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외길' ㈜쎌텍스 김종희 사장천연목재 펄프 원재료 국내 유일 생산 전문업체발암물질 배출 걱정 없어 생활용품·건축자재 등 친환경 미래소재로 요긴

㈜쎌텍스가 30년에 걸쳐 투자ㆍ개발한 친환경 미래소재 셀룰로스 스펀지.
천연 목재 펄프를 원재료로 하는 셀룰로스 스펀지 개발에 30년을 바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김종희(55) ㈜ 쎌텍스 사장. 경기 시흥시에 있는 ㈜쎌텍스(070-7516-5575)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셀룰로스 스펀지 생산 전문 업체라고 한다.

김 사장은 20대 중반이던 1980년대 초부터 셀룰로스 스펀지를 개발하기 위해 안 해본 일이 거의 없다. 80년대 중반에는 경기 의정부와 경북 풍기에서 공장을 운영했고, 92년부터 98년까지는 중국 산동성에 공장 2개를 세워 셀룰로스 스펀지를 생산했다. 또 김 사장은 지난해에는 터키에 진출해 이스탄불에 제조 설비와 기술 일부를 이전해주기도 했다.

김 사장은 셀룰로스 스펀지 개발과 생산을 위해 오랫동안 구슬땀을 흘렸지만 노력과 성과는 정비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사업 환경이 척박했고, 중국이나 터키 등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기술을 전수받고 나면 돌연 태도를 바꿨다는 게 김 사장의 항변이다.

"중국 터키와 손잡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자기네들이 자체적으로 만들 만한 단계에 올라섰다 싶으면 변하더라고요. 터키와 진행 중인 사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제 기술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셀룰로스 스펀지의 활용도는 매우 크다. 주방용품, 화장용품, 목욕용품 등 각종 생활용품과 함께 공업용ㆍ산업용 필터, 보온재, 흡음재 등 건축자재와 산업자재로도 셀룰로스 스펀지는 사용된다.

제품 출시에 성공한 ㈜쎌텍스는 향후 대중화에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셀룰로스 스펀지는 1980년대 국내 몇몇 소기업에서 사업화를 시도했지만 기술 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 사장이 기술 개발에 이어 제품 출시에 성공했으나 아직 대중화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다 보니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는 천연 소재의 셀룰로스 스펀지보다 화학 스펀지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또 셀룰로스 스펀지가 사용된다 하더라도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산과 프랑스산이 전세계 셀룰로스 스펀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화학 스펀지는 발암 물질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할 뿐 아니라 보온재로 사용될 경우 화재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셀룰로스 스펀지는 천연 목재 펄프를 원재료로 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이 적고 섭씨 100℃ 이상의 고열에서도 잘 변형되지 않는다. 유독 물질을 배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분해된다는 것도 셀룰로스 스펀지의 장점이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셀룰로스 스펀지 사용이 보편화돼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생활용품에까지도 일정 기준을 마련해 셀룰로스 스펀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김 사장이 설립한 중국 산동성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마저도 김 사장이 온전히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았던 까닭에 미국산이나 프랑스산에 비하면 품질이 떨어진다.

김종희 사장
김 사장은 그러나 자신이 100%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은 품질 면에서 세계적인 제품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없다고 힘줘 말한다.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하면 ㈜쎌텍스의 제품이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셀룰로스 스펀지는 화학 스펀지에 비해 친환경, 고부가가치와 함께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셀룰로스 스펀지의 친수성(親水性)을 감안하면 발암 물질을 배출하는 석고보드를 대체할 건축자재로도 제격이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박, 항공기, 전자기기 등에도 셀룰로스 스펀지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화학 제품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셀룰로스 스펀지이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가격이 좀 비쌀 수밖에 없다. 셀룰로스 스펀지가 아직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셀룰로스 스펀지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생산ㆍ시판된다면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외화 절약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3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친환경 미래소재인 셀룰로스 스펀지의 국내 대량 생산과 대중화에 다 쏟아 붓겠습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