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의 장수 비법은?P&G 소비자 중심 경영… 일상 생활 향상에 주력네슬레 철저한 현지화, 나라마다 다른 입맛 반영… 기호 맞춤 제품 개발

왼쪽부터 장 폴 고티에 '코카콜라 라이트 리미티드 에디션', P&G 1회용 기저귀 '팸퍼스', 네슬레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히트 상품 하나가 회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수시로 신제품이 쏟아지고, 시장은 계속해서 다각화되다 보니 지금 제품이 아무리 잘 팔린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이러니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강구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P&G, 네슬레, 코카콜라 등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다국적 기업의 장수 비법이 여기에 있다.

1837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양초 제조업자인 윌리엄 프록터와 비누 제조업자인 제임스 갬블이 만나 시작된 P&G는 전세계 소비자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최상의 품질과 가치를 지닌 브랜드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념 하에 지난 175년간 놀라운 혁신을 거듭하며 혁신적인 기업의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P&G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소비자 중심적인 경영에 있다. 현재 총 50개의 1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P&G는 세계 최초 1회용 기저귀 팸퍼스, 최초의 립글로스, 세계 최초 안전면도기 질레트, 부드러운 나일론 재질 털의 칫솔 오랄비 등 혁신적인 제품들을 내놓았는데, 이는 오랜 시간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라기보단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얻어낸 영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P&G의 연구원이었던 빅 밀즈는 매일 손자의 면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느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결국 1956년 최초의 시판 일회용 기저귀를 발명하기에 이르렀다. P&G는 소비자들의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일상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에 주력해 어떻게 소비자의 생활을 더 편하고 자신감 있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러한 경영 전략이 혁신적인 제품들로 이어진 것이다.

P&G는 지금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26개의 혁신 R&D 센터와 1,000명의 박사를 포함한 총 8,000명의 과학자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진행해 오고 있다. 더욱이 P&G 핵심 혁신 활동인 Connect & Develop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받아들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경영전략은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38년 처음 물만 부으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는 솔루블 커피인 네스카페를 선보인 네슬레는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커피 제품을 소개했다.

원두 커피를 선호하는 커피 문화가 확산되자 이에 발맞춰 로스팅, 블렌딩 과정을 거친 고품질의 원두를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돕는 캡슐커피 솔루션을 가장 먼저 개발했다. 네슬레의 캡슐커피 브랜드인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현재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또 네슬레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나라마다 다른 문화, 다른 습관, 다른 입맛을 인정하고 꼼꼼히 연구, 분석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네스카페의 경우 각 나라 고유의 커피 문화와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필리핀 소비자들을 위해선 흑설탕을 듬뿍 넣은 네스카페 커피를, 멕시코에서는 전통적인 멕시코 커피의 특징인 시나몬 등을 추가한 네스카페 커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코카콜라의 생존전략도 바로 소비자의 삶과 브랜드를 연결시킨 데에 있다. 코카콜라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기용하여 사계절 음료라는 점을 부각시킨 성공적인 마케팅도 있었지만 그 비결은 바로 지속적인 혁신이다.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자 제로 칼로리 콜라를 개발했고, 지속적인 성장과 친환경 경영이 대두되자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페트병을 선보였다.

맛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스타일에 쓰는 소비자들을 위해선 세계적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용기를 선보였고, 소비자들을 위한 브랜드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런던 올림픽, 평창 스페셜올림픽 등을 후원하기도 한다. 또 100년이 넘은 브랜드이지만 1886년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발하게 각국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