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근들 ‘직접 출마’ 찬반 양론 갈려● 찬성측, 정치하려면 선거참여는 당연하지 않나● 반대측, 아직은 시기상조 명분도 부족하다

안철수
'의 친구들'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전 대선후보를 도왔던 사람들이 최근 들어 정례모임을 갖고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전 후보 측 한 관계자는 "대선 후로도 이따금 모임은 있었지만 한 달 전쯤부터 서울시내 모처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팀장들이 미팅을 갖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팀장들 미팅과는 별도로 비서실, 대외협력실 등 각 실도 자체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의 캠프는 김성식 전 의원, 무소속 의원 등 3명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강인철 법률지원단장 등 변호사들이 뒤를 떠받쳤다.

그리고 유민영 정연순 대변인, 김형민 기획실장, 한형민 공보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 이원재 정책기획실장, 하승창 대외협력실장, 정기남 비서실 부실장, 윤태곤 상황실 부실장, 김경록 기획팀장 등이 실무를 이끌었다.

김성식 전 선대본부장은 아직까지는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4월24일 재보선이 가까워지고 안 전 후보가 그 전에 귀국한다면 이들 핵심 멤버들의 동선도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선숙
전 후보 측 관계자는 "4월 재보선에 참여한다는 데는 멤버들 간 큰 이견이 없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직접 참여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의견차가 있다"고 귀띔했다.

출마냐 지원이냐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 캠프 사람들이라고 해서 미국에 있는 안 전 후보의 속내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금태섭 전 상황실장이 얼마 전 미국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나고는 왔지만 (안 전 후보의) 어떤 결심 같은 것을 듣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기 전만 해도 안 전 후보의 4월 재보선 직접 출마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데다 출마 명분도 약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노 공동대표의 지역구가 '민심의 풍향계'인 서울(노원병)이라는 점에서 안 전 후보의 4월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안 전 후보 측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성식 /연합뉴스 제공
안 전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쪽의 의견은 '어차피 정치를 하려면 선거에 참여하는 게 마땅하다' ' 사람들 중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가 안 전 후보다' 등으로 요약된다.

안 전 후보의 재보선 출마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안 전 후보 스스로 대선 때 준비가 부족했다고 밝혔던 것처럼 이번 재보선 출마는 명분도 준비도 부족하다'는 논리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 측에서 4월 재보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다만 안 전 후보의 직접 출마 여부가 관건인데, 사견을 전제로 출마하지 않는 쪽에 좀더 무게를 싣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노회찬 의원과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이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에서 재보선이 치러진다.

새누리당 김근태(충남 부여ㆍ청양) 심학봉(경북 구미갑) 의원, 무소속 김형태(경북 포항남ㆍ울릉) 의원도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이나 실형이 선고돼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4월 또는 10월 재보선 지역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송호창
늦어도 3월18일 귀국

안 전 후보는 대선 당일이었던 지난해 12월19일 투표를 마친 뒤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안 전 후보는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받아 미국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안 전 후보의 미국 체류기간은 최장 90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경유할 경우 안 전 후보의 해외 체류기간은 좀더 연장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면서까지 안 전 후보가 해외에서 시간을 더 보낼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안 전 후보의 귀국은 오는 18일 이전이 유력하다.

굳이 비자 문제가 아니더라도 재보선을 통해 '의 친구들'이 재기하려면 안 전 후보의 지원이 절실하다. 안 전 후보가 직접 출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동료들의 당선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

선거가 4월24일인 만큼 현실적으로 한 달 전쯤에는 들어와야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만일 이번에도 안 전 후보의 뜸들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부정적 여론만 커질 공산이 크다.

대선 전부터 안 전 후보를 지원했던 박영숙 재단 이사장의 투병 소식도 안 전 후보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암과 싸우고 있는 박 이사장의 병문안을 위해서라도 안 전 후보가 조만간 귀국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3월 내 귀국은 정해진 수순일 수 있겠지만 이후 행보는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안 전 후보 측이 4월 재보선 때 독자적으로 노원병 등 수도권에 후보를 낸다면 민주당이 선뜻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등 고민만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