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점유율 5년만에 35.5%서 14.9%로

국내 시장에서 일본 차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35.5%에 달하던 일본 차는 올해 8월 현재 14.9%로 무려 20%포인트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7.0%, 2010년 26.4%, 2011년 18.0% 등으로 꾸준히 하락한 결과다.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일본 차의 모습은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한 상위 10위권 목록을 들여다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에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일본 차량은 도요타 캠리 한 대뿐이었다. 2010년과 2011년 3대, 2012년 2대 등으로 이 역시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올해 8월 한 달간 팔린 수입차 '톱(Top) 10'목록에는 한 대도 없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5~6대씩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뿐 아니라 판매 대수 1·2위를 렉서스와 혼다 등의 모델이 독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추락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8월 기준 브랜드별 판매량 역시 포드(54.0%)·BMW(45.9%)·폴크스바겐(36.3%)·메르세데스-벤츠(17.3%)·아우디(46.0%) 등은 상당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일본의 대표 브랜드인 도요타는 오히려 33.1%나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산차와 일본차의 유사성, 디젤 열풍에 대한 소극적 대응과 신차 출시 부진 등의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차의 발전 모습 자체가 일본차를 벤치마킹하는 과정이었다"며 "수입차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이전에 국산차를 몰던 고객이 기존 차량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 비중이 가솔린 모델을 앞지를 정도로 디젤 열풍이 불고 있는데 도요타와 혼다는 디젤 모델 자체가 없다"며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디젤 열풍에서 일본 차가 소외된 것이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자동차 시장의 만고불변의 진리는 신차를 출시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일본 브랜드의 신차 출시가 특히 부진했던 것도 이례적으로 점유율이 급감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