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점포 시내 중심·강남에 밀집…강남.서초 가장 많아… 중구.종로에도 몰려우리은행 점포 469개 서울 비중 47% 달해

은행들이 돈을 벌지 못하는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지역의 점포당 구민 수는 중구가 713명으로 가장 적은 것은 것으로 나타났다. 접근성이 가장 좋다는 뜻인데 꼴찌인 중랑구는 구민 1만1,122명당 은행 지점이 1개꼴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점포 폐쇄가 특정지역 위주로 이뤄지면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내ㆍ강남 순위 높아

최근 지방은행을 제외하고 전국망을 두고 있는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외환ㆍ농협ㆍ한국씨티ㆍSCㆍ수협ㆍ산업 등 11개 은행의 서울 25개 구별 지점 수를 조사한 결과 지역별 점포망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13만9,699명인 서울 중구는 은행 점포가 196개로 점포 1개당 주민 수가 713명으로 가장 적었다. 2위는 종로구(16만9,294명)로 1,254명당 지점이 1개씩 있었다. 중구와 종로는 주요 기업들의 본점이 있는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점포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 입장에서는 은행을 이용하기가 제일 좋은 곳이다.

강남과 서초는 각각 지점당 주민 수가 1,482명, 1,877명으로 3ㆍ4위였다. 두 곳은 지점의 절대수로는 383개와 236개로 서울에서 1ㆍ2위지만 주민 수가 약 56만명, 44만명으로 많아 접근성에서 다소 뒤처졌다. 용산(2,645명)과 영등포(2,872명), 마포(3,781명) 등도 구민 입장에서 은행 점포 수가 많았고 중소기업이 많은 금천(3,877명)도 평균인 5,491명보다 적었다.

반면 외곽지역은 지점 수는 적고 점포당 주민 수는 많았다. 중랑구는 점포 1개당 주민 수가 1만1,122명으로 중구보다 15배나 많았다. 중랑구 구민 수는 약 42만명으로 서초구와 비슷하지만 지점 수는 중랑이 38개로 서초구의 6분의1에도 못 미친다.

이외에 도봉(9,549명)ㆍ은평(9,422명)ㆍ강북(9,312명)ㆍ관악(8,986명)ㆍ노원(8,184명) 등 상대적으로 시 외곽에 있는 구들은 은행 접근성이 낮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구별로는 주민 수가 많음에도 은행 지점이 적어 접근성에 큰 차이가 나고 있다"며 "앞으로의 지점 재배치 등에는 이 같은 요소가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구로ㆍ금천, 신한 부촌서 우위

서울에서 지점이 가장 많은 은행은 어딜까. 서울에 가장 많은 점포를 갖고 있는 은행은 서울시금고를 맡고 있기도 한 우리은행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서울 점포가 469개로 가장 많고 25개 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지역이 무려 15개에 달했다. 우리은행의 전체 점포(989개) 중 서울 비중이 무려 47%에 이른다.

은행별로 보면 기업은행이 금천ㆍ구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금천에서는 우리은행과 함께 13개로 1위였고 구로에서는 14개인 우리은행에 이어 2위였다. 반면 신한과 하나는 금천 점포 수가 각각 7개, 6개로 우리나 기업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도 크게 보면 정부 은행이라고 볼 때 금융 취약지역에 대한 서비스는 기업과 우리가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 서초와 양천에 각각 42개와 16개의 지점을 갖고 있어 해당 구에서 점포가 가장 많은 은행이었다. 부촌에 지점망을 촘촘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또 서울에서는 SC가 외환은행보다 지점 수가 많았다. 서울 지역 점포 수는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440개)ㆍ신한(396개)ㆍ하나(321개)ㆍ기업(223개)ㆍ농협(206개) 순인데 7위가 SC인 것이다. SC의 서울 내 점포는 175개로 외환(154개)보다 20개 이상 앞선다. SC는 서초와 강남ㆍ송파에 망이 집중돼 있는 한국씨티와 달리 비교적 고른 지점 분포를 갖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대주주인 농협은행은 시중은행의 지점 배치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강남ㆍ서초ㆍ송파를 중심으로 종로와 중구에 지점이 많다. 농민이 주인인 데 따른 특성이나 취약지역 배려는 없다는 얘기다.

강만수 회장 시절 공격적으로 영업망을 늘리다 최근 중단한 산은은 서울 내 지점이 30개로 서울 점포망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