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역대 최고 매출 '3관왕'매출 209조… 14.8% 증가, 영업이익·당기순이익도↑포스코·한화·현대중공업은 3개 분야↓롯데 매출 29조로 2위LG전자ㆍ성진지오텍 등 영업이익 늘리며 흑자전환

지난해 10대 그룹 대다수가 영업이익 하락을 경험했고 4개 그룹은 매출과 당기순이익 하락까지 동시에 겪어야만 했다. 주간한국이 자산순위 기준 상위 10대 그룹 소속의 83개 상장계열사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이 줄어든 그룹은 SK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등 4곳이었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그룹은 삼성그룹, LG그룹, 한진그룹을 비롯한 7곳이었다.

한진그룹의 경우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2011년과 비교해 영업이익 적자폭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SK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은 아예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3개 분야가 모두 줄어드는 수모를 겪었다.

10대 그룹을 하나로 묶어 볼 때 매출은 소폭 상승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10대 그룹이 올린 매출은 총 675억2,511억원이었다. 642억3,7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5.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1%(42조4,562억원→48조8,823억원), 24.6%(36조8,964억원→45조9,813억원) 상승했다.

삼성그룹 영업이익 23조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폭을 보인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올린 매출은 209조9,118억원으로 182조7,820을 기록했던 2011년보다 14.8% 증가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2위인 현대차그룹(135조9,453억원)과의 격차를 큰 폭으로 늘렸다.

삼성그룹에 이어 가장 높은 매출증가율을 기록한 그룹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9조9,54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2011년 매출 27조8,650억원) 7.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진그룹(6.6%, 22조6,245억원→24조1,153억원), GS그룹(5.0%, 16조5,404억원→17조3,735억원), LG그룹(4.5%, 97조2,834억원→101조7,075억원) 등이 뒤따랐다.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그룹은 포스코그룹이었다. 포스코그룹의 매출은 2011년 62조2,912억원에서 지난해 57조1,614억원으로 8.2%나 하락했다. 최근 몇 년간 무분별하게 덩치를 키운 것이 오히려 각 계열사의 사업 역량 자체를 위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6.3%, 9조5,256억원→8조9,284억원), 현대중공업그룹(-1.3%, 34조2,242억원→33조7,782억원)이 뒤를 이었다.

10대 그룹 중 매출증가율 1위를 기록한 삼성그룹이 영업이익증가율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23조2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2조8,270억원이었던 2011년보다 무려 79.5%나 증가한 수치다. 2위는 51.7%를 기록한 LG그룹이 차지했다. LG그룹은 2011년과 지난해 각각 2조3,007억원, 3조4,9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ㆍLG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 대부분은 2011년보다 적은 영업이익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 중 영업이익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었다. 두 그룹은 2011년 영업이익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영업이익을 지난해 기록했다. 한화그룹의 영업이익은 6,214억원에서 2,910억원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영업이익은 3조603억원에서 1조4,572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한진그룹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이 상당히(-3,648억원→-292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증가율 1, 2위 자리에 올랐던 삼성ㆍLG그룹은 당기순이익증가율 부문에서도 사이좋게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각각 80.2%(13조730억원→23조5,513억원), 28.5%(1조5,720억원→2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은 매출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당기순이익증가율 3개 부문을 독식하면서 지난해 가장 장사를 잘한 기업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반면 GS그룹(-55.6%, 9,841억원→4,373억원), 한화그룹-54.9%, 5,065억원→2,285억원), SK그룹(-48.7%, 4조5,740억원→2조3,455억원) 등은 지난 1년 동안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떨어진 그룹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SK그룹 23개사 하락

금융업을 제외한 10대 그룹 상장계열사 83개사 중 매출 하락을 경험한 곳은 총 23개사에 달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11년 당시 매출 하락 계열사가 8개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국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년대비 매출 하락을 경험한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16개 상장계열사 중 절반인 8개사의 매출이 2011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가스, SK C&C, SK케미칼, (주)SK, SK커뮤니케이션즈가 그 주인공이었다.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매출 하락폭이 두드러진 계열사는 SK커뮤니케이션즈였다. 지난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1년(2,606억원) 대비 24.3%나 하락한 1,9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뿐만이 아니다. 2011년 각각 44억원, 42억원이었던 SK커뮤니케이션즈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69억원, -35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총체적인 사업부진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다 '네이트ㆍ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사건' 피해자 소송에 패해 고액의 위자료를 물어주게 되는 등 잇따른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읽힌다.

전체 상장계열사 대비 매출 하락 계열사의 비중으로 따지면 한화그룹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한화그룹의 상장계열사 3개사 중 한화케미칼과 한화타임월드 2개사의 매출이 2011년보다 떨어졌다. 한화케미칼은 3조9,704억원에서 3조5,590억원으로, 한화타임월드는 1,283억원에서 1,274억원으로 각각 매출이 하락했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 지난해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기업은 G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GS였다. 2011년 3,479억원이었던 (주)GS의 매출은 지난해 1,683억원으로 급락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주된 수입원인 배당금 수익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주)GS의 배당금 수익은 2011년(2,265억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93억원에 불과했다.

극심한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 하락 계열사를 단 한 곳도 보유하지 않은 그룹들도 있었다. 롯데그룹과 한진그룹은 전체 상장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SDI 흑자전환 성공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에서는 10대 그룹 83개 상장계열사의 절반이 넘는 42개사가 하락을 경험했다.

2011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하락한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도 SK그룹이었다. SK그룹에서는 16개 상장계열사 중 무려 11개사의 영업이익이 2011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이중 아예 적자전환한 SK커뮤니케이션즈를 제외하면 SK텔레콤과 SK케미칼의 영업이익 하락폭이 컸다. 2011년 2조1,845억원이었던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6,754억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케미칼의 영업이익도 646억원에서 48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수지 제조업 및 정밀화학사업을 골자로 하는 그린케미칼 사업 등의 부진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GS그룹 또한 영업이익 하락 계열사를 6개사나 보유하고 있다. 총 8개 상장계열사 중 6개사로 비율로만 따지면 SK그룹보다 높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GS건설의 부진이다. GS건설은 2011년(3,78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32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의 부진이 GS건설 전체 영업이익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 밖에 삼양통상(111억원→38억원), 코스모신소재(16억원→-107억원)도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계열사로 꼽힌다.

전체대비 영업이익 하락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총 6개 상장계열사 중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한 5개사의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그 중 한때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던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폭락이 눈에 띈다. 국제유가 불안전성 심화, 주동산 화학제품의 아시아 유입 악재가 겹치며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2011년 1조135억원에서 지난해 3,99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정보기술도 영업이익이 급락(27억원→-50억원)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기업들도 눈에 띈다. 삼성SDI, LG전자, LG디스플레이, 성진지오텍 등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2011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58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소형 전지사업과 PDP사업 등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으로 읽힌다. 2011년 -2,6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LG전자는 지난해 4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실패하며 악몽을 경험했던 휴대폰사업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 까닭이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양한 부품 수요처를 확보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건설ㆍ통신 당기순이익↓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에서 판매관리비 및 일반 관리비를 뺀 금액이고 당기순이익은 경상이익(영업이익-금융비용 및 영업외손익)에서 법인세를 제한 금액이다. 둘 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통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실제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계열사가 가장 많았던 SK그룹은 당기순이익 하락 계열사 또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매출 하락 계열사까지 합치면 3관왕인 셈이다. 그러나 각 지표의 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10대 그룹 83개 상장계열사 중 당기순이익 하락폭이 컸던 계열사들은 건설, 통신, 조선 등 불황의 여파를 톡톡히 겪은 분야들에 몰려있었다. 2011년 5,0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3,470억원의 당기순이익에 만족해야만 했다. 같은 기간 GS건설 또한 당기순이익이 4,126억원에서 1,19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악화를 경험한 것은 통신업계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조6,944억원에서 지난해 1조2,428억원으로 감소했고 LG유플러스는 809억원에서 -626억원으로 아예 적자전환했다. 통신환경이 LTE로 급격히 전환하며 대폭 늘어난 마케팅비와 설비투자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조선업계 업황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한 해 동안 현대중공업의 당기순이익은 1조9,459억원에서 1조1,051억원으로, 현대미포조선의 당기순이익은 2,279억원에서 1,11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중공업 또한 당기순이익이 8,639억원에서 7,41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