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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비리 어디까지… MB 영포라인·여권 실세 다수 연루

김모씨 핵심 역할 한 듯… 검찰 수사 전방위 확대
  • 원전 관련 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받는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7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한수원 비리 수사를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한수원 비리 수사와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한수원 비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국가에 재앙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원전의 안전과 직결돼 있어서다. 그런 측면에서 청와대가 한수원 비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 주변에서 "청와대가 한수원 비리 척결에 나선 또 다른 배경이 있다"는 말이 들린다. 사정기관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수원 비리에 이명박(MB)정부 당시 실세였던 영포라인(경북 영일ㆍ포항 출신) 인맥이 다수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한수원 비리 수사 과정에서 꼬리가 잡힌 영포라인 색출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비리 어디까지 가나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2008년 11월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한수원 직원 A씨의 인사청탁을 하며 2,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원전 설비업체인 H사 송모(52) 전 대표를 구속기소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송씨는 A씨로부터 이 돈을 건네받아 평소 친분이 있는 김 전 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장이 실제 A씨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송씨는 2007년부터 1년여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2곳에서 47억 원 가량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원전 수처리 전문업체인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으로부터 납품계약 체결 등에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한수원 비리에는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 납품 업체까지 연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데 이어 한수원의 말단 직원부터 전 사장까지 비리 사슬에 얽혀 있었다. 특히 영포라인 브로커와 정당인도 수사 그물에 걸려든 것은 한수원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수원 비리는 수백 건의 시험성적서 위조가 드러난 것 뿐만 아니라 불량 제품 납품과 200억 원대에 가까운 부품 국산화 사기도 있다. 6억 원대의 돈다발이 발견되는 등 금품로비와 청탁이 있었고, 전 정권의 신성장동력 육성 지원펀드를 둘러싼 의혹도 있었다.

내부 비리를 캐기 위해 시작된 한수원 비리 수사는 이제 전 정권의 비리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 수사는 신성장동력 육성 펀드를 둘러싼 전 정권의 원전비리 의혹수사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전 정권 실세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가 영포라인을 겨냥하게 된 계기는 지난 6월 20일 한수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 송모(48) 부장의 자택 등에서 6억 원의 돈뭉치가 발견된 것이다.

비리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정치권 연루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MB정부의 실세를 비롯해 새누리당의 핵심도 한수원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단행한 인사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실세들 중 한수원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더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MB정부 당시 친박계 인사들 중 영포라인과 비교적 가까웠던 이들이 한수원 비리 끝자락에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한수원 비리 위기의 남자들

실제로 검찰은 한수원 비리 수사와 관련해 지난 정권뿐 아니라 현정권 인사들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머지않아 청와대가 추가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며 이는 한수원 연루 정황이 드러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검찰 동향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검찰은 박영준 전 차관과 밀접하게 연결된 김모씨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가 현 한수원 고위 간부와 검은커넥션을 통해 한수원 비리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김 전 사장이 한수원 사장을 3년 연임하도록 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김 전 사장을 이용해 여러 정치권 인사들에 정치 비자금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 한수원 비리를 꿰고 있는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의 한수원 비리 카르텔을 구성한 인물이 김씨이며 김씨는 자신이 자금을 제공한 현정권 인사들을 압박해 검찰수사가 자신을 피해가도록 종용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검찰이 한수원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는 정치권 인사는 영포라인 인사들과 더불어 현 정권의 핵심인 P씨, C씨, H씨, Y씨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내용과 관련해 비리에 깊숙이 연관돼 있는 오희택씨가 핵심 키맨이라는 말이 검찰과 청와대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원전브로커 오씨는 한수원 비리 핵심으로 지목되면서 지난 3일 구속됐다.

이와 함께 김 전 사장에 뇌물은 준 한국정수공업은 정치권 개입설의 결정적인 연결고리다. 이 대표가 영포라인 원전브로커 오씨와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이윤영(51)씨에게 13억 원을 건넨 것을 비롯해 이들은 검찰 진술에서 비리 연루 핵심인사로 박 전 차관 등을 거론했다.

불량 제어케이블에서 시작된 원전비리가 박영준 전 차관까지 거론되면서 전 정권의 실세가 개입된 게이트로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납품비리·로비 게이트 그리고 시험성적서 위조라는 3개축으로 이뤄진 원전비리는 도착지가 어디인지는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원전 비리 뿌리 뽑는다"
로비스트 징역 3년 6월에 추징금 11억 7,200만원 '철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전무 등을 잘 안다며 원자력발전소 납품업체 임직원에게서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원전 로비스트에게 징역 3년 6월에 거액의 추징금이 선고됐다.

울산지법은 지난 8일 윤모(57)씨에 대해 징역 3년 6월, 추징금 11억7,200만원을 선고했다.

윤씨에게는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변호사법위반, 뇌물공여,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가 적용했다.

윤씨는 2010년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유예기간인 2011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한수원 납품업체 대표에게 "내가 한수원 사장·전무·처장·본부장 등 고위간부를 많이 알고 있어 청탁하면 한수원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며 영향력을 과시하며 접근했다.

이어 이 업체 대표에게 고리원전에 보온·보냉재 설치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면서 청탁을 위한 교제비 명목으로 지난해 3월까지 82차례 6억9천7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윤씨는 또 2011년 11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한수원 뇌물비리 사건을 수사할 당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한수원 간부 2명에게서 5,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도 기소됐다.

2011년 5월에는 건설업체 관계자에게서 4,000만원을 빌리고 대출알선 경비명목으로 4억2,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8월 한전 자회사 납품업체 대표에게서는 3억8,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2010년에는 한수원 납품업체 간부에게 1억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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