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 1주년 맞은 박경재 한영외고 교장교육계 투신 35년째… 서울시 부교육감 등 거친 교육행정 달인

한영외고의 사령탑인 박경재 교장은 명실상부한 교육행정의 달인이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교장은 행정고시 22회 출신이기도 하다.

1979년 교육계에 투신한 박 교장은 교육인적자원부 정책홍보관리실장ㆍ국제교육정보화 국장ㆍ지방교육지원국장, 서울시 부교육감, 경기도 부교육감, 대구시 부교육감, 동우대학 총장 등을 거친 뒤 지난해 3월22일 한영외고 제8대 교장으로 부임했다.

올해로 교육계 입문 35년째인 박 교장은 '학생 중심'을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 교장과 교사 위주로 학교가 운영되는 게 현실입니다. 학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잘할 수 있도록 교장과 교사들은 지원 역할에 충실하자는 게 제 지론입니다. 학생이 중심이 된다면 모든 문제가 다 잘 풀릴 거라고 믿습니다."

부임 후 1년 동안 '학생 중심'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박 교장은 "우리 학교에는 우수한 자원들이 많다 보니 교사들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범위 내에서 교사들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육행정가로 잔뼈가 굵은 박 교장은 학생들에게 '자존(自尊)'을 강조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비로소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게 박 교장의 설명이다.

1990년 개교 이후 무수한 인재들을 배출한 '명문' 한영외고이지만 박 교장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박 교장은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열라는 의미에서 올해 '창의체험부'를 신설했고, 전체 교사들에게 동아리 활동 지도를 독려하고 있다. 박 교장은 '학교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런 일들을 추진했다.

박 교장은 재임기간 한영외고를 전국 제일의 명문으로 도약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공부만으로 1등이 되자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줄 알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훌륭한 인성을 가진 인재를 많이 육성하자는 게 제 교육철학입니다.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라면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박 교장의 말끝에 힘이 실렸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