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하는 회장님정몽구 회장, 해비치 지원범현대家 '아산나눔재단'이건희 회장도 8천억 내놔이종환 회장 검소한 생활 재단 규모 1조원 목표

관정교육재단을 설립한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지난해 경남 의령군 용덕면 자신의 생가 복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3년 안에 국내 장학재단 가운데 최초로 ‘기금 1조원 시대’를 연다고 밝히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워렌 버핏, 빌 게이츠, 마이클 블룸버그, 마크 저커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이라는 것이다. 단지 돈이 많아서만이 아니다. '부의 상속'을 자녀들이 아닌 사회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을 높이 평가 받은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 기업의 기부문화는 많이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사재가 아닌 기업차원의 '보여주기식' 기부가 대부분인 까닭이다. 특히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차원의 기부마저도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재계가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이들이 있다. 사회를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아낌없이 내어놓은 총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과연 어느 그룹의 어느 회장이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있을까.

정몽구 회장, 8,500억원 1위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건 이다. 해비치재단에 모두 8,500억원을 출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 밀렸다. 하지만 지난 2일 사재 2,000억원 추가 출연을 결정하며 1위로 올라섰다.

은 해비치재단을 통해 국내 최다인 8,500억원을 출연했다. 사진은 이희범(왼쪽)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 이사장이 2011년 장학 증서를 수여하고 있는 모습. 주간한국 자료사진
정 회장의 기부는 꾸준했다. 2007년 600억원, 2008년 300억원, 2009년 900억원 등 총 세차례에 걸쳐 글로비스 주식 1,500억원 상당을 해비치재단에 기탁했다. 특히 2011년엔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출연해 개인으로선 최대 규모 기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비치재단은 '저소득층 인재지원'을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세부적인 실행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우수인재 육성 전문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체육·분야 저소득층 우수인재 양성 ▲국가 유공자 자녀 교육 지원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 발굴 등이다.

정 회장의 동생이자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라당 의원도 기부에 적극적이다. 그는 2011년 개인자산과 주식, 배당 등 2,000억원의 자산을 내놨다. 여기에 범현대가가 동참해 모두 5,000억원 규모의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이뤄졌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사재를 출연해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재단은 이런 나눔의 유지를 이어받아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도 재계 1위 그룹의 총수답게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총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4.12%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을 '삼성이건희장학재단'에 헌납했으며 교육부에 별도로 삼성에버랜드 주식 10만6,149주(4.25%)를 기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재단은 2006년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에서 '삼성꿈장학재단'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민간위탁 장학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단은 어려운 형편의 초·중·고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기부에 열심이다. 1999년 사재 50억원을 출연해 CJ나눔재단과 CJ문화재단을 설립한 후 10년째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9년부터는 매월 급여의 10%를 공부방 학생들에게 지원해왔다.

이종환 회장, 자산 95% 출연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도 '기부왕'으로 유명하다. 이 명예회장은 2000년 자신의 호를 따 장학재단인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이 명예회장은 재단에 자신의 재산 95%에 달하는 8,000억원을 출연했다.

한국이 잘사는 길은 '인재 육성'이라는 소신에 따른 것이다. 이 명예회장은 기부를 위해 해외출장이나 여행 때도 이코노미석을 고집했고, 1만원이 넘는 식사를 하지 않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재단 운영에 주력하고 있는 이 명예회장은 허리띠를 한층 졸라 맬 계획이다. 재단의 자산 규모를 2015년까지 1조원으로 늘린다는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매년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허 회장은 2006년부터 남촌재단에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GS건설 주식을 출연하고 있다. 허 회장이 남촌재단에 기부한 GS건설 주식은 총 33만2,000주(0.7%)로 약 340억원 규모다.

남촌재단은 허 회장의 개인 재산 기부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외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와우이식 수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지원사업과 함께 무료로 병원에 의료기기를 지원하는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재단은 허 회장의 선친인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아호에서 따왔다. 허 명예회장이 근검절약을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취지다. 허 회장은 재단을 500억원 이상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최평규‧최신원, 기부에 적극적

정몽준 의원
최평규 S&T그룹 회장도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최 회장은 'S&T그룹 장학재단'에 사재 100억원을 출연했다. 여기에 S&T중공업과 S&T모티브가 각각 100억씩을 출연해 모두 300억 규모로 출범했다. 경기불황으로 교육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반복되는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서다.

재단은 현금 출자분의 이자수익금과 주식 출자분의 배당수익금 등을 활용해 교육소외계층의 우수청소년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방침이다. 또 S&T그룹의 창업정신인 '기술보국'과 '미래지향'의 기업정신을 이어받을 이공계 인재육성과 교육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도 기부영웅으로도 주목받는다. 2003년부터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를 해왔다. 그 끝에 세계공동모금회가 발족한 세계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됐다.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로부터 기부정신을 물려받아 다각적인 기부활동에 힘쓰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이모임의 회원이 되기 위해선 개인의 경우 1억원 이상, 법인은 연간 30억원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또 2011년부터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해 지역사회 모금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대표, 류시문 한맥기업 회장, 정석태 진성토건 회장, 우재혁 경북타일 대표,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박조신 아름방송 회장, 박순용 인천폐차사업소 회장 등도 기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기업가들이다.

최신원 SKC 회장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