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대희 전 대법관 용산에 사무실 개소서초동과 여의도 중간 지점 대기업 자문 중심 활동정치권 촉각 곤두세워

안대희 전 대법관이 최근 용산에 사무실을 개소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서울시장을 놓고 여러 인사들의 출마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안대희 전 대법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 전 대법관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나왔으나 본인은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다 최근 안 전 대법관은 용산에 사무실을 개소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전초기지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과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차떼기비리 수사로 인해 '국민검사'로 호평을 받고 있어 향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유력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대선에 박근혜 당시 후보를 도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논공행상에서 벗어나 관직을 얻지 않고 자발적 백의종군을 실천해 정치권 등에서 호감을 사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후보의 첫발

안 전 대법관은 최근 용산에 사무실을 개소했으나 형사사건보다 민사사건과 대기업관련 자문 중심의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용산에 사무실을 개소한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주변 소식통들에 따르면 용산이 서초동보다 덜 복잡하고 거리상으로 법원과 그리 멀지 않아 활동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용산이 서초동과 여의도의 중간 지점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여의도와 서초동을 오가기 편한 용산에 거점을 마련한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안 전 대법관이 향후 정치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한 장소설정이라는 것이다.

안 전 대법관은 박민식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고, 윤상현 수석부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정치권과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번 안 전 대법관의 행보를 두고 "야망을 위한 첫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대법관이 차기 대권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보궐선거 또는 서울시장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용산지역 진영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있어 그 자리(재보궐)를 염두에 두고 용산에 사무실을 개소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용산은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할 정도로 여권세가 강한 지역이다. 따라서 안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후보군 놓고 여의도 시끌

이와 함께 1년이 채 남지 않은 내년 6ㆍ4 지방선거를 놓고 여의도 정가에선 벌써부터 후보군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출범 1년 4개월 만에 치러지는 전국 선거인 까닭에 그 판세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서 드러나고 있는 관측들은 여러 변수가 많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볼 때 후보군이 한정돼 있어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지방선거에서 대표적인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꼽히는 것은 '안철수 신당'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의원의 신당은 수도권에서 세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방선거의 주요 승부처가 수도권 광역단체장이라는 점에서 안철수 신당은 지방선거의 핫이슈가 될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대선 가도를 향한 교두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여야 잠룡들의 도전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시장을 이길 만한 대항마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박 시장이 재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친박(친박근혜)계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명박정부 총리를 지낸 김황식 전 총리 등이 우선 거론된다.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원희룡ㆍ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후보군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거명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내에서는 고민이 적지 않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이 박 시장에 비해 존재감이 약해서다.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혀 새로운 인물의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 민주 안철수 3국지

민주당은 박 시장 외 박영선ㆍ전병헌ㆍ추미애 의원 등이 잠재적 후보군이지만 민주당도 안철수신당의 움직임에 따라 전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지, 아니면 민주당과 연대해 후보를 내지 않을지에 따라 판세가 많이 달라진다. 만약 독자 후보를 내 '3자 구도'가 된다면 새누리당이 유리 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 본인이 출마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로선 야권 분열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안 의원이 서울에서는 민주당과의 연대 행보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우선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현 지사가 3선에 도전할지 아니면 불출마 선언을 하고 대선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다. 여당에선 김 지사 외에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남경필 ㆍ원유철ㆍ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2010년 경기지사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패한 김진표 의원이 주로 거론된다. 원혜영ㆍ이석현ㆍ이종걸 의원과 정장선 전 의원 등도 후보군이지만 경기지사 선거 역시 안철수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3파전이 예상된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소속 송영길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거의 확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에선 이학재ㆍ윤상현ㆍ홍일표 ㆍ박상은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도 거론된다. 인천에서 내년 9월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것이 선거에 일부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이다.

이 밖에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주요지역 자치단체장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차기 서울시장의 경우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재출마할 경우 지지율이 49.3%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42.2%)보다 많았다.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의 경우 박원순 시장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우 박 시장이 47.7%, 김 전 총리가 36.8%로 박 시장이 앞섰다.

직전 서울시장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34.5%의 지지율로 박 시장(53.0%)에 못미쳤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26.0%로 박 시장(56.3%)에 크게 뒤지는 등 박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지사의 경우 홍준표 현 지사가 나설 경우 지지할 것이란 답이 35.4%에 그쳐, 지지하지 않을 것(53.6%)이란 답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홍 지사는 야당후보와 가상대결에서는 앞섰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대결할 경우 홍 지사가 44.4%, 권 전 대표가 34.0%였다. 홍 지사와 김경수 민주당 경남김해을 지역위원장과 대결에서도 홍 지사가 43.3%, 김 위원장이 32.0%였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