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세계피겨선수권 우승에 울고웃는 기업들'김연아 에어컨' '김연아 워킹화' 관련 제품들 날개 돋친 듯 팔려 '샤프란' 4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 등극모델료 상승 전망·광고 분야 다채로워 신규 모델 기용은 쉽지 않을 듯

연합뉴스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린 지난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 최종 점수가 발표되고 우승이 확정되자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얼굴에는 웃음꽃과 함께 눈물이 번졌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김연아와 함께 웃고 울었다. 이 순간, 함박웃음을 짓는 이가 또 있다. 김연아를 모델로 채용하거나 후원하고 있는 기업들이 바로 그 주인공. 매출과 기업이미지가 올라가리란 기대감에서다.

광고주들, 퀸 효과 '톡톡'

현재 '퀸'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후원하고 있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LS네트웍스, LG생활건강, 매일유업, 동서식품, 현대자동차, KB금융지주 등이다. 김연아는 에어컨을 비롯해 의류, 섬유연제, 커피 등 다양한 제품 광고에 출연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김연아 효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김연아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김연아를 2009년부터 에어컨 광고모델로 쓰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김연아 에어컨'으로 전년 대비 12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김연아는 삼성전자의 매출뿐 아니라 기업이미지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LS네트웍스도 지난해 초 김연아를 자사의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이후 프로스펙스의 매출은 2011년 대비 20% 신장했다. 특히 프로스펙스가 출시한 '김연아 워킹화'가 '대박'이 났다. 이 상품은 출시된 지 한달 만에 누계 판매량 10만족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섬유유연제 샤프란도 2007년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한 이후 4년간 연간 판매율이 10%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끝에 현재는 시장점유율(지난해 기준 40.8%)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2008년부터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한 매일유업은 지난달부터 TV 광고를 재개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09년 김연아가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한 후 'ESL 저지방&칼슘 우유'의 매출이 전년대비 40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2월부터 '맥심 화이트 골드'의 모델로 김연아를 쓰고 있다. '맥심 화이트 골드'는 김연아 효과 덕에 출시 1년 만에 전체 커피믹스 시장의 약 14%, 무지방우유 커피믹스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김연아를 아마추어 선수 시절부터 후원해왔다. KB금융그룹은 고등학교 1학년의 유망주 김연아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지난 2006년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한 후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부터 김연아에게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CF 모델 계약을 맺었고, 이후에도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 스폰서로 참여하는 등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모델료도 치솟을 듯

이처럼 이들 기업은 이번 대회 전에도 '김연아 효과'의 혜택을 크게 누렸다. 그리고 이번에 김연아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입이 귀에 걸렸다. 광고 효과가 배가 되고 기업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리란 기대감에서다.

물론 아직 실질적인 매출 증대는 측정하긴 시기상조다. 그러나 기업들은 김연아의 우승으로 인한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김연아의 우승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광고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김연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연아를 선점한 기업들은 웃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잖아도 비싼 김연아의 몸값이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우승 프리미엄에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더욱 치솟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광고 한 편당 10억~1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광고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민은행과의 지난 광고 계약에서는 3개월 계약에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아는 다양한 제품의 광고에 출연해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더 큰 문제는 비싼 모델료를 감수하더라도 김연아를 '모시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연아가 이미 분야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을 노리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김연아가 활동하고 있지 않은 분야의 기업들은 그나마 낫다. 동종업계는 아예 김연아와 계약을 맺을 기회조차 없다. 올 1, 2월 이미 모델로 활동해 왔던 기존 업체들과 재계약을 맺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역시 무리하게 광고를 소화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광고주들이 있는데다 선수 이미지에 맞는 광고에 주력하겠다는 게 올댓스포츠의 방침이다.

김연아 광고 모델 선정을 추진한 바 있는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몸값이 부담스럽긴 해도 그 이상의 수익을 보증한다는 점에서 김연아는 최고의 모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이미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있어 계약을 따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아는 TV 광고모델로 벌어들인 수익 절반 이상을 한국피겨발전기금, 불우이웃 지원 등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2010년 장애인 공익광고 출연료 전액을 한국장애인재단에 기부했고, 2007년엔 모 교복 브랜드 CF모델료 절반을 결손가정에 전달했다.

또 김연아는 2008년 5월 모 우유기업 유제품을 소년소녀가장들에게 1년간 무상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밖에 매년 피겨유망주들에게 1인당 수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