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35명이 52개 신고20년 전 비해 ⅓ 이상 줄어세대교체·투자가치 하락 영향배우자 소유는 크게 늘어

골프대중화 바람인가, 회원권 가치 하락인가. 예전의 '금배지=골프회원권' 등식이 퇴색되고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최근 공개된 296명의 국회의원 재산목록을 분석했다. 골프회원권 보유자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게 특징이다. 골프 대중화 영향이 크다.

35명이 회원권 수 52개

국회의원 자신, 또는 배우자가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19대 현역의원은 3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 회원권 수는 52개다. 회원권 보유의원을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민주통합당 7명, 무소속 3명 순이다.

이는 109명이 총 192개를 보유했던 20년 전 14대 국회의원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어든 수치다.

고희선 7개 최다

19대 의원 중에 농우바이오의 최대주주인 고희선 의원은 4개의 본인 회원권(비에이비스타, 프라자, 파인밸리, 양지파인)과 배우자 3개(양지파인, 신안, 프라자) 등 총 7개로 골프회원권 최다 보유 의원에 올랐다. 고의원은 정몽준 의원에 이어 국회의원 부자 2위의 재력가로 유명하다. 서초갑의 김회선 의원은 오션팰리스, 화산 골프장과 배우자 명의의 아시아나 주중회원권 등 3개를 신고했다.

이어 정몽준, 정의화, 장윤석, 윤상현, 안홍준, 박주선(배우자 1), 현영희(배우자1), 강석훈(배우자2), 박덕흠(배우자2) 의원 등 9명은 2개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역 최다선(7선)이자 국회의원 최고 재산가인 정몽준 의원은 전통의 명문 골프장인 남서울과 서울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권 총 56억원

국회의원 35명이 신고한 52개의 회원권 가격은 모두 56억7,388만원이다. 이 가운데 골프회원권 재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가평베네스트와 에버리스골프장 2개 회원권을 보유한 박덕흠 의원. 7억2,500만원의 가평베네스트골프장은 국회의원 보유 회원권 중에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에버리스 1억2,000만원을 더하면 2개의 회원권 재산이 8억4,500만원이다. 7개 회원권을 보유한 고희선 의원은 가격이 중저가여서 총 금액은 박덕흠 의원의 절반 수준인 4억550만원이다.

11억9,000만원 시세 하락

골프업계 불황과 함께 국회의원들 역시 골프회원권 투자에서는 전반적으로 손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시세가 떨어졌다고 신고한 의원은 17명의 28개 회원권이며 평가손실 금액은 총 11억9,164만원이다.

가장 많은 평가손실을 본 의원은 김회선 의원이다. 3개 회원권을 보유한 김 의원은 총 2억3,460만원의 손실을 봤다. 특히 5억400만원이었던 화산골프장의 경우 2억900만원이나 빠졌다. 반면, 시세가 올랐다고 신고한 의원은 6명. 평가이익도 총 1억원으로 미미한 편이다. 한편 복수의 회원권을 보유한 안홍준, 정의화, 현영희 의원은 시세 증감을 모두 경험했다.

의원은 줄고, 배우자는 늘고

예전에 비해 국회의원의 골프회원권 보유가 줄어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국회의원의 세대교체와 회원권 투자가치 하락이다. 국회의원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골프회원권 보유 감소로 연결된다. 골프와 연관성이 적은 정치개혁을 앞세운 시민단체 등 젊은 층의 원내 진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본인의 회원권 보유는 줄어드는 반면 배우자의 회원권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14대의 경우 회원권 보유의원 109명 중에 배우자 보유 수는 8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는 전체 보유자 35명 중 배우자가 17명(의원보유 중복 4명 포함)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골프대중화 및 경기침체에 따른 회원권 투자가치 하락도 국회의원의 회원권 보유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의원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D골프장 회원권을 지난해 매각했다.

콘도, 정치색 덜 타

콘도회원권을 신고한 의원은 40명으로 골프보다 5명이 많다. 골프의 경우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25명,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7명으로 '여대야소'가 뚜렷한 반면 콘도회원권은 새누리당 20명, 민주통합당 17명으로 비슷한 의석수를 보였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