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악화 이상득 풀려나나부축받아야 거동 가능… 이재오 중심 구명 움직임

수감 중인 이상득 전 의원의 건강이 악화 되자 친이계 내부에서는 최근 '이상득 구하기'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연합뉴스
얼마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황제테니스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검찰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이 보란 듯이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는 일이라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앞서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이상득(78)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낸 보석 신청이 지난 4월 10일 기각됐다.

이 때문에 처량한 신세가 된 친형 이 전 의원과 비교 되는 생활을 누리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을 구명여론이 일고 있다. 동시에 '이상득 구하기' 작업이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법원이 이 전 의원에 대한 보석을 기각하자 구명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전 의원이 8.15 특사로 풀려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최근 이 전 의원의 건강상태가 실제로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게 그 이유다. 측근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지병이 악화됐다기보다 감옥생활로 인해 체력이 쇠약해졌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을 직접 본 목격자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하다고 한다.

위험한 이상득 불안한 친이계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는 이 전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이상득 피고인의 경우 주요 신청 사유였던 건강상 문제 역시 불구속 재판으로 진행해야 할 정도로 악화됐다고 볼 만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급성폐렴과 녹내장 등 건강상 문제를 들어 지난달 보석을 신청했다. 이 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5,000여만 원, 정 의원은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4,000만 원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의원에 대해 "이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악몽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의 건강상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새 정부가 쏟아내는 다양한 이슈들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이 전 의원의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다 입에 담지 못할 일이 터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교정시설에서 이 전 의원을 직접 본 인사의 말을 들어 보았다.

이 인사는 "얼마 전 지인을 면회 갔다가 이 전 의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양쪽에 부축을 받아야 경우 거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 인사는 "몸도 많이 상한 것 같았다. 80세를 앞둔 노인이기 때문에 수감생활이 힘들 것이다"라며 "얼굴도 많이 수척해보였다. 그 상태라면 보석이 받아들여 질 법도 한데 국민여론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정당국은 이 전 의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로 건강 체크를 해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있지만 변수를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의 건강이 지금보다 악화되면 향후 병원치료를 한다고 해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오를 중심으로 한 친이계 인사들이 은밀히 이 전 의원을 8.15특사로 빼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특사로 나오게 되면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비난과 더불어 야권의 공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특사 직후 병보석을 허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득 연루 MB정권 비리가 문제

그러나 MB정권의 여러 비리의혹과 관련해 이 전 의원이 연루된 정황이 적지 않아 어떤 식으로든 감옥 안에서 형기를 다 마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여론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 전 의원의 측근이 미국에서 수천억원대의 돈 세탁을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돼 이 전 의원을 향한 눈길은 여전히 사납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LA 일대를 중심으로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등이 천문학적 규모의 환치기를 통해 돈세탁을 시도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사정기관이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사안이 MB 정권의 해외비자금 은닉 의혹으로 번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소식통은 "미국 현지에서 '이 전 의원의 측근이 환치기 전문가들을 수소문하고 다니며 8,000억원을 세탁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핑퐁식 환치기를 통해 세탁작업을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자들은 이 자금이 이 전 의원과 관련있다고 판단해 모두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BBK와 관련있는 자금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수감 중인 김경준씨가 지난 2007년 9월 미국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주장했던 액수와 비슷한데다 측근이 해당 사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씨는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한국송환을 결심한 뒤 LKE뱅크 투자금 반환 및 손해배상소송 재판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사기, 뇌물, 돈세탁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모아 형제, 처남, 그리고 여러 법인을 통해 은닉했다"며 "그 재산은 미화 6억달러(한화 7,000억원 상당)에 달한다"는 충격적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추적 보도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은닉된 검은 돈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어 이 자금의 실체도 드러날지 주목된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BBK 의혹의 핵심인 BBK 파트너스 캐피탈(한국 법인)의 모법인이 BBK 버진아일랜드(BVI)였다"고 말해 이 자금을 둘러싼 소문에 의혹을 더하고 있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