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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잃은 대기업 감사, 제대로 일할 수 있나

전체 70% 해당 기업과 관계 깊어
대기업 감사 독립성↓ 전직임원 재취업 이용
삼성, SK, 포스코가 심해… 효성, 대성, 현대산업개발
총수일가가 감사 맡기도
  • 대기업 감사 대부분이 독립성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전문성과 함께 독립성을 갖춰야 하는 대기업의 감사들이 자기가 속한 기업집단과의 이해관계가 깊은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선임한 감사의 겸직 실태와 해당 기업집단과의 이해관계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업집단에서 임직원으로 재직했거나 현재 재직 중인 경우는 전체의 64.96%에 달했다.

또한 직접 계열사에 근무하지 않는 인원 중에서도 합작법인이나 30% 이상 높은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 출신 등 회사와의 이해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가 상당수 발견, 전체 중 70% 가까운(69.75%) 감사들이 독립성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에 비해 훨씬 느슨한 감사의 법적 자격요건이 낳은 결과다.

대기업 감사 독립성 ↓

감사는 법인의 재산상황과 이사의 업무집행 상황을 감시하는 자로서 재산상황 또는 업무집행에 관하여 부정이 있을 때 총회나 주무관청에 보고하는 것을 직무로 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이사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그 소송에 관하여 회사를 대표하는 역할도 한다.

이를 위해 감사는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함께 독립성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 현실에서 감사가 계열사 전직 임원의 퇴직 후 재취업용으로 활용되거나 다른 계열사에 재직했던 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해당 회사에 오래 재직했던 임직원을 감사로 선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2013년 4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 기업집단 중 모든 계열사에 감사위원회만 설치한 3개 집단을 제외한 59개 집단의 1,367개 계열사에서는 총 919명이었다. 이 919명이 선임된 감사 수는 1,457건으로 1인당 평균 1.59개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919명의 감사 중 동일 기업집단에서 감사나 임직원으로 재직했거나 현재 재직 중인 경우는 597명으로 전체의 64.96%에 달한다. 상장회사 사외이사의 경우 2개 이상의 회사의 임원을 겸직할 수 없다. 감사의 경우 이 같은 규제에서는 자유로운 편이지만 독립성 훼손에 대한 지적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많이 겸직한 곳은 CJ

감사 및 기타 직책을 포함한 겸직 수가 가장 많은 그룹은 CJ로 43명이 총 121개의 감사 및 기타 임직원을 겸직하고 있어 개인당 평균 2.81개의 직책을 겸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GS, 삼성, 대성, SK, 롯데 등이 감사 및 기타 임직원 겸직이 100건이 넘으며 CJ의 뒤를 이었다.

반면, 1인당 평균 겸직 수가 많은 기업집단을 살펴보면 태광이 가장 앞자리에 위치해 있다. 태광의 1인당 평균 겸직 수는 6.38건에 이른다. 다시 말해 8명의 감사가 총 51개의 계열사 임직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이다. 부영 역시 8명의 감사가 41개 직책을 겸직, 평균 5.1건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겸직 수가 많은 태광, 부영, 대성의 감사들은 주로 지역케이블방송, 건설업, 지역난방사업 등 유사한 업종의 비상장회사 감사나 재무팀 임직원을 주로 겸직하고 있다.

감사 직책을 겸직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그룹은 대성으로 30명의 감사가 79건을 겸직하고 있어 1인당 평균 2.63개 감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 GS, 삼성 등이 그 뒤를 이었지만 이들 기업집단의 1인당 평균 감사 겸직 수는 2명을 넘지는 않았다. 반면, 1인당 평균 감사 겸직 수를 기준으로 보면 태광과 영풍은 1명의 감사가 각각 4건과 3건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이해관계 깊은 감사는 삼성이 최다

전직 또는 현직으로 해당 기업집단의 임직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더욱 이해관계가 깊은 감사가 가장 많은 기업집단은 삼성으로 56명의 감사 중 계열사 임직원 출신이 37명, 그룹 감사 전체의 66.07%에 이른다. 주로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 핵심계열사의 임직원이 비상장 자회사의 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들은 평균 2개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SK는 감사의 42명의 73.81%, 총 31명이 그룹 출신이었다. 지배주주가 없는 포스코 역시 70%가 넘는 감사가 계열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임직원 출신 감사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분석대상 59개 기업집단 중 무려 50개 기업집단이 전체 감사의 50% 이상을 계열사 출신 인물로 선임하고 있었다. 특히 두산, 교보, 하이트진로 등 6개의 기업집단은 전체 감사 100%를 계열사 출신 인물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은 대부분 지주회사인 (주)두산의 현직 임직원이 비상장 계열사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그 밖에 동양, 농협, 부영, 영풍 등이 전체 감사의 80% 이상을 계열사 출신 임직원으로 선임하고 있었다.

계열사 임직원 출신은 기업집단과 무관한 감사보다 많은 계열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즉 기업집단 임직원 출신 감사의 39.4%, 235명이 2개 이상의 계열사 감사를 겸직하고 있는 반면, 해당 기업집단 출신이 아닌 감사는 단 8명만이 겸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 이상 감사를 겸직하는 감사 21명 중 해당기업집단 출신은 21명이나 됐으며, 이 중 10개 이상 회사 감사를 겸직하는 경우도 6명 있었다.

총수일가도 감사로 재직

지배주주나 가족이 직접 감사로 재직 중인 경우도 7개 기업집단 11개사의 10명이나 됐다. 사실상 자신의 회사에서 감사역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효성은 3개사에 조석래 회장의 아들 조현준, 조현상 등이 감사로 재직 중이며 대성 이순형 부회장의 부인 차정현은 2개 계열사 감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대성 계열사인 디엔에스피엠씨의 경우 사내이사는 지배주주 자녀들이, 감사는 부인이 맡고 있었다.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은 지배주주 본인이 86.65%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의 감사를 맡고 있었다.

지배주주나 가족이 감사로 재직 중인 회사 중 9개사는 지배주주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의 개인회사였다. 특히, 정몽규 회장처럼 본인이 직접 대부분 보유하며 감사를 맡아 이목을 끌었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노틸러스 효성 지분을 14.13% 보유하고 있고 김영대 대성 회장 부인인 차정현은 감사를 맡고 있는 대성초저온이엔지 지분 22%, 디엔에스피엠씨 지분 1.18%를 보유 중이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부인인 김영자씨는 승산 지분 4.6%를 보유한 주주이자 감사이며, 해덕기업 감사이자 이순영 세아제강 부회장 부인인 김혜영도 해덕기업 주식 0.4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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