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로 본 수입차 지역별 판세BMW 총1만8455대팔려 전체 65.5% 차지경기·충청 등 폭스바겐 강세 영남 벤츠·제주도는 토요타

아래 사진은 BMW 뉴 520d
매년 선거가 끝나면 지역별 판세 분석을 한 국내 지도의 색이 지역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절대 강세를 보인 영남을 비롯해 충청, 강원 등은 붉은색으로 표시됐고,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우위를 점한 서울, 호남 등은 노란색이었다. 수입차 시장의 지역별 판매 우위를 브랜드별로 표시하면 어떻게 될까? 부동의 1위 BMW라고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로 본 2012년 수입차 시장을 통해 특징적인 것들을 분석해봤다.

대도시 꽉 잡은 'BMW'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의 신규 등록대수에 따르면 지난해 2만8,152대로 수입차 시장 1위를 질주한 BMW는 전국의 대도시에서 절대적인 판매(등록) 우위를 점했다. 수입차는 차량 등록을 다른 지자체에서 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본적인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기록할 수 없는 수치다.

BMW는 서울(특별시)을 비롯해 6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광역시에서 대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대전에서도 폭스바겐(560대)과 36대 차이를 보였을 뿐이라 사실상 광역시 이상의 자치구를 모두 BMW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MW가 서울과 6개 광역시에서 판매한 물량은 모두 1만8,455대로 전체 판매대수의 65.5%나 된다. 다른 지자체의 판매보다 비교적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판매 역량을 집중한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지역은 인천이다. 인천에서 BMW는 무려 6,302대를 판매했다. 서울(4,906대)이나 경기(4,026대)에 비해 인구가 적은 편임에도 절대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것. 지난 2011년에 BMW가 인천에서 2,716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 BMW 관계자는 "인천 지역 딜러들이 자체적인 영업활동을 잘한 것도 있지만 인천시 차원에서 세수 확보를 위해 차량 등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인천은 지난해 공채 매입률을 낮추면서 경남에 이어 두번째로 법인차 신규등록이 많았다.

충청, 강원 등은 '폭스바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양강 구도가 깨지면서 오히려 벤츠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폭스바겐은 경기, 충청, 강원, 전북 등에서 강세를 드러냈다. 폭스바겐은 '독일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브랜드로 해당 지역에선 이미 국산차들과 비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지역(4,308대)을 제외하고는 500대 미만의 등록대수를 기록할 정도로 절대 판매량에서는 많지 않으나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앞서는 것은 지역적 특징이 많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전과 충청지역의 경우 산업 및 연구단지 등이 형성돼 있어 출퇴근 거리가 긴 편이다. 대전의 대덕연구단지, 세종특별자치시, 충북 오창 산업단지 등에 기업이나 관공서 등이 몰려 있다. 하루 평균 50~100km의 이동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편이라 연비가 좋은 폭스바겐의 디젤차를 선호했다는 것.

염혜지 폭스바겐코리아 차장은 "원거리 출퇴근자들이 많아 연비 등 경제성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독일 등 유럽에서 공부를 마치고 온 이공계 종사자들이 폭스바겐 브랜드에 익숙한 점도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영남 '벤츠'…제주도 '토요타'

지금은 다양한 브랜드의 도입으로 주춤했지만 과거 '수입차=벤츠'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벤츠가 지닌 브랜드 파워는 압도적이었다. 아직까지 이 점이 유효한 지역이 있다. 바로 대구, 부산, 경남 등의 영남지역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경남에서 5,582대로 전체 등록대수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경남의 채권 할인율이 높아 수입차들의 등록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유독 벤츠가 많았다.

최윤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장은 "경남쪽이 최우선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부산만 3개를 비롯해 대구, 포항, 울산, 마산 등에 전시장을 갖추고 있어 영업활동에 있어서도 강점이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토요타는 제주도에서 타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서울 판매대수의 절반 가량이 제주도에서 나왔다. 전시장도 없는 제주도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한국토요타자동차도 놀라는 분위기다.

토요타 관계자는 "섬 지역이라 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고장이 없는 차량을 선호하기도 하고 렉서스 자선 골프대회,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승회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면적이 작고, 등록지역을 기준으로 통계가 나오고 있어 정확한 특징을 파악하기 힘들다"면서도 "지역의 니즈에 따른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전략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