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그리(Gree), 디이엔에이(DeNA)와 같은 글로벌 게임 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모바일 메신저 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 게임을 접목해 대박을 터뜨린 게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업체인 그리는 최근 '그리메신저'를 내놓으며 모바일 메신저 시장 장악에 나섰다. 그리메신저는 스마트폰 주소록 물론 트위터, 지메일, 페이스북과 연동 기능을 제공, 지인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시범 버전을 서비스 중이며 향후 메신저 기능을 보강한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메신저는 페이스북 아이디만 있으면 별도 회원가입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다. 그리는 지난해 169개 국에서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바 있으며 전세계 사용자 수만 2억명 가량이다.

지난해 18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그리와 함께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eNA 또한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하며 이용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DeNA의 모바일 메신저 '콤(Comm)'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기능을 제공해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메신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물론 카카오톡과 라인 친구들도 초대할 수 있어 활용폭 또한 넓다. DeNA측은 우선 가입자 확보에 주력, 영향력을 키운 뒤 모바일 게임 제공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 게임 업체 또한 메신저를 통한 수익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매출로 글로벌 1위 게임 사업자로 올라선 텐센트는 지난 4월 '위챗(wechat)'을 내놓은 후 이용자 3억 명을 확보했다.

위챗은 테센트가 지난 2011년 1월 내놓은 '웨이신(WeiXin) 메신저'를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리뉴얼한 서비스다. 위챗의 성공비결로는 전세계적으로 8억명 가량의 이용자를 확보한 텐센트의 PC용 메신저인 '큐큐(QQ)메신저'와의 연동기능이 첫 손에 꼽힌다.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활용, 주위에서 위챗을 쓰고 있는 이용자를 검색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텐센트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위챗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온라인 게임시장의 영향력을 모바일까지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선두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넥슨플레이(Nexon Play)'와 '엔씨(NC)메신저'를 출시해 자체 메신저 플랫폼을 통한 이용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이 글로벌 게임 업체들이 메신저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모바일 기반 소셜 게임의 무한한 성장세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게임이 최근 '징가(Zynga)'의 몰락에서 볼 수 있듯 한계에 다다른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는 올해만 15%로 예상되는 등 꾸준하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플랫폼 입점비에 따른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것 또한 모바일 메신저 시장 활성화의 주된 배경 중 하나다. 현재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전체 매출의 21% 가량을 카카오톡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과 소셜(Social)이 게임업계의 주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국내 정보기술(IT)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카톡의 활약상이 외국 대형 게임업체의 모바일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고 전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