고 국민경제의 조화로운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다음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현대차의 이번 가격 인하 조치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현대차가 이번을 계기로 친소비자 정책을 펼쳐 대기업 집단을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을 만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변화에 나설 경우 정부가 경제민주화로 통칭되는 대기업 정책을 펴는 데도 부담을 덜 수 있다.

10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소비재를 다루는 대기업 모두가 현대차의 이번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자발적인 가격 인하가 다른 상품군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침체 위기감도 작용

현대차의 2012년 내수 판매는 66만7,777대로 2011년보다 2.3% 줄었고 기아차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48만2,06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것도 지난해 9월1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개별소비세가 1.5% 인하됐음에도 이 같은 감소세가 나왔다. 이는 국산차 소비자의 소비 여력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66만8,000대로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해 설정했고 기아차는 올해 목표를 48만대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000대 이상 축소해 잡았다. 더구나 차 업계는 개소세 인하가 종료됨에 따라 연초부터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반짝 판매 호조는 2013년에 할 장사를 미리 당겨서 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이번 가격 인하 폭을 지난해 개소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 부담 경감분보다 더 크게 잡았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이어져온 고가격 논란과 과다 옵션 논란에 미동도 하지 않던 현대차가 이번에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면서 "업계 1위 업체가 선수를 침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어떻게든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 업체의 인하 폭 또한 최소한 개소세 원상복귀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분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해 업종별 기상도


정보통신 '맑음' 건설·조선 '흐림'
유화·철강은 '구름조금'… 업종 전반 '상저하고' 예상


올해 업종별 산업기상도는 정보통신 '맑음', 건설과 조선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개 업종별 단체와 공동으로 '2013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정보통신 업종은 맑음(매우 좋음)으로 전망됐고 자동차ㆍ기계ㆍ정유ㆍ석유화학ㆍ섬유ㆍ철강 등 6개 업종은 '구름 조금(좋음)', 건설ㆍ조선 등 2개 업종은 '흐림(나쁨)'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정보통신ㆍ석유화학ㆍ섬유ㆍ철강 등은 각각 1단계씩 나아졌다.

정보통신 업종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신제품 출시가 기대되는 휴대폰 부문이 경기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시스템반도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패널의 고성장세도 예상되고 있어 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4.6%, 수출은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종은 6종의 신차 출시와 기아차 광주공장 증설로 수출은 3.1% 증가하고 내수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종은 중국 시진핑 시대 개막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 기대와 함께 정보기술(IT) 기기를 중심으로 신소재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이 5.6%가량 늘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업종의 경우 자동차ㆍ기계ㆍ조선 등 수요산업의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돼 내수호전이 예상됐다.

반면 건설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발주가 위축되고 오피스텔 등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과잉이 예상돼 건설공사 수주증가율은 0.3%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도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 때문에 상선부문의 공급과잉이 계속되다가 2014년 상반기에나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최근 중국ㆍ미국ㆍ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업종 전반에 걸쳐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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