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재단 설립 승인… 10년간 1조5,000억 투입

삼성그룹이 국내 소재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지원을 전담할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삼성전자 산하에 설립한다.

지난 13일 삼성그룹은 미래 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설립을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은 기초과학 분야는 공익재단인 미래기술육성재단이 맡고 소재기술과 ICT 융합형 창의과제는 재단이 아닌 삼성전자에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하는 이원화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재단에 10년간 5,000억원을 출연하고 미래기술육성센터는 소재기술과 ICT 융합형 창의과제 분야에 각각 5,000억원, 총 1조원 규모의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당초 삼성은 지난 5월24일 미래부에 재단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특허 사용 및 소송 문제를 둘러싼 삼성과 미래부의 의견 차로 여태껏 미래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삼성은 재단의 지원을 받은 개발자가 출원한 특허를 경쟁기업이나 특허괴물 등에 이전해 삼성 측에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삼성은 또 재단의 지원을 받아 창출된 연구결과물을 삼성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무상통상실시권'도 요구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재단은 공익성을 최대한 담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삼성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양측은 공익적 성격의 재단과 민간 성격의 기금을 분리하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즉, 기초과학 분야의 미래기술육성재단에는 무상통상실시권이나 소송 제한 조항 등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삼성전자가 소재ㆍICT기술을 대상으로 운영할 미래기술육성기금에는 이 같은 권리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은 앞으로 미래기술육성재단과 미래기술육성기금 모두 대학 교원, 국공립 연구소와 기업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응모 과제를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의 미래기술 육성프로그램은 8월 사업 공고, 10월 과제 선정, 11월 과제 협약 체결의 일정으로 추진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