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ㆍGSㆍ한화ㆍ롯데, 해외기업 사냥무려 100년 넘고 원천 기술 보유한 우량 기업 수두룩유로존 침체 여파로 아주 싼 값에 성사

고효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독일의 노바엘이디는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원천기술 등 경쟁력을 갖고 있다 보니 두산뿐 아니라 삼성, LG 등 국내 관련 주요기업들이 M&A 대상 리스트에 올려 놓고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

이밖에도 유럽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SK, GS, 한화, 롯데 등 내로라 하는 주요 그룹들이 올해 유럽에서 알짜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탐색적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의 문의 크게 증가

지난 20일 M&A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이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기업들 인수에 적극 나선다는 내부 전략을 수립하고, 유수의 M&A 컨설팅업체와 함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A컨설팅 관계자는 "유럽 업체를 M&A해 달라는 국내 기업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 한국 기업들이 여러 개의 유럽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빅딜'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들이 유럽 기업의 M&A에 적극 나서려고 하는 데는 유로존의 계속된 경기침체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인수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기업들의 경우 기업 역사가 100년이 넘는 우량 기업도 많고,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도 대부분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싼 값에 실리콘밸리 수준 보다 뛰어난 알짜 기업을 유럽에서 건질 수 있다"며 "이 점이 국내 기업으로 하여금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로 유리한 환경

이런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유럽 M&A 시장을 몇 년 전부터 싹쓸이 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 물건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을 하여금 올해 유럽 M&A 시장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원화 강세 역시 M&A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두산중공업은 이탈리아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안살도 에네르기아의 인수를 추진중에 있다. 삼성물산은 LNG 설계에서 최고 업체인 영국의 웨쏘를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대한항공도 체코 항공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2년에는 국내 기업의 유럽 기업 M&A 건수(공개된 것 기준)가 약 10여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경우 지난 2012년 한해 동안 유럽 M&A 시장의 상당 부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 기업의 유럽 기업 M&A는 매우 빈약하다며 올해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A 이후 실패하는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계 M&A 돌풍 부나

K뷰티 열풍 타고 대기업들 사업 목적 추가… 중국 기업도 눈독

성시종기자

화장품 업계에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뷰티' 흐름에 따라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국계 기업들도 국내 화장품 업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화장품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셀트리온이 화장품 업체인 한스킨을 90억원에 인수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사업의 흐름이 좋게 이어지다 보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경쟁심화에 따른 인수합병(M&A)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규모의 경쟁을 하기 위해 초기에 M&A로 덩치를 키울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며 "실제로 최근 시장에는 소규모 화장품 업체에 대한 M&A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고 해외 수출은 20%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성장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은 한국의 1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한국의 평균 수치만 따라와도 현재보다 무려 8배 더 커질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내외 화장품 시장의 성장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모직이 지난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화장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가운데 의류업체인 F&Fㆍ신세계푸드ㆍ로만손 등이 화장품 관련 사업을 새롭게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F&F는 이미 계열사인 에프앤코를 통해 색조 브랜드 '바닐라코'를 선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화장품업 진출은 국내 시장이 아닌 중국이나 아시아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규 시장 진출을 가장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것은 결국 M&A밖에 없고 이에 따른 각종 루머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10년간 화장품 시장의 매년 성장률이 12%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위생허가 절차 등으로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5월 브랜드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OEM)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코리아나 텐진법인은 연 1,000만개의 스킨케어 제품과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화장품 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도 연간 생산량 4,000만개 규모의 중국 광저우 공장을 완공하고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광저우 공장은 상하이에 이은 두 번째 중국 공장으로 코스맥스는 연간 생산능력을 4억개 이상으로 끌어올려 2017년 글로벌 최대화장품 ODM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콜마도 2007년 중국법인 설립 이후 2012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약 1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한 가운데 올해 실적 또한 기대되고 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