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서 재기 노린다는데…옛 대우그룹 인연 중심… 이한구·최경환·백기승 등 물밑서 재기 조력 알려져박 대통령과도 친분관계… 활동 본격화 전망베트남서 '김우중 사관학교' 운영… 국내보단 해외서 부활 조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근혜정부 인사구성을 놓고 특정 지연ㆍ학연이 주목받으면서 그와 관련된 여러 관측과 분석이 분분하다. 최근에는 특정 인사들이 이번 정권에 다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DJ-노무현 정권 때 수면 아래로 사라졌던 이들 중 일부가 거론되고 있다. 그중 한 명이 DJ정권 때 비운의 총수가 된 김우중(77)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그러한 배경에는 정권 출범 때마다 반복되는 특정 인맥의 부상과 무관하지않다. 박근혜정부는 초반 학연, 지연 등에 얽혀 구설수가 발생하는 것을 경계하며 인사를 단행했지만 일각에선 '성시경(성균관대ㆍ고시ㆍ경기고의 줄임말)'정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정 인맥의 중용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이들이 자신들의 인맥을 중심으로 인사 정책을 펴고 특혜를 주는가 하면 독점주의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툭하면 문제됐던 것도 이런 부분이었다. 끼리끼리 통하는 이들이 서로 연결돼 로비, 특혜, 의혹 등 여러 스캔들이 불거졌다.

김 전 회장의 재기 가능성에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이것이 특정 인맥에 의한 특혜라고 보는 해석 때문이다. MB정부가 출범할 때 특정 학연, 지연 인맥이 급부상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일부에서는 "만약 김 전 회장의 부활이 현실화되면 정치적으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지막 꿈

정치권에서는 이미 노무현 정권 말기에 특별사면을 받은 바 있는 김 전 회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제2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에 대한 근거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구성에 있다. 대구 출신에 경기중ㆍ고와 연세대학교(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실세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김 전 회장의 부활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재기를 물밑에서 돕고 있다는 인물로는 옛 대우그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거론된다. 우선 가 꼽힌다. 이 원내대표는 김 전 회장과 같은 동향에 대우경제연구소 사장까지 지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또 김 전 회장의 연대 직계후배인 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최 의원은 친박 내 핵심인사로 향후 당이나 박근혜정부에서 핵심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정홍보비서관에 내정된 백기승 전 대선캠프 공보위원도 김 전 회장 지원그룹에 속해 있다. 백 위원은 연대 출신에다 김 전 회장의 공보대변인을 맡아 활동한 경력이 있고, 특히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54) EG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김 전 회장의 직계후배인데다 김 전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 내정자가 물밑에서 김 전 회장을 도와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 강석훈 의원(전 대우경제연구소 패널팀장) 안종범 의원(전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도 김 전 회장의 재기를 지원하는 세력으로 분류된다.

김 전 회장이 이번 정권에 어떻게든 활동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또 다른 배경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꼽힌다. 김 전 회장의 부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학교 은사였다. 이러한 인연이 대우가 대그룹으로 변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과 김 전 회장이 상당한 친분관계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베트남 '김우중 사관학교'

김 전 회장은 국내가 아닌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 주로 해외에서 제2의 부활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재기할 무대가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김 전 회장이 쌓은 네트워크와 인맥이 상당하고 베트남에서 대우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아직 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베트남 한인상공회의소 주최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강연회를 통해 "김우중 사관학교를 운영 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끈 바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김 전 회장은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우의 부활을 예고했다. 김 전 회장이 공식석상에 참석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강연회에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강연에서 "올 초부터 해외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 졸업생 33명을 데리고 연수를 시킨 결과, 과정이 끝나기도 전에 전원이 베트남 현지 기업에 취업했다"며 "언어·마케팅 등 현지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만드는 데 노력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해외 청년 취업 프로그램은 'YBM(Global Young Businessman for Vietnam)'으로, 옛 '대우맨'들의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실질적인 운영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학 졸업생들로 구성된 1기생들은 대부분 포스코·CJ푸드빌·한솔 등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의 현지 법인에 들어갔다.

김 전 회장은 강연에서 "사업을 하면서 조국이 없으면 기업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래서 국익을 위해 여러 가지 일에 관여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비즈니스를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힘썼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지금도 가끔씩 대우가 재기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며 "대우가 다시 창조적인 비즈니스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언젠가 다시 국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박근혜 당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두 차례 심장 수술로 건강 악화설이 돌기도 했지만 재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한 소식통은 "김 전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 9홀을 도는 골프를 하고 신문 5개를 본다"며 "오후엔 틈틈이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 메모하는데 책을 낼 계획 때문"이라고 전했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